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2.03.27 23:17
조회
2,048

작가명 : 마이조 오타로

작품명 : 모두 씩씩해

출판사 : 학산문화사 북홀릭

Attached Image

불확정성의 시대를 위한 불확정성의 소설!

모든 것은 과잉과 과소 사이에 존재한다

이 혼돈의 한가운데, 당신은 뭘 선택할 거지?

'21세기'라는 수식마저 거부하는 '초세기' 작가 마이조 오타로가 던지는 여섯 가지 단편의 여섯 가지 질문.

하늘을 날 수만 있다면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을까?

나의 마음속에서 죽어 버린 너는 이미 죽은 것과 마찬가지일까?

완결된 꿈과 완결되지 않은 현실 중 어느 것이 진짜 꿈일까?

이 폭력은 세계로부터 전염된 것일까? 원래부터 내 것일까?

나는 너를 사랑하는 것일까? 사랑하는 척하고 있는 것일까?

만일…… 그때 손을 내밀었다면 나는 너를 구원할 수 있었을까?

------------------------

'연기, 흙, 혹은 먹이'로 시작한 마이조 오타로 독서는 이 '모두 씩씩해'를 끝으로 한국에 정발된 모든 책을 정복하며 종결. 파우스트 등에 실린 단편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전혀 흥미를 가질수가 없군요(...).

같은 파우스트 계열에 속하면서, 마찬가지로 폭력과 자극이 넘쳐나는 사토 유야는 무슨 작품이든 '재밌게' 읽을 수 있긴 했는데, 마이조는 재밌는건 독서 경력에 큰 인상을 남길정도로 재밌고, 재미 없는 놈은 읽고 있기가 짜증난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재미없었습니다.

**

이 책은 6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실 '모두 씩씩해'와 '스쿨 어택 신드롬'이라는 두 문고판 책을 합본으로 출판한 거라고 하네요. 각 단편들은 확고한 주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마이조 식의 혼란스러운 표현법으로 써내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뭐, 저번에 읽었던 좋아 좋아 너무 좋아 정말 사랑해급으로 뭔 소리 하는거야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좀 과하게 자극이 많고, 말을 빙빙 둘러한다 뿐이지 어찌보면 분위기나 글을 전개하는 방식은 말 그대로 현대 문학이라고 봐 줄 수 있는 정도에요.

**

데뷔작 '연기, 흙, 혹은 먹이'에서, 대물림되는 극단적인 폭력과 가히 수라같은 성격의 엄친아 주인공, 연쇄살인귀와 유혈막장패륜 기타등등의 광기 폭발의 이야기 끝에 내놓은 주제가 가족의 회복이라는 너무나도 훈훈한 결말이라는, 그 똘끼넘치는 패기와 그것을 설득시키는 놀라운 글솜씨에 그야말로 가슴이 벅차오르고 호흡이 가빠지며, 한마디로 책에 뻑 갔던 아련한 추억...

뭐 사실 이 표현법은 마이조 오타로의 다른 작품에서도 꾸준히 유지되어오고 있는데...(드릴 홀 인 마이 브레인 같은거 빼고. 이건 저로서는 도무지 테마를 파악할 수가 없어요.)

테마 자체는 매우 안온한 편이에요. 그런데 그걸 둘러싼 장치나 소재, 표현법이 매우 특이하고 일그러져 있다는 것. 이 방향성을 즐기거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맞는 작가가 마이조 오타로가 아닐지.

그런 의미에서 '연기~' 빼고는 저에게는 거의 다 에러.

저 테마를 위해 워낙 쓸모없고 난해한 문장을 많이 뽑아내는터라 순수하게 '자극'만을 즐기기에도 어렵습니다. 사토 유야와는 꽤나 달라요.

**

표제작인 '모두 씩씩해'는 소재라거나 표현하고자 한 테마에 비해 너무 많이 들어갔고, 정작 중요한 부분은 부족한 찝찝함이 컸습니다. 시간대를 흐트려트린 부분은 특히나 혼란만 가중한 부분. 이런 부분은 마이조 오타로 작품 전체적으로 보이는 특성이긴 합니다만.

단순히 마음에 든 단편이라면 스쿨 어택 신드롬. 배경 설정으로 수백명을 희생시키고 작 내에서 수십명을 죽인 다음, 결국 표현하는 테마는 가족의 회복. '연기~'의 단편 버전에 가까웠다는 느낌입니다. 그 정도의 속도감이나 압도감은 없지만.

가장 편하게 읽을 수 있고, 테마의 파악이 쉬운 것은 우리 집의 토토로. 마이조 치고는 드물게 평화롭고 자극이 적은 이야기. 어디 가서 작가 이름 가리고 놔 두면 마이조 거란 걸 모를 것 같은 분위기에요.

소말리아, 서치 어 스위트 하트는, 공감하기도, 파악하기도 어렵긴 하지만 왠지 인상깊은 이야기입니다. 그야 이거, 아무리 봐도 '토미에'의 로멘스 어레인지 by 마이조 오타로같으니까.

그 외의 '데드 포 굿'과 '화살을 멈추는 다섯 마리의 부리 없는 새'의 경우는 뭐 인상은 커녕 읽은 다음에는 기억조차 잘 안날 정도로 알아먹기 힘든 이야기였고.

