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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 그의 작품세계와 마야

작성자
Lv.1 風운
작성
07.05.05 11:06
조회
3,084

작가명 : 설봉

작품명 : 마야

출판사 : 청어람

(문장의 특성상 설봉님에 대한 존칭은 생략했습니다. 이해바랍니다..)

설봉.. 과거 뫼사단의 시절부터 눈여겨보아온 작가중 하나이며, 사신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을 모두 소장하고 있을만큼 매력적인 작가중 한명이다. 거창한 제목으로 시작하긴 했지만.. 그가 걸어왔던 길과 그의 작품들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 마지막으로 마야에 얘기로 마무리를 지으려고 한다.

설봉.. 그는 신인들의 등단이 활달이 이루어진 그 시점에 암천명조라는 이름의 소설로 처음등장한다. 그의 작품이 다른 작가들과 다른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진중함이다. 그가 지금까지 그려온 주인공들은 모두 사연을 안고있고, 비장미가 넘친다. 가볍고 활발한 주인공은 없다. 그리고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생사넘나드는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성장한다. 그리고 치밀한 머리싸움과 기막힌 복선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금할수 없게 하는 매력이 있다. 어쩌면 수많은 작가중에서 무협이라는 장르의 분위기중 하나인 비장미를 가장 잘표현할수 있는 작가가 아닌가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중 하나가 설봉표라 일컬어지는 작품의 용두사미의 결말을 아쉬워한다. 물론 처음부터 그를 보아온 필자역시 그 점에 대한 반론을 제기할수는 없다. 하지만 이부분에 대해서만은 나름대로 이유를 분석할수 있다.

뫼사단시절의 설봉은 특이한 소재를 많이 다루어왔다. 기막힌 인물묘사와 유려한 필력을 자랑하던 좌백의 등단이 있긴했지만, 소재면에서 특이하다 대단한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다. 단지 이전에 이루어지지 않았던 인물들간의 묘사나 특유의 필력이 그의 장점이었다면.. 설봉은 이전 소설에서 흔히 다루어지지 않았던 소재를 많이 꺼내려 했다. 그리고 그는 절대로 크게 바라보지 않는다. 무슨얘기냐 하면...중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무대가 펼쳐져 있지만.. 그보다는 작은것에 집중하고 자세하게 그리는 것이 그의 장점이다. 즉 뭉텅거려 표현하는 것보다는 대도록이면 세세하게 자세하게 묘사하는게 그의 특성이자 장점이다. 그리고 그의 이런 특성은 최근작인 마야에까지 그대로 들어난다.

그의 처녀작인 암천명조는 그의 특성이 묻어나긴 했지만, 당시의 다른 신인들과의 차이점은 별로 발견하지 못한 범작이라는게 개인적인 평가다. 즉 용대운의 독보건곤류의 느낌이 묻어난다고 할까?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할것은 이 작품이 처녀작이라는 것이다. 그의 처녀작인 암천명조는 분명 그의 장점을 그에 대한 기대를 가지기에 충분히 재미있는 소설이었다는 점이다. 요즘와서는 그때작품을 꺼내보면 아직 미숙한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그만의 느낌이 묻어나와 새롭게 해준다. 하지만 요즘의 그 어떤 작가의 작품보다 못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그리고 그의 두번째 작품은 독왕유고부터 그의 장점은 하나둘 발휘되기 시작한다. 독왕유고는 강자의 횡포속에서 어렵사리 살아남은 주인공의 복수아닌 복수를 담고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무공보다는 독술을 중심으로 얘기를 끌어가고 있다. 그리고 앞서 얘기했듯이 그는 이런 저런 인물들이나 상황들을 집어넣어 의미없이 스케일을 키우기보다는 당문과 주인공에 집중하고.. 얘기를 끌어간다. 그리고 그의 특성중 하나인 뛰어난 심리묘사와 복선은 서서히 모습을 들어내기 시작했다. 또한 그의 특성중 하나인 비중미역시 발군이다.

