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최미르
작품명 : 강호패도기
출판사 :
(본의 아닌 미리나름이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으신다면, 스크롤바를 멈추길 바란다.)
소설이 아니며, 만화이다.
그렇지만, 전 연령대가 쉽게 볼 수있는 무협 만화를 찾아보기 힘든 지금(본 필자만 그리 느낄지는 몰라도.) 한 번 권유해 볼 만한 책이 아닐까라고 생각되어 이 감상문을 적는다.
본 필자는 무협지를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가끔이지만 한다.
"아, 이걸 그림이나 영상으로 보고 싶다."
그러나, 아쉽게도 발전한 CG나 영상 기술의 발달해도 불구하고, 본 필자는 무협영화를 보기가 상당히 껄끄럽다. 미국이 만들지 않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본 필자는 CG라든가, 움직임이라든가. 너무나 어색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눈을 돌린다면 만화, 혹은 애니매이션이다.
아쉽지만, 애니매이션의 경우에는 본 필자. 결코 무협 애니매이션 본 적이 없다. 있기나 한 것인가?
그러면, 만화이다.
그 중에 찾아낸 것이 최미르 작가의 '강호패도기'이다.
실상, 현재의 모든 연령대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무협만화 작가라 한다면 박성우 작가의 [NOW], [천랑열전]등이 있다. 그외에도 [열혈강호], [용비불패], [붉은매], [서울협객전] 등등 도 찾아 볼 수가 있겠다.
(근래의 초, 중, 고, 대학생에서 성인까지 가장 선호하는 만화 스타일이라 한다면 박성우 작가의 작화 스타일이 아닐까 해서 대표적으로 서술했습니다. [용비불패], [열혈강호]도 물론 대등, 아니면 그 이상가는 대작이라 할 수 있지만, [용비불패]는 내공이 쌓이신 분들이 좋아하시며, [열혈강호]는 상당히 오래끄는 스토리로 인해, 미움을 사고 있는 경우라......)
소설의 경우 작가의 문장력을 따진다면,
만화의 경우에선 작가의 그림체, 즉 작화를 따질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박성우 작가의 [NOW], [천랑열전]은 상당히 유려한 그림체와 막강한 연출력을 자랑하기로 유명하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그림부터 먹고 들어간다"
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박성우 작가의 그림체는 상당히 일본풍 스타일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림을 일본풍이니 한국풍이니 떠들어 댈 잣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 스타일의 캐릭터들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어릴적 부터 우리가 보아온 만화가 나 일본것이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호할 수 밖에 없다.)
'강호패도기'는?
솔직히 말하자면, 본 필자가 보기에는
"뭔가 대충 그린거 같은데??"
그런 느낌이다. 물론, 한 권당 약 180~200p의 분량을 연출, 스토리를 고려하여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어찌보면 소설보다도 고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는 작가가 장시간 그리기 위해선 퀄리티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 하겠다.
그래도, 본 필자는.....
"그런 느낌이 괜찮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무협이 그러하듯, 흘러가는 듯한 느낌의 그림체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물론, 만화라는 매체답게 코믹스러운 부분이 가끔 등장하며, 유머를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가끔 현대에 쓰이는 말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설과는 다르게, 그리 거북하지 않음은 만화이기에 가능한 것일 것이다.
스토리?
일단 알아둬야 할 것은 이 만화의 주인공은 두 명이다.
'고려무사 이백' 과 '유신'
처음은 '고려무사 이백'이 조명을 강하게 느껴지지만, 서서히 그 무게감이 '유신'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사실상 이 만화의 스토리는 '유신'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유신'을 중심으로 세상이 움직이며, 큰 흐름이 있다. 물론 스케일도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허나, 본 필자는 '고려무사 이백'의 이야기가 너무나 와닿았다.
'유신'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스케일 면에서는 최강이다.
처음 아무것도 모르는 좀도둑에서 시작하여, 천하제일인의 강자를 처치하는 영웅까지의 행보.
