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설봉
작품명 : 환희밀공
출판사 : 청어람
환희밀공에 대한 비평은 1권~3권 초반부까지에 국한됩니다.
평어체로 편하게 기술합니다.
미리니름은 있습니다.
무협소설은 대중소설이니 쉽게 읽혀야 한다. 그러려면 독자에게 끊임없이 흥미를 유발시켜야한다.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든, 웃음을 선사하든, 감동을 주든지 간에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독자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인기작의 비결이기도 하며 장르소설이 살아남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감스럽게도 환희밀공은 흥미를 끌 내용으로 던진 것이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고작 6살짜리 어린아이를 가혹하게 고문하는 것이었는데(특별한 체형이라 보통 어린아이와 다르다고는 함) 아무리 비범한 6살짜리라지만 아이는 아이일 뿐이다. 즉, 흥미를 유발할 소재가 일반인이 납득하기 어려운 꼬마아이의 고문이었다.
좋다. 이 정도는 설봉이라는 이름값에 충분히 넘어갈 수 있다. 언젠가는 재미를 선사하겠지... 이런 생각으로 건너띄기 신공으로 빠르게 책장을 넘겼다. 그런데 너무하지 않는가! 도대체 언제까지 책장을 넘겨야 한단 말인가! 그래도 설봉인데! 라는 생각으로 계속 달렸다. 그러나 꼬마아이가 고문의 과정을 통해서 무공을 익히는 내용은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과 같았다. 그렇게 1권이 끝이 났다.
2권에서는 본격적으로 뭔가 나오겠지! 그래도 누군데! 흥미를 제공한 것은 야시시한 장면 두어차례 정도에 불과했다. 여전히 수련은 계속되고 주인공은 무공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부작용으로 색마가 되어 어떤 집단(용검대?)과 갈등을 야기한 정도에 불과했다. 이러한 전개는 3권까지 이어졌다.
3권까지 무엇을 보여주었나? 정리해보자. 꼬마고아 --> 환희교입문 --> 무공수련(고문포함) --> 색마가 됨 --> 집단과의 갈등 --> 사로잡힘 --> 고문
단순한 내용이며 여기까지의 전개과정에서 흥미로운 내용은 야시시한 일부분의 내용밖에 없었다. 그 전개과정도 석연치 않은 것이 필자가 화살표로 요약한 내용 중에서 환희교의 멸문은 빠져있듯이 어느 순간 보니 멸문되어 있었다. 초반부에서는 환희교에 3개 세력이 있어서 서로 다툼을 벌이고 있고 주인공이 성장하여 이를 제압해야 한다는 식의 내용이 있었는데 납득하기 어렵기도 하다. 또한 3개 세력에서 교주와 꼬마주인공을 감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교주가 꼬마주인공에게 날마다 찾아가서 전음을 통해서 무공을 가르쳐준 장본인이라 나오니 황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적하고 싶은 것은 서술자의 설명에 관해서이다. 흥미로운 내용을 다루면서 그것을 서술자가 설명을 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루한 내용을 다루면서 이를 서술자가 설명을 한다면 독자로 하여금 "여기에서 책 덮으세요." 라고 하는 것과 같다. 너무도 긴 무공수련 과정에서 고문에 관해서 세세하게 설명을 하고 무공의 이론에 관해서 또한 그렇게 하는 것이 도저히 건너띄기 신공을 하지 않고는 책장을 넘길 수 없게 만들었다. 이러한 부분이 많아서 결국 비평란에 글을 올리게 되었다. 장르소설에서 독자의 몰입을 가져오는 부분은 등장인물들의 행동, 대사, 상황의 설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정적인것의 묘사, 설명 등은 적절한 정도에 그쳐야 독자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장르소설은 쉽게 읽혀야 한다. 하지만 환희밀공은 너무도 어렵게 읽히는 작품이었다. 혹자는 설봉님의 작품이 주인공을 너무 굴려서 식상해졌다고도 한다. 사신이라는 작품을 재미있게 읽어서 그 작품은 동의할 수 없지만 환희밀공은 주인공을 굴려도 너무 심하게 굴리기 때문에 완전 공감할 수밖에 없다. 결국 3권 70페이지에서 필자는 녹초가 되어 버렸다. 구두를 신은 채로 걷기 시작한 모래사장이 너무 길었던 것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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