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루트미디어
작가: 박천웅
제목: Mr.에디터
제가 현대물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너무 천편일률적이고 ‘남들은 갖지 못한 혼자 소유한 힘으로 깽판을 부리는’ 종류의 글이 너무 많다는 점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현대물을 별로 안좋아한다기 보다는, 주인공 혼자만 능력이 있고 다른 사람은 전부 평범한 것을 별로 안좋아합니다. 무협의 경우는 무공, 판타지의 경우는 마법을 상당히 많은 수의 사람이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그들끼리 경쟁이 되죠. 현대물도 많은 사람이 초능력(이능)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사실 국내에서는 현대물로 소개되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SF나 라노베 형태로 이미 많이 나왔던 형태로 굳이 ‘현대’라는 말로 분류해야할 이유가 없죠. (무협이나 판타지는 그럼 고대물이라 해야겠죠...)
무협도 주인공 혼자 천무지체, 회귀물이면 주인공 혼자 미래를 알고(반천무쌍이나 리셋라이프는 그렇지 않죠) 하는 경우는 별로라고 봅니다. 아니면 안본다는건 아니고 일종의 마이너스 요소라는거죠.
그래서 미스터 에디터는 어떻게 보면 제가 싫어하는 종류의 글일 수 있는데, 사실 1권을 읽으면서 너무 황당할 정도로 노골적인 지뢰작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반면 의외로 웃겼습니다. 시린의 영주나 잠마검선/전전긍긍마교교주 같은 소설을 읽을 때처럼 좀 부조리극 같은 느낌도 들고...
설정상 주인공이 너무 먼치킨인데 (딱히 제약도 없고, 초반엔 좀 있는 것처럼 쓰다가 결국 무의미해집니다) 그냥 웃으려고 쓴 글이라 생각하고 읽으면 설정이 안맞는 부분 같은 것도 별로 신경이 안쓰이더군요. 만화로 치면 이나중 탁구부나 멋지다 마사루 읽는 느낌으로 보니까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제 취향이 아닌 글도 워낙 다독하다보니 많이 읽게되지만 보고나서 잘 봤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그럭저럭 취향에 맞는 경우라도 별로 없는데, 미스터 에디터는 의외의 곳에서 발견한 보물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 인상깊었고 감상까지 남기게 되었네요. 취향에 맞고 아주 수작인 글이었다면 오히려 그냥 넘어갔을겁니다.
혹시나 현대물을 안좋아하시는 분이라도 개그코드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추천드립니다. 이것저것 안따지고 보면 상당히 웃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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