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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32 한신0
작성
07.09.25 17:58
조회
1,038

작가명 : 다카노 가즈아키

작품명 : 그레이브 디거

출판사 : 황금가지

어제 남는 시간을 이 책으로 보냈습니다. 아아, 좋은 책에 시간을 빼앗기는 건 즐겁다는 걸 다시 한 번 더 깨달았습니다.

길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아, 그래서 더욱 좋은 영화 한편을 본 것 같은 기분이기도 합니다.(작가소개를 보니 작가분이 영화쪽의 일을 전공했으며 각본가로 일하던 분이더군요.)

이 책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잡힐 수 없는 사정을 지닌 채, 여러 사람들에게 쫓기는 남자의 스릴넘치는 도주극이 있고,

형사들도 엽기적인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여기저기를 뛰어다닙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옵니다. 경찰 내의 세력 싸움, 마녀재판, 정치가들의 암수, 사상과 세뇌...

그리고 기다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일부를 희생해줄 사람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살해하는 이가 있습니다... (아아, 나중에 이걸 한 번 소재로 무언가를 쓰고 싶어지더군요.)

이 책에는 비장미 넘치는 장면과 감동이 느껴질만한 장면도 존재합니다. 순간적으로 등골이 싸늘해질만한 장면 또한...

(쓰다보니 쓸데없이 본문의 부문들을 많이 넣어버렸습니다... 퍽!)

1. 쫓기는 자

32살이지만 10살은 더 늙어 보이는, 대부분 이 사람은 악당일거야 하게 되는 험악한 외모의 범죄자. 야가미... 중학생부터 시작한 작은 범죄는 그를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사기와 공갈로 사람들을 등쳐먹는 소악당...

그런 그가 스타가 되어 불우한 현실을 바꾸고 싶어한 여고생들의 꿈을 이용한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골수이식 등록이란 것을 알게 된 후 새로운 삶을 살아보고자 골수기증자가 됩니다.

운명의 날, 골수이식수술의 전날, 야가미는 모든 것이 잘 될거라 믿으며 집을 나섭니다.

병원에 가기 전에 수술 후에 병원에서 지낼 동안의 여비를 빌리고자 야가미는 자신의 명의로 등록했으나, 범죄자들의 특별한 사정상 자신의 지인이 살고있는 곳에 찾아갑니다.

그러나...

-"기절한 채로 삶았다는 거야?"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신에 괴상한 장난을 쳐 놨습니다."

"무슨 장난?"

"양쪽 엄지 손가락과 엄지 발가락이 엇갈려 묶여 있었습니다. 피해자가 의식을 되찾았더라도 욕조에서 나오지는 못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목덜미에 십자 모양으로 칼로 그은 상처가 나있었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도쿄에서 연속으로 벌어지는 엽기적인 살인.

일생일대의 대사건에 휘말린 야가미는 목숨을 건 도주를 벌이게 되는데...

- "야가미씨, 설마 격한 운동을 한 건 아니겠죠?"

"수영만 조금 했어. 한 50m?"

"겨우 그 정도로 그렇게 지쳤다구요?"

"자전거도 탔어. 그리고 좀 뛰었지."

"... 철인경기라도 나간 거예요?" -

그는 쫓깁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상한 이들이 그를 덥쳐오고, 연쇄살인의 중요참고인으로 지명되어 경찰이 추적해옵니다.

심지어 수상한 집단과의 대치 중에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벌이는 살인현장을 목격하게 되는 야가미.

야가미는 절대 잡힐 수 없습니다. 경찰에게조차도 잡히면 이런저런 일로 시간을 맞출 수 없게 됩니다. 그는 경미하지만 다섯번의 사기공갈 전과가 있고, 피해자의 집중 하나는 그의 이름으로 되있습니다. 자수하더라도 경찰이 병원에 보내 줄 확률은 낮습니다.

만약 그가 시간 내에 병원까지 가지 못하면... 한 생명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쉴 새 없이 뛰면서도 야가미는 감기에라도 걸리면 수술에 차질이 생겨 큰 일 날 처지입니다.

계속해서 피하고 도망치면서 여비는 떨어져 나가고 무기는 맨주먹 뿐. 자신이 왜 이런 일에 휘말렸는지 의문을 풀어줄 실마리는 지인의 노트북. 그러나 그는 기초의 기초 밖에 모르는, 워드프로세스나 잠깐 써본 경험이 있는 컴맹.

그에게 있는 것이라곤...

- "후루데라 경장님께서도 그놈을 아십니까?"

"소년부에 있을 때 상대했더랬죠."

"꽤 속 썩였죠?"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단, 녀석을 만만하게 봤다가는 큰코다칩니다. 녀석은 강력범이 아니라 지능범입니다. 특히 도주할 때 그 능력을 발휘하죠. 범죄자 도주 열림픽이라도 열린다면 녀석이 틀림없이 금메달을 딸걸요." -

예. 오직 잔머리입니다. 주위의 사물을 철저하게 계산하여 이용하는... 하지만...

- 빨리 잡혀 다오. 후루데라는 애간장이 탔다. 시간은 이미 오후 11시 58분이다. 2분만 있으면 날짜가 바뀐다. 만일 그때 야가미가 아직 도주 중이라면.......

"경시청에서 각 부서에 알린다. 1분 후, 12월 1일자를 기준으로 권총 취급 규범이 개정된다 ... 예고나 위협사격 없이 발포할 수 있다. ..."

