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존칭은 생략합니다)
전작 성라대연을 보면서 장경이란 작가가 참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개별적인 삶을 하나 하나 그린다는 게 그리 쉬운 작업이겠는가
그 각각의 색깔이 어울리지 못하고 어느 한쪽은 튀고 어느 한쪽은 보이지 않게
희미하고 또 어느 곳은 어울리지 않은 채로 남아있기가 쉽다.
그런 면에서 성라대연은 하나의 그림을 완성시키기 위한 준비였고
황금인형은 그 시작을 위한 첫걸음으로 출발이라 생각된다.
초기 연재분을 보면서 느낀 것은 조급히 서두르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작가 자신도 일종의 설레임을 지닌듯한 약간은 흥분한듯한 서두름이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분의 말처럼 하나의 장면과 장면이 어울리지 못하고 떨어져
있다라는 느낌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새로이 직조된 다양한 인간들의 오욕칠정으로 짜여진 태피스트리를
바라 보면서 역시 난 그의 작품을 좋아하게 되는 이유를 새삼 깨닫는다.
사람과 사람이 모이면 하나의 풍경이 만들어진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언어로 만들어진 그 그림을 보고 있다 보면 어느 사이엔가 나는
그 풍경 속으로 들어가 그 안에 사람과 함께 울고 기뻐한다.
그 여러 풍경 속에서 유독 나의 눈길과 마음을 끈것은
거친 시간에서도 담아 두었던 공비에 대한 황길중의 그리움과
황금인형에 담긴 공비의 마음과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연왕의 눈물이었다.
그 그리움들이 나의 그리움이 되고 연왕의 눈물이 흐를 때
어느새 책장이 홍건히 젖어버렸다.
애꿎은 계절을 탓하며 차가운 바람에 얼굴을 묻어본다.
실로 대동강물이 어찌 마를까…정한의 눈물이 이리도 많은 것을
천지는 무정하고 강호는 비정한데 사람만이 다정하니 하늘과 땅이 다하는 그날까지
이 한만은 끊이는 날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情海는 깊고도 넓으니 니르반야의 언덕은 멀고도 높기한듯
P.S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 좋은 작품에 걸맞는 감상을 해볼 시간이 없는데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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