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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47 킹드라
작성
16.05.02 18:41
조회
2,414

제목 : 월드메이커, 플레이어즈

작가 : 취룡

출판사 :


재밌는데 재미없다.


일단 글 자체는 되게 잘쓰심. 오타나 그런건 찾기 어렵고 글 개연성과 스토리텔링도 지적할 부분 없이 모두 술술 잘 풀려나감. 프롤로그랑 글 초반~중반까지는 엄청 재밌음. 처음에 독자 시선을 확 끌어당길만한 프롤로그, 독특한 소재, 점점 흥미진진해지는 주인공을 둘러싼 사건들, 그리고 주인공이 차근차근 문제 해결해나가고 점점 강해져 나가는걸 보는게 재밌음.


근데 후반부터는 이게 독이 되더라... 주인공은 걍 계속 끝도없이 킹왕짱 세지고 주변인물들은 그래도 어떻게든 띄워주려고 하는게 보이는데 점점 희미해지고 결국 종장에 이르러서는 절대자 두명의 1:1대결로 끝나는데 이게 너무 뭐랄까 뻔함. 중간부터 결말이 그대로 보이는 느낌.


사실 내가 무협소설 안보는 이유가 처음의 소재가 아무리 신선해도 내공나오고 무공이 중점이 되는 소설 특성상 쥔공은 가면갈수록 점점 세지고 결국엔 파워인플레를 주체를 못해서 마지막에 무미건조한 대결로 끝나는걸 너무 많이 봐와서인데 이분 소설은 마치 그걸 고대로 판타지세계로 갖다놓은듯한 느낌


거기다 결정적으로 이분소설엔 절대자가 너무 많이 나옴. 일반인들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격과 급이 달라서 생채기조차 낼 수 없는 그런 절대자들. 그런 존재들이 중반부터 나와서 깽판쳐대고, 설정상 그 위에 더쎈놈들있고 더쎈놈들위엔 또 더더쎈놈들 있고 하니까 소설의 전체적인 긴장감 그런게 확 떨어짐. 얼마나 대단한 놈들이 나오건, 그 어떤 위기에 쥔공팟이 처하건, 얼마나 멋있고 환상적으로 쥔공이 등장해서 구해주던 결국엔 킹왕짱쎈놈 둘이서 알아서 샤바샤바해서 아군이 이긴다는 결말이 너무 대놓고 보이니까 긴박감도 없고 점점 재미도 떨어지고...


방금 플레이어즈 다읽었는데 마지막에 가서는 내가 돈주고 샀으니까 돈이 아깝다는 의무감에 읽지, 재밌어서 막 다음장이 어서 보고싶어서 읽는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음. 물론 그런 소설들은 내가 읽은책들중에서도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난 너무 아쉬웠다. 분명 더 좋고 더 재밌을 수 있었는데..


월드메이커는 아예 신이 되서 자기의 종족을 창조후, 신들끼리 열심히 머리굴려가면서 밑 세계에서는 종족들이 그 대리전으로 치열하게 싸우는거까진 좋았는데 결국엔 번개폭풍이라는 영웅을 열심히 띄워주더니 나중엔 혼자서 다해먹음. 처음 띄워줄땐 그러려니 했는데 위기마다 똑같이 걔가 나와서 다 해결하니까 점점 예측이 되고 재미가 없었음. 그건 인간계에서 벌어지는 일이니 그렇다 치고, 신계에서도 막 서로서로 머리 적당히 굴려가면서 맞붙고 가면쓴 초청자, 중간부터 드러나는 악마라는 존재들은 무슨 숨겨진 음모가 있어서 나중엔 뒤통수 때릴거같아 조마조마하고 그랬는데 그런거 없고 막판 결말에서까지 절대자들이 다해먹는거 보고 벙쪘다. 깨알같이 또 끼어드는 번개폭풍은 덤이고. 에필로그까지 보고 난 후의 생각은 엥? 이게 끝이야?


