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말미잘
작품명 : [왕은 웃었다]
동양풍 판타지인 이 소설의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겁니다.
비가 내리지 않는 세계
왕은 웃었다의 세계는 비가 내리지 않습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물조차 인간이 머무르면 일주일만에 말라버립니다.
어떤 인간도 생존할 수 없는 세상.
그렇기에 왕이 존재합니다.
비를 내릴 수 있는 왕, 세계에 물을 주는 신성한 존재.
나라를 세워 무엇보다 소중한 물을 주기에 어떤 행동을 해도 용서받고
사람들에게 경외받는 존재. 조금 특별한 개념으로
진왕이 있습니다만 이 부분은 패스.
왕을 섬기는 군위. 무엇보다 소중한 왕을 지키기위해 왕에게 종속된
수호자. 왕이 살면 군위도 살고, 왕이 죽으면 군위도 죽는다. 한가지
소원을 위해 왕에게 신명을 바친자.
그리고 그런 군위 중에서도 특별한 진군위. 왕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군위와는 달리, 왕을 옳은 길로 이끌 수 있는 존재.
그런 진군위를 배출하는 가문의 장자, 라야가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이 녀석과 비슷한 분위기의 다른 캐릭터라면... 보리스를 들 수 있겠네요.
어둡고, 침잠하고, 가라앉은 상처투성이 소년입니다.
군위가 되기 위해 진곡 이라는 나라의 왕궁에서 1년동안 있었다는 부분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이 소설에선 다른 인물들도 많이 나옵니다. 세계관을 알게 해주는 열쇠인 '무무'나
왕의 힘을 지닌 안하무인의 공주 '첸첸' 등 개성이 강한 인물들이.
제가 주목한건, 이런 인물들 틈에서도 라야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입니다.
분명 개성적이고 중요한 인물들인데도, 그들의 존재 사이에서 네거티브한 라야가
묻히지 않는 이유는, 라야가 중심이 되는 이유는 그들이 라야의 상처를 드러내고
동질감을 느끼고 후벼파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계속 라야의 상처를 건드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라야'에게 독자들이 동질감을 느낍니다.
라야가 슬퍼하면 슬퍼하고,
라야가 분노하면 분노하는.
게다가 꼬이고 꼬인 사건 관계, 치밀하게 짜인 이야기 속에서 라야는
더욱 상처받고, 그런 라야에게 독자들이 더욱 빠져들게 됩니다.
인물이 인물을 심화시키는 그 전개에는 정말... 마음이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끌릴 수 밖에 없다고 해야 하나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별 것 아니라
생각했던 글이 사람의 마음에 잔잔하지만 넓게 파문을 드리웁니다.
무뚝뚝한 설명, 하지만 거기에 아릿한 감정이 존재하는,
마치 주인공의 성격과도 닮은 글입니다.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기대해봅니다.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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