그후 다른 무협소설과는 괴를 달리하는 산타, 무공이 아닌 진식을 주로 끌어올렸던 천봉종왕기, 다른 소설에서는 조연이었던.. 그리고 사자후에서 무대가 되는 해남파를 최초로 그린 작품인 남해삼십육검. 신체적인 상황을 극복하며 살아남기위해 발버둥치는 수라마군. 그리고 최고의 무공을 만들기위한 집념과 가문을 되살리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게 표현됐던 포영매... 출판계가 대여점위주로 개편되기 전의 그의 작품은 이렇듯 매력적이고 강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 많다. 하지만 일정기간의 휴식아닌 휴식후 그가 보여준 작품들은 그 이전의 작품들과는 좀 다른 길을 걸어간다. 그리고 그는 몇번의 시행착오를 걸치며 또 다른 경지로 들어서고 있다. 이제 그 얘기를 해보자...

그가 오랜만에 모습을 들어내고 보여준 작품은 바로 사신이다. 그전까지 4권~5권정도의 규모의 소설을 써내던 그가 오랜만에 10권짜리의 소설을 쓰게된것이다. 사신.. 재미있다. 수많은 작품을 써오고 나름대로 인생의 경험을 얻게되고, 작가로써의 내공이 쌓인 그의 손에서 펼쳐지는 작품이니 그 재미는 충분하다. 단지 많은 이들이 언급하기 시작하는 용두사미라는 단어를 얻게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사신은 분명 재미있지만.. 아직 설봉이라는 작가는 10권이상의 규모의 작품을 쓸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느꼈고, 그의 특성상 완결된 작품이 아닌 진행중인 작품이 출판되는 현재의 상황에 어울리는 작품을 쓰는 작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절감했다면 이상할까? 따라서 난 이 작품을 설봉의 적응기.. 혹은 시행착오라고 말한다. 사신은 분명 나름 설봉이라는 작가의 특성과 여러가지 장점이 녹아든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같은 상황의 연속과 해피엔딩보다는 약간은 어두운 결말을 좋아하는 그의 특성이 묻어나 조금은 김빠지는 작품이 되어버렸다. 물론 추혈객이라는 4권짜리 작품을 내놓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이 작품은 항상 새로운것을 추구하던 그와는 달리 조금은 특성을 찾기 힘든 범작이다. 물론 나름대로 재미를 찾을수는 있었지만...

사신후에 그가 내놓은 것은 대형설서린이다. 왜 이런 작명을 했는지 솔직히 의문이지만... 사신이후 그가 얼마나 고심을 했는지 느껴진다. 즉 사신은 이전의 그와는 달리 스케일을 제법 넓혔다. 그로인해 자신의 장점중 하나였던 세세한 묘사와 잘짜여진 플렌이 조금은 희석된 느낌이 들었다면.. 대형설서린에서는 사신을 답습하지 않기위해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다. 즉 스케일을 넓히기 보다는 스케일을 좁히면서도 나름대로 그의 특성을 많이 살리고자 했다. 하지만 이것또한 그의 시행착오였다. 사실 대형설서린이 4권짜리거나 지금과는 달리 약간 작은 규모의 소설이었다면.. 과연 설봉이다라는 생각이 들만큼 그만의 특성이 잔뜩 묻어나는 소설이다. 하지만 10권이라는 소설이 그 정도의 스케일으 담기에는 너무 권수가 많다. 자연 독자로 하여금 뭔가 크게 펼쳐질것 같은 느낌을 잔뜩 주었지만.. 결국은 그게 그거였다는 김빠지는 결과를 보여주며 설봉소설의 결말은 아쉽다라는 인상을 주었다. 즉 옛날의 그의 특성은 현재의 출판상황에는 어울리지 않다는 꺠달음을 주었다면 이상할까?

그리고 사자후... 이 소설에서 역시 설봉은 한걸음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다. 즉 그는 사신과 대형설서린에서 드러난 단점을 극복하면서 자신 특유의 특성은 그대로 살리기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이보여졌다. 무공을 싫어하는 주인공이 아버지의 죽음과 약혼녀의 배신으로 무인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는 앞의 소설들의 단점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기위해 발전한다. 초반은 그의 성장모습을 보여주고.. 해남도라는 배경에 집중하며 그의 성장을 그린다. 그리고 거기서 머물지 않고, 해남도를 벗어나 스케일을 키우면서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물론 엄밀히 따지면.. 설봉이라는 작가가 지금까지보여주었던 작품들의 세계에 조금은 미흡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10권정도의 규모에 어느정도 적응하면서 자신의 특성을 잃지않은 모습을 보여준 것에 만족스럽다.물론 사신, 대형설서린, 사자후까지 다른 여타의 소설에 비해 완성도나 재미가 떨어진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재미있고, 완성도도 뛰어나다.. 단지 그가 가진 능력에 비해 모자르다는 느낌정도로 이해했으면 한다..

