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신존기를 추천하는 글을 읽고서 호기심이 생겼었습니다.
" '묵X'과 '비XX'에 비견되는 소설이 다른데도 아니고 정기연재에??? "
그 마음을 담아 추천글에 리플을 살짝 달아놓고서 뒤돌아서서 주먹을 불끈 쥐었습니다.
" 이 눈으로 보아주리라!! "
결론부터 말하자면... 작가님께 곤란한, 그래서 대답 안하셔도 되는 질문을 드리고 싶어졌습니다.
" 저어... 비교되면 혹시 기분 안나쁘세요? "
일단 재미에 대한 부분은 다른분의 평들대로입니다. 같게 쓰자니 우스운 노릇이고, 다르게 표현하자니 필력이 달려 넘어가겠습니다.
특히 제가 좋았던 부분만 집자면, 여러 작품에서 나온 바 있는 구무협의 풍자가 작가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자연스럽게' 그려졌다는 것을 꼽습니다.
애정표현('아쉬운 부분'의 순화시킨 표현 ^^;)도 전의 그것들과 중복되는 부분을 제하고서 감히 쓰자면...
- 설란이 단천우의 '살인행위'에 보이는 반응이 너무 극단적입니다.
조금 감정기복을 낮추어 표현하거나, 극단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독자에게 납득시켜 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특히, 교내에서 단천우가 설란을 희롱한 무사를 죽였을 때의 흐름은 그 전의 설란이 음적을 첫살인하는 흐름과 상충되게 느껴졌습니다.
- 2권 중후반 단천우와 4대천왕의 무림행보 부분에서 4대천왕의 성격이 과하게 가볍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상 필요한 점도 있었고, 그들이 시정잡배같은 언행을 하는 이유에 대한 언급도 있었지만... 그들이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네명끼리만 생활했던 것도 아니고, 100년을 넘게 사람들을 관리해서 세력을 키워낸 사람들인데, 그동안 사람들과 부닥치고 나이들어온 사람들치고는 좀 맞지 않는듯했습니다. (참고로 단천우가 설란에게 꼼짝못하는 것은 나름대로 수긍했습니다.)
- 단천우가 너무 일찍 순해져서 아쉽습니다.
애당초 '악한 대마두'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 아니라 '정파의 입장에서 보면 악한 대마두'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라고는 알고 있습니다만... 필요에 의해(좋아서가 아니라) 몇백명을 죽인 전적을 가진 인물이, 설란과 여행한 불과 석달여 만에 너무 사람좋아진듯 합니다. 사랑에 마음을 빼았겨 그랬다고 보기엔 그는 너무 명철합니다. 자기기분에 충실해서 그랬다고 보기엔 그는 자기절제를 잘 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역천대혈법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는 절정고수도 들으면 '나같으면 자살한다'고 말하는 수련을 받은 사람입니다. 피폐할대로 피폐해져서 냉혹한 기계같은 사람까지는 아니어도, 그렇게 '쉽게' 밝고 명랑해져서는 않되는 사람이 단천우라고 생각합니다. 설란 모르게 나쁜짓(정파가 보기에는)을 더욱더 한다면 더 자연스럽고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제가 한 '묵X'와 '비XX'에 대한 일련의 언급은, '제가 평가한 작품의 수준'에 둔 것이지 '작품을 읽은 독자의 수준'에 둔 것이 아님을 명백히 밝힙니다. 모든 독자는 자신의 취향대로 작품을 즐기고 재미를 느낄 자유가 있슴을 존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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