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허담
작품명 : 무천향
출판사 : 청어람
허담님의 무천향이 완결이 되었습니다. 이 무천향이란 소설은 격렬함은 없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밋밋하고 지겨운 소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오히려 담백한 맛이 났습니다. 적절한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전에도 이 글은 30대를 위한 선물이라고 감상을 쓴 적이 있는데 딱 그런 느낌이 듭니다.
크게 기복이 없고 변함없이 흘러간듯한 느낌이 듭니다. 주요 인물의 나이도 10대에서 시작해서 지금 끝에 와서는 30대에 이르렀죠. 작중의 인물들의 연령대도 그렇고 지금 장르소설의 유행과는 다른 대치점이 있는 글이라 생각합니다. 각 권마다 뭔가 빵빵 터뜨리는 장면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글이 그저 평탄하게만 흘러 간다는 건 아닙니다. 글이 흐르면서 빠르게 흐르는 부분도 느리게 흐르는 부분도 있습니다.
중간 중간에 나오는 수련 장면이 상당히 길었죠. 그 때문에 글이 늘어지는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이 글의 완급 조절을 위한 장면이었으니 말입니다. 그 느린 흐름이 계곡에서 흘러 내려온 시내가 큰 강물을 만나 유속이 느려지듯 적절했다고 봅니다.
이 일의 흑막과의 대결은 조금 허무한 듯 하지만 그게 그렇게 허무하게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 글 중반부 부터 그 인물과의 싸움이 이야기의 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말입니다. 꼭 산을 부수고 강을 허무는 그런 경천 동지한 싸움이 나와야 글이 재미있는 것이 아니니 말입니다.
이야기의 여운을 잘 살린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마지막 에필로그의 여운도 적절했고 말입니다. 무천향의 사람들이 과연 자신들이 목적했던 곳에 정착했을 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갔을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이야기에 나오는 파소의 모습과 무천향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 억지로 강요된 은거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은 욕망을 가진 존재니 말입니다. 인간의 선한 모습도 악한 모습도 인가을 구성하는 모습이니 말입니다. 이 무천향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허담 자체의 매력을 잃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여태까지 나온 글 중에 가장 나았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그저 그랬다는 사람도 있을 것 입니다.
전 이 무천향이 상당히 매력적인 글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모습은 제 각기 다릅니다. 장난이 심한 사람, 과묵한 사람, 착한 사람, 나쁜 사람 등 각 사람 마다 다른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장르 소설에서 이런 진중함으로 승부를 보는 글은 드뭅니다. 가벼운 글이 많죠. 물론 가볍다고 나쁜 글, 재미없는 글이란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사람인 이상 똑 같은 음식만 먹으면 질리기 마련이죠. 그런 가벼운 글이 많은 와중에 이런 다른 색을 지닌 글이 반품도 되지 않고 나름 좋은 성적을 올렸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이 무천향이란 글은 지금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점은 허담이란 작가의 다음 글도 멋질 것이란 걸 보여 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무천향을 좋게 보신 분은 이 분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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