플레이어즈 끝에 외전에도 작가분 전작에 나왔다던 그런 놈들 몇마리 나와서 뭐라뭐라 중얼거리고 사라지던데 그놈들이 뭐하는 놈들인지 전혀 궁금하지 않았음. 나무위키에서 좀 찾아보니 차원을 넘나드는 강대한 "적" 세력의 일원이고 그 세력에 대항하는 우리편 세력에 작가분 예전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속해있는 것 같은데, 무슨 백작이니 토끼니 왕이니 명함이 아무리 대단해도 나와봤자 우리편 킹왕짱들이랑 단 한번 싸우고 뒈질게 뻔한데 굳이 볼 필요가 있나? (아닐수도 있겠지. 근데 그럴거라는 예감부터 든다)


월드메이커때는 긴가민가했는데, 플레이어즈 보면서 쓰는 단어들도 그렇고 묘사도 그렇고 뭔가 익숙해서 좀 알아보니 예전에 상당히 재밌게 읽었던 기상곡이란 소설 썼던분이던데 그것도 오타나 설정오류, 개연성같은 문제가 없는건 물론이고 수많은 동화를 섞어서 만들어낸 독특한 세계관 및 소재에 공들여서 만드신거같은 최종보스랑 그의 계획까지 아무튼 한참 지난 지금에도 "꽤 볼만했다, 나중에 시간나면 한번 다시 봐야지" 란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는데, 이번에 이 작품 두개 보면서 좀 실망함.


그냥... 아쉽다. 후속작으로 지금 쓰고계신다는 던전메이커, 난 결제 안할듯.


Comment ' 13

  • 작성자
    Lv.97 경천
    작성일
    16.05.02 18:51
    No. 1

    아무래도 이런 감이 있죠. 그래서 그런지 길게 끊지 않고 꽤 빨리, 10권분량 정도되면 칼 같이 끝내시죠. 뭐 그래도 후반이 약하다는건 단점이긴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경천
    작성일
    16.05.02 18:52
    No. 2

    그래도 중반? 중후반까지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가는건 큰 장점이죠. 또 막상 장르소설계에서 마무리가 좋은 작가가 있냐면 그것도 아니라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분이라고 생각하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6.05.02 20:49
    No. 3

    던전 메이커 완결났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無의神
    작성일
    16.05.03 08:58
    No. 4

    비평글보다는 감상글같은 느낌이 드네요. 제일 마지막 한줄만 빼면 두질의 책을 읽고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실감나게 전달이 되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6.05.03 10:26
    No. 5

    감상글이 아닌가 싶은데, 작가님에 대한 비평이라고 생각하고 덧글 남깁니다.

    일명 믿고보는 작가 취룡님이군요.
    [재밌는데 재미없다. ] 이것만큼 취룡님에 대한 평가로 적절한 평가는 없다고 봅니다.
    글 자체는 굉장히 잘 쓰는 작가지요.

    누군가 취룡님의 소설로, 개연성이나 문체, 문장력, 캐릭터개성 등등 이런걸로 깐다면
    모두 반박이 가능할 만큼 굉장히 잘쓰는 작가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분의 문제점은 한가지.
    자꾸 예상을 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예상이 딱 맞게 쓰시죠.

    아마도 이것이 '안정감있는 전개' 라고 철썩같이 믿고 계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예상이 틀어지면 독자의 호불호가 갈릴듯해서 일부러 그렇게 쓰시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놓고 뻔한 것은 아니지만 예측을 하자면 충분히 예측이 가능하게 쓰죠.

    이게 사건에 대한 예측 뿐만 아니라 결말까지 예측하게 만듭니다.
    그게 맞건 안맞건, 틀림없을 것이라 여기게 만들죠.
    '이건 이렇지 않을까?' 와 '분명히 이럴거야!' 는 차이가 있으니까요.

