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숭인문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몰입해서 본 무협이었습니다. 이런명작을 지금껏 몰랐다니..
2. 저는 무협의 설정은 익숙한 것을 재해석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오롯이 창의적으로 자기만의 설정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너무 과하면 무협장르틱하지 않죠. 이상적인 예를 들면 좌백의 소설이 있겠네요, 천마군림에서는 그간 무협에 소개된 모든 ‘마’를 마도18종으로 정리했고, 독행표에서는 그간 무협에 나온 모든 내공심법을 구대극품신공으로 정리했죠. 그 설정은 따지고 보면 전혀 새롭지 않은데, 디테일하게 정리하고 새롭게 재해석해놓은걸 보면 무협장르 자체의 기반을 작가님이 탄탄히 다져주는 느낌이 듭니다. 이것과 완전히 대극에 놓인 설정은 한백무림서 같은 소설이 있네요. 작가가 정말 창의적으로 만들고, 흥미진진하긴 한데, 왠지 취향은 아니더군요..전 익숙한게 더 좋은듯..
항복님의 흑도영웅도 익숙한 것을 재해석 하는 설정이 정말 좋았습니다. ‘내공’이 엄청나게 느껴지더군요...한무식 정사파의 구별, 관과 황실의 불침범의 설정도 나름 개연성있게 풀어가고..흔히 나오는 무협용어인 사황, 몽혼약, 밀종대수인 등등의 재설정도 멋지고..
3. 문체나 느낌은 영웅문삘인데, 내용전개는 한무식 먼치킨으로 가서 역시 취향에 직격이었습니다. 영웅문 느낌이 난다는건, 체면과 명예를 중요시하는 중무식 무협의 낭만(요즘 무협의 기업하는 실업가같은 무림인이 아니라..)이 글에서 느껴져서 그렇다는 생각도 드네요.
4. 혈검 한자루로 거칠 것 없이 쓸어버리는 구양소유의 행보가 정말 멋집니다. 흑도를 내거는 만큼, 손속에 사정이 없고 대다수가 타협하는 규칙이 아니라 자기 원칙을 지켜 힘으로 오롯이 걸어가는 모습이..캬!
5. 내용은 누명을 쓴 억울한 선대의 원한을 사고무친의 주인공이 노력하여 절대적인 무공을 얻은 후 복수하고 무림까지 퍼진 황궁의 권력다툼을 해결하면서 천하제일인이 되고 무림의 공포의 상징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6. 오이라트 같은 줄일부분은 과감히 줄이는 것도 멋졌네요. 엔딩에서도 느슨해지지 않고 주인공의 위치를 잡아줘서, 좋은게 좋은거지 하면서 애매한 영웅만들기도 없는 것도 마음에 들고..
7. 이 좋은걸 왜 이제 봤는가 다시 한번 안타깝네요! 못보신 분들도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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