장소도 다양하기 그지없으며, 등장인물들도 사도, 세외, 정파인, 마인, 괴물, 유령까지 가지각색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무게감이 실리려고 해도 초반의 '유신'이라는 캐릭터가 보여준 코믹스러움 때문인지, '유신'의 행보는 유쾌한 여행이라는 표현이 더 알맞아 보였다.
진정 강호패도기라 말하기에는 무게감이 상당히 떨어지는 바가 있었다.
'고려무사 이백', 솔직히 말한다.
"내 취향이다."(gay아님다.)
과묵하나, 터프하고, 언제나 혼자이지만, 누구보다 강직하다.
고려에 역적취급을 당해 도주했고, 그 도중에 인연을 맞게 되는 이 강호패도기의 최고의 강자이자 악역과 인연을 맺게 된다. 물론 그 인연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지만.....
그로 인해 시작된 이백의 살수행.
검객 그 자체를 살벌하게 느끼게 해주는 이백의 모습은, 강렬하기 그지 없었다.
그것이야 말로 강호패도기가 아닌가 할 정도로......
이백이 보여준 이야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하면....
"싫습니다. 장군!", "허허... 과연, 내 아들이다."
과거의 회상이며, 극 초반에 등장하는 장면이지만. 본 필자는 이 장면에서 전율이 흘렀다. 비장하면서도, 회한이 있고, 멋지지만 슬픈. 그런 복합적 감정이 내 안에서 마구 휘몰아 쳤다.
또, 마지막 완결편에서 왜 그녀를 두고 왔냐는 소령의 질문에 대답한 그때의 이백을 나는 잊지 못하겠다.
"고향을 떠나온 뒤로 그녀는 계속 나와 함께였던 것 같소. 나만 느끼지 못했을 뿐이지."
그 말을 하는 이백의 표정은 가히 처절하기 그지 없었다.
강직하고, 또 강직하며. 강하고 또 강한 그런 이백이 그런 표정을 지을 줄은 누가 알았으랴?
울 것 같은 표정 같기도 하고, 자조스러운 그런 그의 미소는 만화이지만 선명하게 그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이 만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
무조건 적인 해피 엔딩이 아니라는 것이다.
두 주인공, '유신'과 '이백' 둘 모두 만족스러운 해피 앤딩을 맞았냐고? 결코 그렇지 않다.
'이백'은 자신을 사랑했고, 자신도 사랑했던 그녀를 찾아내었지만, 결국 그녀는 이백을 선택하지 않으며, '이백'은 결국 고향으로 발을 돌리지 못했다.
'유신'은 강호를 구해낸 영웅이 되었지만, 결국 이 만화의 히로인이나 다름 없었던 '소령'과 결국 엮이지 못하게 되었고,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말았다. 그리고 결국 유신은 강호를 떠나게 된다.
중간중간, 유쾌한 여정과는 다르게.....
너무나 현실적은 엔딩을 보고 있으니, 뭔가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이백'이야 워낙 성격적으로도 그렇고 인생사가 암울하다고 치더라도, '유신'은 최고의 해피엔딩을 맞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반전이라면 반전이랄까?
강호패도기의 단점은, 권수가 더 많았어야 했거나, 아니면 '이백'을 중심으로 짧게 끝냈으면 좋았을 것이다.
37권이 완결인 이 만화는 그야말로 37권에서 모든걸 후다닥 정리한 느낌이 강하다.
천면수라, 월인, 두묘 등등
최고의 악당들이 면빨 빨아당기듯 휘릭휘릭 사라지는 모습을 보자니.....
"아..... 작가님 촉박하신가 보네....."
라는 것이 확연이 느껴진달까....... 현실은 현실라는 것이 말이다.
아무튼, 강호패도기. 1권에서 37권이나 하는 상당히 장편의 만화책이지만, 만화책인 만큼이나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물론, 그림체의 취향을 많이 타신다면 읽기 어려우실 수 있지만. 본 필자는 이 만화책을 가장 무협지를 만화로 잘 표현해낸 만화로 점찍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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