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2005년에 완결된 소설이지만
17권이란 방대한 량을 자랑하는 퓨전 판타지로서
대작이란 칭호가 아깝지 않은 글입니다.
처음엔 양산필이 느껴지는 제목 때문에 망설였지만,
이젠 그 선택이 뼈아프게 느껴집니다.
몇 일 밤을 새면서 다 읽은 용검전기는 말이
필요없는 퓨전판타지의 최고봉입니다.
식상하다면 식상하달 수 있는 전개지만,
그 흔한 소재를 작가의 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자유롭게 엮어낼 수 있다는 표본입니다.
주인공인 세빌로이 쿠로발 이안 대제의 활약!!
무림으로 떨어져 갖은 고생(사실 고생보단 운이 더 좋았음)과
역경을 치뤄 완성된 그가 판타지로 가서 꿈을 이루는
대서사시... 이것이 결코 유치하지 않고 파란만장하게
펼쳐집니다. 정말 작가님에게 경외심을 느낍니다.
특히 무협과 판타지 둘 다 구무협의 협이라는 단어 한 글자로
축약할 수 있는 주제의식의 승화가 매우 돋보입니다.
그 때문에 액션이나 무공에 대한 묘사 같은 것이 부족하다는
단점도 가려지죠. 무협편은 성장기, 판타지는 영지발전물
성격이 있긴 하나, 그러한 요소는 별 재미를 주지 못합니다.
오직 주인공과 조연들이 엮어내는 개연성 있는 처절한 삶의 자세가
이 용검전기의 매력인 듯 싶습니다. 주인공의 힘도
그렇게 먼치킨적이지 않고 충분한 제약이 있죠.
이름때문에 주저하신 분은 필히 보시길 추천합니다.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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