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1문자 살인사건 11文字の殺人, 1987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민경욱
출판 : 랜덤하우스코리아
작성 : 2010.03.17.
“공짜란 없는 법이다.
인간으로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기에,”
-즉흥 감상-
‘히가시노 게이고 이어달리기’라는 것으로, 다른 긴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인간이라는 동물에 대한 짙은 회의를 먼저로, 지난 어떤 사건과 관련된 이들에게 보내는 ‘증오로 타오르는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적었다는 누군가의 독백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누군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 말하는 애인과 함께하고 있는 여인이 이야기의 바통을 받게 되었다는 것도 잠시, 그런 그와의 만남에 대한 지난 시절을 회상하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되는데요. 만난지 2개월이 된 어느 날. 형사가 찾아와 그의 죽음을 알려주게 됩니다. 그리고 장례식에 이어 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어떤 의문점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그것과 함께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추리소설가가 직업인그녀의 ‘직감안테나’가 작동하기 시작했기에, 애인의 죽음과 1년 전에 있었다는 ‘사고’의 진실을 추적하게 됩니다. 하지만 죽음의 행진은 멈춤 줄을 몰랐고, 심지어는 그녀에게까지 그 손길이 뻗어오기 시작했는데…….
처음 읽어 들어가면서는 ‘설마 1816년에 있었다는 ‘메두사호의 뗏목 The Raft of Medusa’이야기를 재각색하고 마는 것인가?!’라며 긴장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진실을 추적해나가면서는 ‘헉! 설마 ‘유주얼 서스펙트 The Usual Suspects, 1995’마냥 전혀 범행이 불가능 할 것 같던 저 인물이 범인은 아니겠지?’라며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는데요. 결국 드러난 정답은, 으흠.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진지한 물음표와 함께 위의 즉흥 감상을 만들게 했습니다.
네? 방금 언급한 ‘메두사호의 뗏목’은 뭐냐구요? ‘신비한TV 서프라이즈’를 즐겨보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기억하실 내용으로, 배가 난파되어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으로 그중 한 사람을 꿀꺽 해버렸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은 작품의 제목인데요. 이번 작품을 통해 그것을 연상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직접 책을 통해 느껴 봐주셨으면 해보렵니다.
아무튼, 마침표에 이어 ‘옮긴이의 말’을 통해 생각해보게 된 것이지만, 어떤 극한의 상황 속에서 윤리적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다들 올바른 선택 앞에서 주저하고 있어도 자신만은 그것을 해낼 수 있다면, 그 희생에 대한 대가로 우리는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인가요? 실제 그 상황과 입장에 서 있지 않는 이상은 신사답게 ‘무소유 정신’을 통해 대가를 바라지 않노라 말 할 수 있겠지만, 평범한 정신을 가진 자가 순간 어떤 영웅이나 신과 같은 절대적인 입장에 놓이게 되었을 때. 그 과도한 스트레스의 대가로 무엇이든 받을 수 있게 된다면,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무엇을 말할 수 있을 것인가요? 아아. 모르겠습니다. 나쁜 사람이 되고자 마음먹은 시점부터 어떤 부탁을 요청해오는 이들이 있을 때마다 ‘당신은 그 대가로 나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 것인가?’라며 ‘조건부 방어막’을 펼쳐두고 있는 중인데요. 굳이 안 해도 될 일이며, 그만큼이나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일을 ‘그것을 할 줄 아는,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당연히 해줘야한다는 식으로 나오시는 ‘대머리 본성의 소유자’분들! 죄송합니다! 이 기록을 기점으로 저 또한 탈모예방의 마음을 가질 것이기에, ‘배신자’가 될 것임을 다짐해보는 바 입니다! 크핫핫핫핫핫핫핫핫!!
진정해보며, 아는 만큼 예상된 기대의 배반이라는 반전(?)을 마주해보았다는 점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는데요. 계속해서는 작가분의 다른 작품인 소설 ‘범인 없는 살인의 밤 犯人のいない殺人の夜, 1990’을 집어 들어 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TEXT No. 1173
[BOOK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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