    취룡님은 초중반 독자가 '이건 이렇지 않을까?' 라고 예상하는 글을 쓰시는데 이게 점점 커져서 중반이 지나면 '분명히 이럴거야!' 라고 여기게 만들죠. 그게 맞던 틀리던, 계속 확신하는 상태로 가죠.

    그래서 재밌지만 재미없는 모순적인 일이 일어난다고 봅니다.

    예측이 틀리면 '캬! 이럴 수도 있구나!' 라고 가야 하는데 '음? 틀렸네? 하지만 다음번엔 분명히 이럴거야!' 라는 상태가 지속되니까요. 악순환이라고 할까요.

    이게 취룡님이 몰라서 벌어지는 일은 아닌 것 같고, 아마도 독자의 호불호는 어찌되었건 마이너스. 떨어져 나가는 거니까. 최대한 안전빵으로 쓰고 계신게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취룡님에 대해서 '도박을 하지 않는 작가.' 라고 봅니다.
    산에 칡을 캐러 가면 모를까, 산삼 캐로는 죽었다깨도 안갈 작가랄까요.

    연애로 치면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사랑할 수는 없는 사람.' 쯤이 되겠죠.

    아주아주 좋아해서 사랑하고 싶은데, 사랑까진 가지 않는 사람. 그래서 더 애타면서 짜증도 나고, 그렇다고 미워하기는 싫은 사람. 그 쯤에 취룡님이 있는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와일드볼트
    작성일
    16.05.04 10:45
    No. 6

    저만 이렇게 느낀게 아니었군요.
    뭐 다음 작품도 적당히 재미있는 세계관에 주인공 던져놓고 적당히 재미있게 진행되다가
    결국에는 세계포식자나 그 비스무리한 애가 뜬금없이 흑막의 흑막으로 나와서 세계 전체를 위협하는데 엄청 강해진 초월자가된 주인공이 동료들의 마음을 모아 물리치고 끝나겠죠.
    소설 자체는 재미는 있는데 너무 패턴화 되서 식상한 느낌.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3 와일드볼트
    작성일
    16.05.04 10:51
    No. 7

    뭐 그래도 매화매화가 평균 이상으로 뽑아져 나오기에 한 화씩 결재해 보기에는 나름 괜찮은 스타일이라고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8 총려
    작성일
    16.05.07 14:30
    No. 8

    월드 메이커 한창일 때 결제해서 보고 있었는데 분명 재미있는데 뒷부분이 궁금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완결 얼마 안 남은 것 같았지만 끊게 됐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하륜마차
    작성일
    16.05.08 20:19
    No. 9

    편하게(많은 생각이 필요하지 않는) 글을 읽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들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에크나트
    작성일
    16.05.09 12:49
    No. 10

    던전메이커도 똑같습니다 저도 처음에만 보고 이런건 모두결재해야지! 했는데 본문처럼 똑같이 흘러가요. 정말 돈을줬으니 안볼수도 없어서 울며겨자먹기로 읽었습니다. 그냥 작가가 소설흐름을 그렇게 짜는것같아요. 스토리가 아무것도 새로울거없고 기대할거 없음. 보다보면 내가 이걸어디서 본거같은데? 왜이렇게 읽기가 싫지? 앞에내용 안봐도 다 알거같애 같은 생각이 듭니다. 믿고 거르는 작가로 제 마음속에는 등록되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개체의반역
    작성일
    16.05.10 14:37
    No. 11

    금형틀 완성해놓고 소재와 색상만 변경해서 똑같이 찍어내시는분임

    금형틀 자체의 완성도는 굉장히 높이 평가되지만

    뭐... 질감과 색상 빼고 다 똑같은 제품을 여러개 사고 싶지는 않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8 홀어스로스
    작성일
    16.06.24 01:35
    No. 12

    자기복제가 심하긴 함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흑우b
    작성일
    16.07.26 02:04
    No. 13

    중반부까지는 최고여서 그런지 후반부가 더 아쉽긴 합니다. 그래도 매 작품마다 재미가 보장되서 꼭 찾아보는 작가님이에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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