그리고 현재 출판중이며, 최신작은 마야.... 난 이 작품을 그가 이제는 완전히 현재의 출판상황에 적응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설봉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한가지 특성을 읽을수가 있는데.. 그에게 절대라는 말은 없다. 즉 한단계 올라서면 그 위에 다른 단계가 있고, 또 그 위에 새로운 단계가 있으며.. 그가 그리는 중원은 따뜻함 보다는 비장하고, 비열하며 음모와 술수가 판치는 세계이다. 마야를 쓰면서 설봉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이전 세작품에서 보여준 독자들의 평가에 대해 어쩌면 '정말 그렇단 말야? 흥.. 잘못봤어' 하면서 독기를 품은듯한... 모습... 마야에 이르러서는 설봉은 그이전작품에서 지적받은 단점을 매꾸기위해 노력했다면..이제는 그 점을 그대로 돌파해가는 모습이다. 많은 독자들이 그의 장점이면서도 단점이라고 지적했던 추적과 그 추척을 뿌리치는 인물들의 사투를 정말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마야 소립파는 선천적으로 무공을 익힐수없는 몸이다. 그런 그가 친구의 복수를 위해 세상에 나왔다. 그가 가진것이라고는 뛰어난 두뇌와 다른 이들이 가지지 못한 특이한 능력들... 따라서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이전에는 주인공의 뛰어남(무공)으로 이겨내고 성장했다면.. 마야에서는 주인공의 성장보다는 정말 처절하게 극한의 상황을 뚫고나가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무공을 펼치지 못하는 주인공이라는 감정이입하기 힘든 주인공을 그려냄으로써 독자들의 관심을 멀어지는 것을 막기위해 그 주변인물들의 성장을 그린다. 환타지와 무협의 특성을 구분짓는다는게 힘든일이지만.. 그래도 힘들게 구분짓자면.. 바로 환타지는 파티중심의 느낌이라면 무협은 주인공중심이 되는 느낌이다. 그런데 마야에서는 주변의 성장을 도우면서도 주인공인 소립파의 존재감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긴장감을 유지한다. 더욱이 결말을 쉽게 유추할수 없는 상황도 발군이다. 즉 마야는 그동안 2%부족했던 작품들을 딛고 선 완벽한 설봉표 무협이다. 물론 완결되지 않은 현재의 상황에 이런 단언을 한다는게 우습지만.. 설사 후반이 생각만큼 따라와주지 못한다하더라도 마야는 이제 제대로 설봉의 능력을 보여주는 소설임에는 틀림이 없을것이다.

중간에 약간의 공백(작가의 투병이라고 알고있음)이  있긴 했지만, 1권부터 5권까지 다시 읽어보면 이런 느낌은 더욱 강해진다. 물론 지금까지 그 어떤소설보다 더 처절하고 무겁게 만드는 작품이긴 하지만.. 그래서 그들의 성장이 더 달콤하고 희열마저 느낀다. 더욱이 단순히 어려운 상황과 그 어려운 상황을 뚫고나가는 모습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특별한게 있다. 모든 것들이 잘 짜여진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인다고나 할까? 아무튼 한국무협계에서 필자가 신뢰하는 몇안되는 작가중 하나인 설봉의 마야는 커다란 즐거움임에는 틀림이 없다.