**

하여간 이걸로 국내 정발 마이조 끝. 일본 내에서도 그다지 '팔리는 작가'는 아닌 편이고, 뭔 일이 없는 한 '앞으로 더 팔릴 가능성이 있는 작가'도 아닌 편이니, 다른 작품이 들어올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연기, 흙, 혹은 먹이의 스타일은 꾸준히 유지하는데, 왜인지 그 스타일을 '연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니 전혀 안끌리는 작가가 되어버렸단 말이에요... 오히려 데뷔작의 거칠고 대중적(그 꼴로도!)인 그 면모가 플러스 요인이었던 것인지.

일본 소설 및 라이트노벨 붐 덕에 한국에 소개될 수 있었던 작가인 만큼, 어느정도 시장이 고정되고 안정, 소강기에 접어든 지금으로서는 이런 '괴작'을 접하기는 힘들어지겠죠. 아, 그 붐의 힘이 끝나기 전에 명성이 자자한 세이료인 류스이의 '코즈믹'은 읽고 싶었는데... 정발해준다던 출판사 어디갔지?


Comment ' 2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2.03.28 18:36
    No. 1

    파우스트 1~3권에서 연재된 것만 읽어서 아직 잘 모르겠네요.
    고민해봐야겠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3.31 18:17
    No. 2

    오츠이치는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고 니시오 이신도 괴물 이야기, 상처 이야기, 가짜 이야기 정도는 좋아하는데 사토 유야는... 플리커 스타일을 보고 멘붕했습니다 그래서 비슷하게 막나간다고 들은 것 같은 마이조 오타로는 거의 한 권도 보지 않았네요
    딱 하나 전에 도서관에서 아수라 걸을 잠깐 본 적 있는데 처음부터 나오는 (...)에 과연 명불허전 이러면서 그대로 덮었다죠;; 괴작이라는 명성을 먼저 듣고 봐서 그런가 오히려 데미지가 더 심했어요
    언젠가 볼 날이 있으려나요 ㅋㅋ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7091 무협 [추천]십단공 11권 완결 +7 Lv.42 자묵 12.04.04 12,408 2
27090 판타지 기상곡을 읽고 Lv.99 연목 12.04.04 1,662 3
27089 일반 [추천]잉카의 전사 Lv.86 김가소 12.04.04 2,692 0
27088 현대물 [소개] 로또 맞은 사나이 - 무난하지만 무... +19 절대고독자 12.04.04 6,973 0
27087 현대물 [추천] 일식이가 간다 - 갈수록 볼만하다. +12 절대고독자 12.04.04 11,624 12
27086 현대물 똑바로 살아라 +2 Lv.99 곽일산 12.04.04 3,712 0
27085 현대물 거리의 지배자 +2 Lv.99 곽일산 12.04.04 4,721 0
27084 현대물 티끌모아 태산 Lv.99 곽일산 12.04.04 3,821 2
27083 감상요청 마계대공 연대기 21권까지 읽고. +39 Lv.11 진시황제님 12.04.03 9,533 2
27082 현대물 [추천]이든 추천합니다. +16 Lv.81 허무무상검 12.04.03 7,307 9
27081 판타지 [감상]어쌔신 솔저 1,2,3권 읽고... +7 Lv.69 단아 12.04.02 4,103 1
27080 판타지 버드송 2권까지 읽고... +6 Lv.42 나찰(羅刹) 12.04.02 2,856 3
27079 무협 [추천]하늘위에땅-모래속 진주입니다 +2 Lv.15 LongRoad 12.04.02 2,975 0
27078 퓨전 [추천] 트랩퍼 1~15권 +23 Lv.1 연금술사 12.04.02 10,615 5
27077 라이트노벨 거짓의 지속, 계속될 행복 : 거짓말쟁이 미... +5 Lv.29 스톤부르크 12.04.01 6,233 2
27076 라이트노벨 몬스터 프린세스 6권 의 리뷰[네타 좀많음] +4 Lv.77 소노다우미 12.04.01 6,390 0
27075 무협 오래전 읽었던 표사를 생각하며... +7 Lv.65 오그레 12.04.01 2,650 1
27074 무협 군림천하 23권을 읽고(스포 약간) +15 Lv.60 코끼리손 12.04.01 8,705 0
27073 현대물 [추천] 드림라이더2012 +13 Personacon 초정리편지 12.03.31 6,790 2
27072 현대물 코브라, 너무 현실적인 마약전쟁물 +1 Lv.66 서래귀검 12.03.31 5,772 0
27071 현대물 파슈파티-7권완 (네타없음 단순 감상,여운) +10 Lv.1 달에울다 12.03.30 7,681 1
27070 공지 감상란 정리 했습니다. Personacon 문피아 12.03.30 2,880 1
27069 퓨전 신검의 계약자들 +1 Lv.99 연목 12.03.30 2,724 2
27068 판타지 [추천] 세계의 왕,스포감상 +14 Lv.66 서래귀검 12.03.30 5,397 4
27067 판타지 검은 심장의 마도사 4권까지 읽고.. +2 Lv.42 나찰(羅刹) 12.03.29 3,505 4
27066 무협 절대검해 8권-나는 마도인이다! +5 Lv.6 절망선생투 12.03.29 5,239 0
27065 판타지 왕은 웃었다 3, 사랑이란 참 무서운 감정입... +2 Lv.50 묵현사 12.03.29 3,429 4
27064 무협 [내멋대로] 강호패도기(완) +7 Lv.66 고향은지구 12.03.29 5,062 0
27063 현대물 터치다운 +7 Lv.56 댓잎소리 12.03.29 5,866 1
» 일반 마이조 오타로를 완독 : 모두 씩씩해 +2 Lv.29 스톤부르크 12.03.27 2,049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