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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사전 리뷰 보고 쓴 감상

작성자
Lv.35 카르니보레
작성
14.08.30 18:42
조회
3,417

제목 : 왕도사전

작가 : 검미성

출판사 : 파피루스

 

 우선 이 글은 어느 블로그의 글을 보고 덧글로서 적었던 글입니다. 다만 그 글의 분량이 생각보다 많아져서 그냥 덧글로 버리기는 아깝다 생각해 옮겼습니다. 책 자체는 현재까지 나온 3권 분량까지 모두 읽은 다음에 쓰는 것입니다.

 

 정말 개인적인 감상이고 전체적으로 블로그 리뷰글의 감상에 반박하는 것을 기반으로 쓴 것이라 일부 이해가 가지 않으실 수도 있다고 봅니다만, 3권까지 다 읽으신 분들은 아마 어느 정도 이해하실 수는 있다고 봅니다.

 

 네타를 원하지 않으시는 분들이라면 미리 읽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을 것이고, 또한 이 글은 저의 개인적인 감상이기에 객관적이진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 점을 감안하고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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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저는 사회적 약자라는 입장으로서 많은 억울한 일은 당한 사람이라면, 갑자기 큰 힘을 얻었을 때 반드시 그 원한을 풀 것이라는 논지의 이야기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럴 확률이 높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 논지는 뭔가 기분나쁜 일을 당하면 반드시 갚아주어야 한다는 논리에서 온 것이라고 보며, 힘든 상황에서도 올곧게 살아온 사람들까지 편견으로 바라보게 하는 사고방식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설령 그런 논지를 잠정적으로 인정한다 할지라도 약장수였던 시절의 왕삼은 그렇게 사회적으로 약자였던 시절은 아니었습니다. 무슨 사탕수수 수확하던 흑인 노예 같은 것도 아니고.

 

 그가 무슨 대부호나 왕 같은 인물이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굳이 말하면 평범한 축에 속했었죠. 물론 왕삼의 어린시절까지 보면 거지들에게 당한 기억이 있고, 실제로 그것 때문에 거지들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기는 합니다만.

 

 약장수 같은 것에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그렇게 사기적인 것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일단 가장 먼저 떠올려보자면 야인시대 같은 사극에서 나오는 약장수 같은 것을 떠올려보면 될 듯도 싶습니다. 아주 번듯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서민들 사이에서 엄연히 존재하는 직업들 중 하나였다고 봅니다.

 

 약장수로서 살아온 삶에 왕삼이 사기쳤다며 자책하는 부분에서 약간 논란이 있던 것도 같지만, 그가 했다는 사기는 오늘날로 치면 허위광고라고 보면 될 듯 싶습니다.

 

 그리고 이 허위광고는 진짜 누굴 속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 과장해서 말하는 것일 뿐, 진짜 속으리라 생각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적어도 왕삼은 자기가 말하던 만병통치 같은 걸 그럴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고, 실제로 듣던 사람들도 속지는 않았겠죠.

 

 손님이라 할 수 있는 이들도 주로 왕삼의 금강불괴 육체로 보이는 차력에 대해 관람료 겸 해서 상처에 바르는 연고나 소화제, 정력제 같은 소소한 효과 정도를 바라며 약을 샀던 것일 겁니다.

 

 여기서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좀 더 첨언하자면 그런 소소한 약들만 판다해도 박리다매라던가 해서 그만큼 많이 팔았기 때문에 입의 풀칠 자체에는 문제 없었을 겁니다. 당시 왕삼의 차력솜씨는 충분히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었을 테니까요.

 

 aaddd2님의 우려 정도의 사단이 나려면 꽤나 중병을 치료할 때 관련된 약을 다루는 경우에 사기쳤을 경우일텐데, 왕삼의 성격으로 봐서는 그런 종류는 사기는 치지 않았었겠지요. 애초에 그런 중병관련 환자라면 정상적인 의원을 찾아가는 게 더 타당할테고요.

 

 괜히 트집잡으려는 녀석들의 경우는 본문에도 나왔던 것처럼 직접 때려잡을 수 있었던데다, 무엇보다 왕삼은 넒은 중원을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한 장소에 오래 머물지 않았던 행상인이었기 때문에 약장수로서 한 장소에서 심한 트러블이 발생한 일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 할지라도 왕삼이 약장수라는 직업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저 입에 풀칠하며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했을 뿐이었겠지요.

 

 그리고 재물욕도 그리 강한 게 아닙니다. 왜 사람이 그렇게 야망이 없고, 재물욕이 없느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런 부분만은 타고났다고밖에는 할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실제 타고난 성격 자체가 먹고 살 수만 있다면 권력이나 재물 같은 거 필요없다는 식인 사람은 찾아보면 있거든요.

 

 이 부분에서까지 태클거시면 할 말이 없지만, 단언하건데 그런 사람들은 분명 존재합니다. 같은 환경에서 자라난 사람도 각각 사람마다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자라나는것과 같은 맥락의 이야기입니다.

 

 왕삼에게 있어서 약장수라는 것은 한 때 불우한 어린시절과 가난했던 생활로 인해 먹고살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일로서의 최대한의 타협점 같은 것이었을 겁니다.