Comment ' 13

  • 작성자
    레바르
    작성일
    07.05.05 12:33
    No. 1

    사신은 모르겠지만 추혈객에 대한 평가는 당시의 출판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평가인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설봉님이 직접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추혈객도 장편으로 기획되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출판 상황이 안 맞아서 4권으로 끝나게 되었죠. 당시 추혈객을 보다가 여기서 끝날 때가 아닌데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후에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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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風운
    작성일
    07.05.05 13:35
    No. 2

    레바르님의 의견 잘 봤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네요.. 우선 정말 레바르님의 말처럼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고.. 그건 변명일뿐입니다. 장편으로 기획했지만.. 출판사의 사정(드래곤북스)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래서 평가는 달라져야 한다? 웃기지 않나요? 전 레바르님처럼 설봉님의 생각을 직접 들을수 있는 기회도 없을뿐더러 대부분의 독자들역시 마찬가지로 작가분의 의도나 생각을 직접 들을기회가 없습니다. 그리고 제 평소 소신이 작가는 작품으로 얘기하는것인지 그에 따른 변명이나 상황자체를 이해받으려고 한다는건 아니라는겁니다. 추혈객이 4권이 아닌 기획대로 10권이나 더한 권수의 작품으로 나왔다면 제가 내린 평가는 수정되어야 겠지만.. 어쨌거나 4권으로 끝났고.. 그 4권마저도 설봉님의 특성이나 장점을 느낄수없었기에 평작이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럼에도 출판사의 사정때문에 4권밖에 나오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 평가는 너무하다?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 사신의 경우 개인적인 느낌은 당시사정으로 인해 끝냈어야 할 이야기를 계속 억지로 이은듯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역시 설봉님이 안고가야 하는지 문제겠죠..

    만약 추혈객에서 설봉님 특유의 색깔이나 특이한 부분을 느꼈었다면.. 아 이작품이 좀더 많은 권수로 여유롭게 펼쳐졌다면 더 나았을텐데..라는 평가를 내렸겠지요.. 이런말씀드리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추혈객의 경우 4권이 아닌 더 길어졌더라도 다른 작품에 비해 그리 평가가 후할것 같지는 않네요... ^^;

    반론이기 보다는 현실이 어떤듯 그 사정이나 정보를 접하기 힘든 상황자체에 대해서도 고려해가며 작품을 평가해야 된다는건 아니라는 생각에 덧붙였습니다. 제가 본문에 언급한 얘기들은 실제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출판된 작품위주의 개인적인 평가라는 것을 잊지말아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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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복학생
    작성일
    07.05.05 14:53
    No. 3

    음.. 어떻게 보니 적절한 평가라고도 볼 수 있군요
    하지만 마야에서 출판상황에 적응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사신부터 설봉표 무협을 읽은 분들은
    아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설봉표 무협의 스토리라인이구나..
    하고 굳어졌다는 것이 단점이지요
    마야는 2권까지 보다 말았지만 완결이 나오고
    전체적 평가를 보고
    한 번 보아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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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해안
    작성일
    07.05.05 14:56
    No. 4

    작가는 오로지 글로써 말해야 한다...
    이 말에 절감합니다.
    독자는 오로지 출판되어진 글로써만 평가할 뿐...
    작가의 그 어떤 사정도 알 필요가 없죠...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든 그게 글에 녹아들지 않으면
    그 작가의 노력은 실패한 것이고...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그 작가는 재평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사의 사정으로 원래 길어질 글이 짧아졌다는 것에는
    설봉님의 팬으로서 안타깝긴 하지만... 이미 마침표가 찍어진 글...
    그 사정이 어떻든 그 뒷 이야기를 독자들은 더 이상
    어디서고 볼 수가 없기에 윗님 말처럼 평가를 다르게 매길 수는 없지 않을까 하네요..
    말그대로 공허한 메아리..
    평가라는 것은 글을 본 뒤에나 할 수 있는 거니까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레바르
    작성일
    07.05.05 19:33
    No. 5

