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흑로
작품명 : 북해일도
출판사 : 뿔미디어
중간에 큰 미리니름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참 마음에 드는 무협 소설을 보았다. 요즈음 무협의 한 주
류를 이루고 있는 먼치킨 작품들을 보면 재미는 있지만 무엇인가 빠
진 거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작품들이 적지 않게 있다. 그런 작품들은 고난무쌍하지만 소소한 기쁨이 있는 인생을 산다기 보다는 마치 힘은 쎄지만 정신은 성숙되지 못한 드래곤이 유희를 즐기는 것
같은 삶을 보여주느 느낌을 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북해일도는 소년이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여실없이 묘사하고 있어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해준다.
이야기는 주로 주인공인 유소락을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사실 소락이 만나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면이 많다.
기구한 운명을 산 소락의 형 유한추, 역시 순탄치 못한 못한 삶을 산 아버지 유직,
행복했어야 했던 여인 임소령, 고독에 중독 당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작은 어둠의 부분에 먹혀버리고 자신의 행위에 의해 주변인들을 모두 불행하게 만들지만 그것을 감당할 수 없는 진유동,
부모가 죄인이기에 열 세살에 집에서 쫓겨나 복수에 기대 삶에 의지를 얻다보니 복수를 할 대상이 없으면 살 수 없게 된 호현도, 첫 눈에 반한 여자를 지켜주려다 얼굴의 반에 화상을 입고 집안의 원수인 두 가문에 복수하기 위해 외로운 복수의 길을 걷는 양비인,
원한이 원한을 낳은 선대 스승들의 한을 푼 대협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무상귀 조비, 스승의 삶 쫓아 강호제일적 일마(一魔)를 잡기 위해 자신의 목숨도 초개처럼 여기는 무주 스님.
등등 주인공 소락은 강호에 나가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작은 기쁨들과 명성, 슬픔, 분노, 비극, 죽음들과 만나면서 성장한다.
북해일도가 공감을 주는 건 구무협에 가까운 과장이 적은 무공수위들과 등장인물에 대한 묘사가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인물들의 심리와 사건들의 상황 묘사는 겉멋을 들인 멋드러진 묘사가 아닌 어색하지 않고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작가의 묘사가 뛰어난 것인지 알 수 없게 만들 정도이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묘사가 1권부터 5권까지 물 흐르듯 이어져 있어 거부감을 느끼게 하지 않으며 특히 중간중간에 의미가 없어보이지만 그 상황에 생각해 봤음직한 그러한 심리묘사들이 소설을 더 맛깔나게 해준다. 아마도 작가는 심리 묘사를 위해 상상으로 작품 속의 상황에 여러 번 들어갔던 거 같다.
비극적인 인물들이 많긴 하지만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두운 것은 아닙니다. 정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인 듯 하네요.여름이 끝나고 곧 가을이 시작되는 이 시기에 소년이 어른으로 성장하게 하는 삶들을 만나 보는 건 어떨까 하면서 북해일도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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