 

 더불어 그는 폭력도 싫어하는 겁니다. 그렇기에 아무것도 모르던 약장수 시절에도 더 많이 돈을 벌 수 있었던 어느 장원의 호위 무사 같은 일에도 전혀 손을 벌리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러니 1권 초반에 약장수 시절보다 훨씬 못 벌어먹고 사는 도사생활에서도 진심으로 만족하면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일 겁니다. 왕삼에게는 수많은 부귀영화보단 평온한 삶이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것입니다.   

 

 저도 언급했지만 왕삼이 성인군자 같은 인물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무른 성격의 인물이라는 것도 분명합니다.

 

 왕삼은 자신이 소인배 같은 부분이 있다고 인지하고 그에 대해 떳떳해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타인의 어지간한 일도 그럴 수도 있다며 이해하려고 하는 것일 겁니다.

 

 자신이나 관계 없는 사람에게 피해가 오는 경우가 아니라면 특히 그렇습니다. 왕삼은 자신의 소인배스런 부분조차 자기자신으로 자각하고서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코 자신의 약한 부분이나 추한 부분을 극도로 혐오해 전력으로 부정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그런 것이었다면 왕삼의 대인배들에 대한 인식도 조금 달랐겠지요.

 

 그리고 왕삼이 자신이 다니는 행보에서 다치거나 죽는 사람이 나오는 것에 자책하는 부분이 있지만,실제 제 3의 입장에서 보면 꼭 그의 행동 때문에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귀검의 습격 같은 것은 왕삼의 입장에서 정말 어쩔 수 없던 거고, 제자의 경우에도 왕삼의 하산 권유에도 그가 굳이 따라다니려 해서 피해를 봤던 것이지 왕삼을 탓할 일은 아닙니다.

 

 진무대제 건에 관해서도 처음부터 폭력으로 굴복시켰다고 해서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었습니다.

 

 신의 관점으로 보는 독자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도 있었겠지만, 왕삼 입장에서는 귀검이나 남궁원 건도 있고 해서 함부로 나설 수 없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죠.

 

 3권에서 벌어지는 일도 왕삼이 이끌고 가던 낭인이나 무당파 도사의 죽음도 본질적으론 그의 탓은 아니었죠. 그의 위치상 그들을 이끌고 왜구가 있는 곳까지 가야 했던 것은 어차피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었습니다.

 

 거기서 왕삼이 활약하던 김에 왜구들을 싸그리 전멸시키기 위해 움직였다면, 궁지에 몰린 왜구들의 발악으로 왕삼이 이끌고 왔던 이들이 전멸할 수도 있었습니다.

 

 황의방주가 본편에 나왔던대로 중간에 살해당한 상황에서 왕삼이 계속 남아있었다면 왕삼 본인은 몰라도 다른 사람들은 정말 전멸했을 확률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설령 이겼다 할지라도 그 다음부터는 그곳에 참여했던 다른 무림인사들의 권력다툼에 끼어 이리저리 치였을 확률도 높았지요.

 

 귀곡에서 지체한 것 때문에 예상치 못한 일을 겪었지만 귀곡행이 결정할 당시에 당낙월이나 북해용왕과 만날 거라는 건 예측할 수 없었으니 왕삼의 결정 자체는 타당했었고, 한 번 귀곡행을 한 이상 명분상 시간 때우기로 귀곡에 여러날 머무는 일도 어쩔 수 없던 일이었습니다.

 

 하나하나 당시 시점을 나누어서 생각했을 때 왕삼의 결정이 잘못되었던 것도 아니었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나쁜 결과도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설령 나쁜 결과였다 할지라도 그것으로 왕삼이 잘못된 결정을 했다는 식으로 탓하는 것은 잔혹한 일이라고봅니다.

 

 또한 어찌보면 시원시원한 성격이라 할 수 있는 대선풍 같은 경우면 어떻냐 하면 그 경우에 주변사람이 피해보지 않는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흑선풍 같은 경우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대선풍과 어울려다녔다는 죄로 개방에게 찍혀서 정말 밑바닥까지 몰리기까지 했었습니다.

 

 어찌보면 왕삼의 경우와는 달리 충분히 예측해 배려해줄 수 있었음에도 무분별하게 행동했던 대선풍 같은 행동이 더 큰 잘못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로서는 단지 왕삼이 자신의 결정에서 발생한 결과의 무게를 짊어지고 자책하려는 양상 때문에 뭔가 대단히 잘못한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봅니다.

 

 오히려 왕삼 본인은 그런 식의 무게를 짊어지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타입인데도 그것을 외면하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고 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고 봅니다.

 

 aaddd2님께서는 답답하다고 하셨지만 제 관점에서는 이런 비정해보일 정도의 현실적인 세계관에서의 왕삼의 선하다고도 악하다고도 할 수 없는 무른 점에 매력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그 어중간함이 선악 양쪽의 관점을 모두 고찰하면서 이야기를 끌어가며, 동시에 매우 인간적인 맛을 내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고로 저로서는 왕삼의 본질적인 성격이 완결까지 변하지 않았으면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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