    흠.... 출판상황에 대한 고려는 할 필요가 없다라.. 개인적으로 반감이 드는 말입니다. 핑계이고 변명이다. 역시 반감이 드는 어휘 선택입니다. 제 3자가 보기에 이런데 당사자가 본다면.. 기분이 어떨지..
    뭐 여하튼 그것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아닌 이상 뭐라 논쟁하고 싶지 않고 논쟁할 거리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주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님의 감상을 주욱 읽어보고 느낀 점은 과연 이분이 설봉님의 작품을 좋아하는가? 좋아한다면 왜 좋아하는가? 그리고 왜 추혈객을 범작이라고 평가했을까? 하는 의문을 느꼈습니다.(순전히 추혈객을 범작이로 느끼셨다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제가 느끼기에 추혈객은 안타까운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입까지 하실 정도니 상당히 좋아하시는 거라 짐작이 듭니다. 하지만 정작 설봉님의 작품을 왜 좋아하시는지는 본인 스스로도 잘 모르시는 듯 합니다.
    설봉님의 특징을 찾은 대목에서 그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작가가 독자로 하여금 글을 읽게 하는 힘은 소재도 줄거리도 주인공의 상황설정도 아닙니다. 그것은 일시적인 주의 환기를 가져오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그것이상은 안됩니다.
    작가로 하여금 장편을 기획하고 써 내려가게 만들며 그것을 독자로 하여금 계속 읽게 하는 힘은 바로 작가의 필력입니다. 필력.. 참 어려운 말이지요.
    평범한 소재 아무것도 아닌 소재를 가지고도 계속 사람을 읽게 하는 힘을 가지고 계신 작가분들이 있습니다. 읽는 맛이 난다는 말은 이럴 때 나옵니다. 읽으면서 달콤한 꿀이 뇌수를 적시며 기분좋게 만들어 주는 느낌. 필력이 상당하신 경지의 분의 글입니다.
    저는 그 필력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 하고 있는 것이 바로 문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스타일의 완성. 그것은 소재나 상황설정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만의 색깔을 담긴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라고 생각하지요.
    저는 지금까지 무협을 보면서 정말 이 분은 천의 무봉한 필력의 경지에 도달했다 느낀 분이 딱 한 분 있습니다.
    바로 장경님입니다. 어떻게 글을 써도 자신의 색깔이 묻어 나오는 경지.
    마군자를 보면서 느꼈습니다. 그런데 마군자!! 참패하더군요.(추혈객이 그러하듯이..) 이상하다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제가 장르의 룰을 몰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재나 상황이나 줄거리, 그런 것들로 글을 읽는다는 감각적인 세대에 비해 제가 구세대 인지 모르겠습니다.
    글.. 소재가 어떻든 주인공의 상황이 어떻든 읽을 맛이 나야 읽는 법입니다. 그리고 장편은 그 읽는 맛을 소재나 상황이 아닌 자신의 색깔, 필력으로 끌고 가야 합니다. 문장을 읽는 맛.. 그래서 다음줄로 몰입해 들어가게 하는 맛. 그것이 없으면 10권이나 되는 책을 독자앞에 갖다 놓게 할 수 없습니다.
    설봉님도 장경님에 못지않은 자신의 스타일을 이룩하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감히 그 분의 작품에 좋다 나쁘다 평가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기에
    범작이다 대작이다라고도 말하지도 않겠습니다.
    하지만 글을 읽으면 읽는 맛이 있습니다. 그 분의 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맛. 장경님이나 금강님 좌백님과는 전혀 다른 그 맛.
    소재나 상황 줄거리의 흐름과는 전혀 무관한 그 만의 맛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분의 작품을 좋아하고 추혈객이 범작이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저는 추혈객에서도 설봉님 특유의 맛을 그 어느 때보다 진하게 느꼈고 4권으로 끝나서 이상해 하고 있었으니까요. 나중에야 그 이유를 알았지만 말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입니다. 설봉님의 작품을 그의 작품으로 있게 하는 그것은 소재도 줄거리도 상황설정도 아닌 그가 주는 글이 주는 맛이라는 것을.. 그것을 간과하고 범작과 대작을 논한다는 것은 조금 성급한 판단이라 생각합니다. 잘 팔린 글과 못 팔린 글의 구분은 쉬워도 범작과 대작의 구별은 소재나 줄거리의 흐름 상황설정 만으로는 간단치 않은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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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천지파열무
    작성일
    07.05.05 20:08
    No. 6

    저같은 경우에도 비록 다 사진 못했지만 설봉님 작품은 다 읽기도 했고 사신전까진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명이었습니다.근데 솔직히 전 사신부터 시작되는 작품군 중 추혈객이 가장 좋더군요.마야같은 경우 초반에는 좋았었지만 몇작품째 반복되는 추격신에 지치더군요.결국 포기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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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천하무림
    작성일
    07.05.05 21:11
    No. 7