...끝이구나. 도쿄의 한복판에서 카 체이스를 펼쳤다가는 총을 맞아도 할 말이 없는 시대가 왔다. -

야가미는 다음날까지 무사히 병원에 도착할 수 있을까요?

아니, 살아남을 수나 있을까요?

- 이 아래는 어느 정도의 누설(40%?) -

2. 수사하는 자

~한 중년이 가슴에 칼을 찔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목격자들의 증언으로 용의자가 잡히지만 용의자는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시체는 발견되지 않아 결국 살인죄까지는 보류됩니다.

그런데 1년 3개월 뒤, 어느 호수에서 수질검사를 하다가 방금 죽은 듯한 시체가 발견되는데 그는 바로 1년 3개월 전에 살해되었다던...

그리고 며칠 뒤, 의과대학에서 보관 중이던 그 변사체가 사라집니다.

수사부와 보안부의 협력부인 감찰부에서 사체가 도난당한 것에 경찰의 개입이 없는 지 조사합니다만... 결국 경찰과는 관련없는 것으로 판정되어 시시하게 끝나버립니다. 그러나...

~수사부와 보안부의 갈등,

시민의 안전을 위해 살인이나 절도 등의 일반적인 형사사건을 다루는 수사부.

사상범, 첩보원, 사교 집단 등을 상대하며 국가의 체제를 보호한다는 보안부.

보안부의 경찰은 경찰임에도 경찰 명단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몇몇범죄는 위에서 눈감아주도록 합니다. 심지어는 본래의 임무가 아닌 정치세력끼리의 견제용으로도 이용되고, 그외에도 여러 역사적이 이유로 수사부에서는 보안부를 좋게 보지 않습니다.

도쿄에서 연쇄살인사건이 터지자 서로 협력하게 되지만, 그 도중에 보안부에 수상한 낌새가 잡히는데...

- 누설 30% -

3. 살해하는 자

몇시간 사이에 도쿄에서 4명이 연속해 죽어나갑니다.

갈수록 수법은 잔인해지고...

2명의 사체를 발견한 시점에서 경찰은 피해자들 간의 연관성을 조사하는 한편, 살인범의 살인수법은 그것이 오래 전 유럽을 휩쓸었던 마녀재판의 일종임을 알아냅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젊은 관리관 오치총경은 서양종교학 교수를 찾아가는데...

- "그레이브 디거요?"

"네. 영어로 '무덤을 파는 자'라는 뜻입니다. 마녀를 박해하는 분위기가 영국에 미칠 무렵에 이단 심문관들이 누군가에게 학살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어요. 마녀재판과 똑같은 고문방법으로 말이죠. 여기에 겁을 먹은 이단 심문관들이 마녀사냥을 자제하지 않았나 하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와서는 사건의 진상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사람들은 고문당해 죽은 자가 무덤에서 살아나서 자기를 죽인 자들한테 복수한 거라고 수군댔습니다. 그리고 이 부활한 死者를 '그레이브 디거'라 불렀답니다."-

-밤의 묘지를 배회하는 망토를 걸친 검은 그림자, 머리를 감싼 두건의 그늘 속에서 두 눈동자만 형형하게 빛나고 있다. 양옆에 내린 두 손에는 각각 활과 전투용 도끼를 쥐었다. 그리고 삽화 밑에는 The Gravedigger라고 적혀있다.-

양팔과 양다리를 엇갈려 묶고 십자표시를 남기는 것, 다리에 무거운 것을 달고 높은 곳에서 던지기, 그리고 이단 심문관의 고문에는 없는 그레이브 디거 특유의... 눈에 보이지 않는 지옥불...

그리고 그것은 그 위에 서있었다. 검고 커다란 묘비와 같은 모습으로.

- 누설 60%? -

4. 구하려는 자

야가미는 부모라는 이름의 괴물에게 도를 넘는 폭행을 당하고, 너는 아무 쓸모도 없다는 모욕 만을 들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사회의 어둠 속에서만 머물던 그에게 기회가 다가왔습니다. 부모의 모욕을 부정하고 지금까지의 악행들을 만회할 찬스가.

목숨을 걸고 도박할 때입니다. 갈 길은 가까워지다가도 멀어지고, 장애물은 점점 늘어납니다.

그것들을 뛰어넘기 위해선 차가운 물에 몸을 던지고, 달리는 열차를 강제로 멈춰세워 뛰어내리고, 남자의 급소에 타격을 입더라도 일어서서 생전에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서커스 곡예라도 해내야 할 판입니다.

그 고생 속에서 야가미는 바랍니다.

되도록이면 그의 골수를 받았으면 하는 사람이 아이이기를...

부모의 사랑을 많이많이 받고 있는 아이이기를...

무덤에서 돌아온 복수자, 그레이브 디거의 전설은 사실 작가분의 설정이라 하더군요.

읽는 동안 '오오'하면서 검색해봐야지 했는데;;

그외에 이 작가분 사전답사까지 철저히 해서, 한군데의 가게이름을 빼면 모두 실제로 있는 곳이라 합니다.

실제 거리는 30km이지만 빙 둘러가느라 60km를 이동했다고 하더군요.

이 책의 교훈중 하나라면 얼굴 보고 사람 판단하지말자일까요?

악당의 얼굴을 가진 사람이 선인일 수 있으며,

탐관오리의 얼굴을 가진 사람이 실제로는 청백리일지 누가 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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