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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9 88골드
작성
12.12.01 23:10
조회
6,623

얼마 전, 은영전 박스세트 전집을 지르고 오늘 본편 10권까지 정주행을 마쳤습니다.

다나카 요시키는 원래 좋아하는 작가라 돈 쓰는데 주저함이 없었죠.

그래봐야 본 거는 창룡전과 은영전이 다지만...

 

확실히 15년전 읽었을 땐 무척 잘 쓴글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10권 ’낙일‘편의 책자를 덮고나니..

예전의 감흥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민주정치와 전제정치, 보수와 진보, 양 웬리와 라인하르트 이런 대립구도에

자본주의와 종교, 즉 페잔과 지구교가 조미료로 끼여들며 정국이 난마처럼 엉킵니다.

소설은 연대기처럼 시대순으로 흘러가죠.

 

이 글의 핵심은 민주정치와 전제정치의 모순을 지적하는 겁니다.

 

민주주의의 경우,

지도층은 무능하고 부패하고 사리사욕으로 가득차서 국가가 개판으로 돌아가지만

그 지도층을 뽑은 것 또한 국민이므로 이를 감수해야 하죠.

게다가 한번 오염된 부패와 비리는 자정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전제정치의 경우,

한명의 불세출의 영웅이 공평무사하고 선정을 베푸면서 국민을 이끌지만

국민들은 생각하는 걸 포기하고 지배자에게 모든 걸 맡깁니다.

결정적 약점은 지도자의 카리스마가 단 한대에 끝날수도 있다는 거.

 

여러분의 선택은 어떠겠습니까?

물론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으므로

전제주의보다 민주주의를 선택하겠지만..

어쨓든 작가는 이런 화두를 독자들에게 던집니다.

 

문제는 그런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가 작중에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나가는게 아니라

전지적 시점으로 몇페이지 건너서 동의반복적으로 설명하는 편이 많다는 겁니다.

주제는 좋으나 작가가 이를 글에 녹이는 방식이 저에게는 조금 거슬리더군요.

물론 위트넘치는 대사, 개성넘치는 캐릭터 메이킹, 전략전술의 구사 씬은

최고라고 인정합니다.

 

암튼 예전에 미친듯이 정독했을 때에 비해 15년 만에 읽은

은영전은 머리가 굵어져서 그런가? 이전만큼 감흥이 와닿지는 않더군요.

나이는 먹었는데 정치는 더 관심도가 떨어져서 그런지도....

 

 

 

 

 

 

 

 

 


Comment ' 8

  • 작성자
    Lv.15 LongRoad
    작성일
    12.12.01 23:31
    No. 1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웅문시리스를 열댓번완독하고 나서 뭘 볼까 찾다가 은하영웅전설을 보게되었습니다. 아마 군대말년이었을거에요 1995년전후니 그당시에는 따로 메모를 해놓고 읍조릴정도로 빠져들었는데 십년즘 지나 다시보니 음..그렇군..하고 끄덕거리고 말게되더군요. 하지만 여전히 지금의 10대 20대분들에게는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흑백논리로 글을 전개해나가며 회색분자인 얀 웬리가 스토리텔링을 해나가는게 글쓰기의 한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페르딕스
    작성일
    12.12.01 23:45
    No. 2

    PC방에서 기껏 장문의 댓글을 작성하던중 백신이 131째의 바이러스를 찾으면서 익스플로러가 강제 종료... 제 장문의 댓글이 날아갔습니다. ㅠㅠ
    다시 쓰자면, 대립구도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정말 재밌었습니다. (왜 한페이지나 되는 댓글을 쓰려고 했을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일
    12.12.01 23:51
    No. 3

    일본의 소설가 오노 후유미는 라인하르트의 전제정 vs 트류니히트의 민주정을 두고 고민하다가 남편의 "죽지 않는 라인하르트가 최고"라는 말을 듣고, "선한 왕이 전제정을 펼치지만, 그 왕이 '선하지 않게 되었을때' 그것을 견제하는 수단이 존재하는 세계"로서 '십이국기'를 구상했다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룰루랄라
    작성일
    12.12.02 01:02
    No. 4

    전 얀(양)웨리 죽는 부분 이후로는 못보겠더군요. 1-10권까지는 처음에 딱 한번 봤고 1-7권까지는 2-3번 재독했었죠. 특히 1-2권은 4-5번정도로 제일 많이 봤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작성일
    12.12.02 17:19
    No. 5

    왕의 부패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 바로 정도전이 구상하던 신본정치죠. 그런데 부패한 왕은 선향한 왕이 다시 나타나서 해결되지만 부패한 귀족은. 그냥 부패한것이 수백년을 가죠... 민주주의도 일종의 부패한 귀족정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독재가 이어지는 것보다는 낫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7ㅏ
    작성일
    12.12.08 15:19
    No. 6

    얀웬리 부분은 위트있고 재미있지만, 라인하르트쪽은 좀 어둡고 답답한 느낌때문일까요?
    얀웬리 부분만 정독하고 나머지는 대충대충 읽은 기억이 있네요.
    심지어 외전은 얀웬리쪽 책만 봤었다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영육과혼백
    작성일
    12.12.09 09:44
    No. 7

    전 키르히아이스를 아아주 좋아했는데.. 죽어버렸죠 =ㅅ= 키르히아이스 죽은 은하영웅전설은 딸기없는 쇼트케잌같은거임...

    그것말고도 후반부로 갈수록 작가의 상상력이 부족해져 가는게 뭐 눈에 보일정도라고 해야하나.. 전투도 작위적으로 맞춰가는게 너무 눈에 보일정도여서.. 심히 거북했음. 사실 초반이야 뭐 실력으로 오르지 않은 제독들을 깨부수는 거니까.. 기득권에 대한 반발심리도 있고 하다보니 뭐 나름 괜찮게 봤습니다만.. 이렇게 가열되면 결국 남는애들은 정예병들이 되고, 장군들도 똑똑한 애들이 되죠.. 아무래도 전술을 세우면서 아무렇게나 짜지 않게 될건데, 로엔그람이 종이에 포도주 부어대면서 하는 대목에선 참.. 말이 안나왔습니다.
    애초에 제대로 된 우주공간에서 싸운다는 느낌이라기보단, 평면상에서 하던 게임하는 느낌으로 보던 터라.. 우주에 천장과 바닥이 있다는 것부터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었는데 말이에요..
    아무튼 전투쪽에서 재미도 별로다 보니 내용 자체가 그닥이었네요. 물론 볼 당시엔 저도 청소년이었다보니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나중에 다시 읽으면서 참 별로였습니다. 그래도 앞쪽은 재미가 아주 좋았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chariut
    작성일
    12.12.10 23:01
    No. 8

    은영전 팬픽중에 정말 퀄리티가 최고인 물건이 하나 있습니다. 새로운 조류 라는 시리즈인데요.

    http://www.akatsuki-novels.com/users/view/1476 일본어로 되놔서

    http://translation.infoseek.ne.jp/web.html 같은 번역사이트를 활용해서 보시거나

    작자분 허락을 득하고 번역하는 사람도 있으니 검색해서 보시거나 하시면 좋을듯 합니다.

    분기에 따라 스토리가 갈려서 본편/ 망명편/ 아름다운 꿈 3라인이 있고

    소소한 외전과 작정하고 망가지는 이전으로 시리즈가 총 5개 됩니다. 본편부터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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