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임경배
작품명 : 헬릭스 -악마포식자
출판사 : 뭐더라
시험기간인데 왜 책을 손에서 놓질 못하니!!
임경배 작가는 아시는 분은 아실만한 사람입니다. 양판소의 아버지(...)라고 불러도 좋을 업적을 가지고 계신데, 키르세아린에서 소드맛스타, 해츨링->웜->잉션트, 드래곤 유희 등등 양판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을 처음으로 내놓으신 분이죠. 메롱 작가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최근엔 권왕전생 쓰고 계시죠.
군 전역 후 복귀작인 헬릭스는 악마들의 이야기입니다.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멸망의 날에 악마들이 헬릭스라는 구멍이 열려 악마들이 뛰쳐나왔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졸라짱썐 악마인데 각성을 못한 탓에 여러 악마들의 표적이 됩니다. 악마가 악마를 퍼먹으면 역시 졸라짱쌔지기 때문이죠. 한마디로 요약하면 반푼이 악마 생존분투기입니다. 여기에 라이트 노벨 적인 요소인 이능력 배틀, 소년과 소녀의 만남 등등을 섞에 맛깔나게 현대 판타지를 써냈습니다.
네임드 작가의 복귀작인 만큼 글다운 글입니다. 노스트라다무스 예언을 베이스로 짜올린 꽤 개성있는 세계관, 매력적인 캐릭터, 임경배 특유의 블랙조크가 맛있게 버무려져 있습니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악마인만큼 잔인하고 악랄한 장면이 종종 나오게 되는데, 그 가운데서 악마들이 농담따먹기하고 있는 모습이 실소를 자아냅니다. 임경배 작가를 다른 작가들과 비교했을 때 단연 돋보이는 센스가 이 부분이죠. 잔인한 장면을 유머를 승화시켰지만 곰곰히 보면 가볍기는커녕 무겁습니다. 이런 밸런스를 잡기가 쉽지 않은데, 임경배 작가는 절묘하게 유머와 진지함을 오갑니다. 우왕굳.
게다가 꼼꼼하게 복선을 깔고 회수하는 모습은 1세대 작가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합니다. 마계의 음식을 주인공이 집어먹을 때 모래맛이 난다고 했던 장면, 배낭이 왜 움직였는가 등등 작은 복선도 놓치지 않고 회수하죠. 당연히 그런 작가인 만큼 플롯도 기승전결이 잘 짜여 있는 편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깔끔하게 진행됩니다. 게다가 후반부엔 이능력 배틀의 특징을 살리는 뒷통시 치기도 빛을 발해 반전의 반전이 거듭됩니다. "내가 곶아라니" 랑 "아빠, 엄마 나중에 보자~♡" 는 이 소설의 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근데... 좀 불만인 점도 있습니다. 초반부 주인공의 전투는 원패턴입니다. 푹찍 각성, 투닥투닥 각성, 우당탕탕 각성... 주인공의 두뇌 플레이와 악마들의 꼼수로 긴장감을 유발하려고 하긴 하는데... 자꾸 전투가 반복되는데다 그 전투의 패턴도 일정한 탓에 긴장감이 떨어집니다. 애초에 태생이 졸라짱쌘 악마인만큼 긴장감이 떨어지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만, 전투와 일상파트를 잘 나눠 호흡을 조절하지 못한 부분은 좀 아쉽습니다.
덤으로 싸이코패스를 절대악으로 둔 점도 좀 찝찝합니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말도 안되는 성격테스트나 사이코패스 테스트를 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론 악을 표현하기에 사이코패스처럼 직관적인 단어가 편하긴 하겠습니다만... 걔네가 다 악마는 아니니까요 -_-;
그래도 전체적으로 재미있는 글입니다. 권왕전생은 재밌긴 하지만 이 물건 만큼 재밌을거 같진 않군요. 임경배 작가가 어떤 인간인가 알고 싶은 분이나 참신한 장르소설, 재밌는 현대물을 찾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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