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아오야마 나나에 (정유리 옮김)
작품명 : 혼자 있기 좋은 날
출판사 : 이레
<혼자 있기 좋은 날>은 내가 스무 살때, 그러니까 작년에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산 책이다.(200페이지 남짓한 책인데, 무려 1년이나 걸쳐서 다 읽었다. 그간의 게으름에 나도 놀랄 지경이다.)
당시 나는 나름의 복잡한 사정과 재수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꽤나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그러던 차에 눈에 들어온 것이 이 <혼자 있기 좋은 날>이라는 책이었다.
사실 마지막 장을 덮은 지금에서야 생각해보건데 <혼자 있기 좋은 날>은 나 같은 남자보다는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여자들이 읽어보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주인공이 여자이고, 또 그 주인공의 곁에 있는 사람은 할머니라 여자들이 읽는다면 남자보다 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렇다고 남자가 읽지 말아야 할 책은 아니다. 사회로의 첫 발을 내딛어야 하는 스무 살 젊은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 읽어봄직한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혼자 있기 좋은 날>에서 여주인공인 치즈는 학생이라고 부르기도, 사회인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위치에 있는 스무 살의 젊은 여인이다.
엄마와 단둘이 살던 치즈가 엄마의 유학을 계기로 도쿄에 혼자 사는 먼 친척 할머니 깅코에게 얹혀 살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대학을 포기한 치즈는 백만엔 저금하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여러가지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 사이에 연애도 하고, 이별도 경험하면서 치즈는 깅코에게 투정을 부리고, 심술을 부리면서 좀 더 성숙한 인간으로써의 성장을 한다.
치즈는 컴플렉스가 심하다. 치즈는 주변사람들이 자신을 어둡고, 불친절하게 생각해서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라는 때론 자학에 가까운 자기비판으로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자신이 가진 컴플렉스를 더욱 심화시킨다. 이러한 치즈의 유일한 안식처라면 자신이 조금씩 훔친 것들을 모아논 박스랄까?
치즈는 자신이 훔쳐 모은 것들을 보며 자신이 맺었던 인간관계에 대해 추억하고 그리워하며 자신이 혼자였던 것이 아님을 상기하고 마음을 위로한다.
바쁜 사회인들의 일상을 동경하면서도 선뜻 한 발 내딛지 못하는 것은 치즈의 이러한 마음들 때문이다.
현실도피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치즈는 깅코로부터 응원 아닌 응원을 받으며, 마음의 안식처였던 물건들(훔쳐 모은 것들)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으면서 사회로의 첫 발을 내딛게 된다.
<혼자 있기 좋은 날>을 읽다보면 어느덧 공감하고,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스무 살에 찾아오는 고민들은 역시나 같은 것일까.
나는 이 책에서 도전과 안주라는 문제를 찾아냈고, 또 생각할 수 있었다.
여러분은 이 책에서 어떤 것에 공감하고, 어떤 것에 대해 고민할까? 또 어떤 문제를 발견하고, 그에 대한 어떤 답을 내릴 수 있을까?
스무 살, 철없던 열아홉에서 하나를 더 했을 뿐인데, 사회는 스무 살에게 새로운 것들을 보여줌과 동시에 여러가지를 요구한다.
사회가 보여주는 새로운 세상에 용기를 얻어 도전하고,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혹은 용기를 잃어 방황하고, 안주하려는 사람들에게 본문의 한 부분을 소개하면서 내 짧은 감상을 끝마칠까 한다.
"할머니, 세상 밖은 험난하겠죠? 저 같은 건 금방 낙오되고 말겠죠?"
"세상엔 안도 없고, 밖도 없어. 이 세상은 하나 밖에 없어."
- 치즈가 사회에 한 발을 내딛기 전, 깅코와의 대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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