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장경
작품명 : 천산검로
출판사 : 뫼
밑에도 적어두었지만
사실 저는 장경님 글은 그다지 재밌지 않았습니다. 이건 뭐 무공도 약하고 기연도 없고 붕가붕가도 없고(당시 저에게 넘버1은 와룡강님....[퍼억])...
그러다가 <빙하탄>을 보고 감동 먹어서 장경님 글에 빠져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다가 운좋게 헌책방에서 권당 300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으로 건진 것이 바로 <천산검로>입니다.
이거 보고나서 저는 더더욱 장경님께 감탄했습니다.
저에게 장경님의 탑은 천산검로 아니면 빙하탄이 서로 치열하게 뺏고 뺏기는 중입니다.
<천산검로>는 '공동파'가 등장합니다.
언제나 구파일방에 들어가는 소림, 무당, 화산 등과는 달리 툭하면 빠지는 공동파.
곤륜파는 그나마 멀어도 신비감이나 있지....
종남파는 그나마 군림천하로 뜨기라도 했지...
아미파는 여인문파라는 특징이라도 있지....
청성, 점창은 안쪽에라도 있지...
공동파는 구대문파 중에서도 이미지가...
늑유온은 공동파의 제자로 들어와서 그 뛰어난 근골과 오성에 윗배분의 어른들이 감탄하여 공동파를 일으켜세울 일대기재로서 희망을 걸고 수련을 시킵니다.
과연 또래에 적수가 없을 정도로 성장하는 늑유온.
그러나 그는 몇개 문파가 손을 잡고 산적들을 소통하던 작전에서 갑자기 타 문파에 검을 휘두르고 스스로 파문을 청합니다.
그리고 몇년....
공동파는 변방의 신진세력들에 의해 점차 타격을 받아갑니다.
장문인은 파문을 청하며 은거중인 늑유온에게 천산으로 갈 것을 명하고...
주인공은 늑유온이지만 또한 공동파입니다.
공동파 킹왕짱 무적최강!이 아닙니다.
공동파는 실제로 계속 깨지고 나중에는 엄청난 타격도 받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이렇게 공동파가 멋지게 나온건 처음 봤습니다. 단순히 쎄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명문정파란건 이런거구나...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대사형의 죽음을 알리면서 늑유온에게 분노를 퍼붓고 떠나는 친우와 그에게 울부짖는 늑유온...
그들 사형제가 얼마나 친분이 두터운지는 잘 나오지 않았지만 그 장면만으로도 그들간의 정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회류동에서 현음교와 공동파의 일이 나올때....
아주 이 부분에서 뻑갔습니다.
옛날 일이 회상되는 것도 아니고 설명문일 뿐이었는데... '우, 우왓!' 싶었습니다.
엄청 멋진 일도 아니었습니다. 폼나게 천하를 뒤흔든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이런 문파를 무슨 수로 무너뜨린단 말인가.'라고 생각했습니다.
회류동 이야기로 공동파의 영원한 빠돌이가 된 늑유온.
저 역시 이것 때문에 한동안 공동파 만세~! 였습니다.
마도욱이 늑유온을 질책할때...
이때 마도욱의 포스란...
'엉엉~ 엄마가 당근 안 먹으면 나 용돈 안 준데~'라면서 삐뚤어져서 삥뜯던 1학년을 6학년이 '이 자식이!'라면서 으르릉 거리는 듯한....
어....-_-; 이, 이건 아니고...흠흠...
장로들이 제자들을 조사동에 넣고 문을 닫아버릴때....
쿵! 쿵! 거리면서 제자들이 문에 어깨를 부딪혔다는 그 부분에서 다시 움찔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부분이고 별것 아닌 부분이지만 그 부분에서 당장이라도 뛰쳐나가서 함께 죽고 싶은 제자들의 마음을, 그리고 그런 제자들을 지키고 싶은 사부들의 마음이 다가오더군요.
늑유온이 조사동을 다시 열고 나서 이런 저런 일을 진행하고 사숙도 데려오라고 하는 부분들에서...
'신월초등학교 놈들, 공동초등학교의 진면목을 보여주마. 교무실까지 엎어버리겠어.'라고 으르릉거리는 늑유온의 모습이....
어...-_-; 이, 이게 아닌데...
아무튼...
그때마다 울컥! 하는게 정말이지 이런 모습이 명문의 힘이구나...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가끔 구파일방의 제자가 주인공이어서 그 문파가 비중있게 나오는 글을 본 적이 있지만 문파 자체가 이렇게 멋져보인건 <천산검로>였습니다.
ps - 그런데 '장풍파랑'에서 속가제일인이라고 불린 이가 그런 칭호를 얻게 된 것이 구대문파 고수랑 붙어서 무승부를 이루자 '오오오, 속가인이 이렇게나! 그대는 속가제일인이다!'라고 했기 때문이라는게 정말인가요?
.....구대문파 킹왕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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