    내가 수작이라 평가하면 다른분들도 다 수작이라 평가를 해야 하는건가요? 내가 수작이라 평가한것을 남이 범작이라 했다고 왜그렇게 흥분을 하시는지
    그리고 출판사사정등을 고려하고 안하고는 개개인마다 판단에 따르는것이지 남에게 그것을 고려해라 마라 강요할것은 못된다고 생각합니다만.
    저도 출판사사정 작가입장에서 생각하면 안타깝고 아쉽지만 독자입장에서 궂이 거기까지 생각할 필요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출판사 사정이 어떡했든간에 그 작가는 그 책을 출간 햇고 그걸로 돈을 받습니다. 독자는 또 그것을 돈을 투자해서 빌려보거나 사서 보죠
    작가는 적어도 이들 독자들을 위한 배려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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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레바르
    작성일
    07.05.05 21:25
    No. 8

    제글 어디에 제가 흥분했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나요?? 흥분은 님이 하신 것 같은데.. 강요는 아닙니다. 제 글에도 밝혔듯이 제 생각입니다.
    많은 사람들 만큼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그렇게 서로 이야기를 하고 서로를 인정해 나가야 하는 것이지요.
    제 글이 강요로 들렸다면 죄송합니다. 그리고 출판사 사정과 출판상황과는 명확히 다릅니다.
    님의 말씀대로 작가는 독자를 위한 배려와 책임이 있어야 합니다. 글로 돈을 버니까요. 따라서 출판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 많이 팔리는 글을 써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많은 독자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글을 써야 독자도 작가도 좋으니까요.
    그러니 당연히 출판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것은 작가를 비판할 일이 아닙니다. 작가에게 독자들을 위한 배려와 책임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논지를 이상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시는 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風운
    작성일
    07.05.05 21:29
    No. 9

    레바르님 제 개인적인 견해가 가득한 제 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논쟁의 거리는 아니지만.. 조금은 제가 평소가지는 생각과 달라서 다시금 덧붙입니다. 오해는 없으시길...

    제가 설봉님을 좋아하는건 설봉님의 스타일이 좋기때문만은 아닙니다. 말그대로 레바르님이 말하는 그분이 주는 글의 재미입니다. 그래서 사신을 제외한 모든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것이구요... 만약 단지 그의 스타일때문이었다면..아마 쉽게 질렸을겁니다. 제가 말하는건 무협소설작가로써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필력은 당연한 필수조건이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을뿐이고.. 제가 평작이나 범작으로 칭한건..그가 쓴 다른작품들속에서 비교될뿐이었지.. 다른 작가분의 작품과 비교하진 않았습니다. 이점은 제가 쓴 본문 곳곳에 나타나있을거라고 봅니다. ^^

    단지 제 글중에 레바르님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부분이 추혈객의 평가같은데.. 그 평가를 철회할 생각은 없고.. 또한 레바르님처럼 설봉이라는 작가를 좋아하고 신뢰를 하긴 하지만.. 맹목적이진 않습니다. 그의 작품을 평가를 하면 안된다? 성급하다? 독자로써 작품을 평가하는건 당연한 권리이며 얘기할수 있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전 다른여타의 작품과 비교해 추혈객에서 그만의 맛을 느끼지 못했고.. 그런저에게 추혈객은 평작일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천지파열무님의 경우처럼 그 작품을 좋아하는 경우도 있을테구요...

    제가 신뢰하는 작가군은 손에 꼽을 정도로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작가분들의 작품을 모두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좋아하면 모든것을 다 좋아해야한다? 평가를 내리면 안된다? 오히려 이런 생각을 전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실 본문에서 보면 느껴지듯이 추혈객을 제외한 나머지작품을 좋아합니다.

    오히려 전 이 글을 쓰면서 설봉님의 작품에 대한 평가가 너무 후한것이 아니냐? 이건 아니다라든가의 의견이 달릴줄 알았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도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감이 없지않아 있는것 같아서 말이죠.. 그런데 반대로 본문에 언급한 추혈객의 평가에 대한 덧글이 달릴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네요.. ^^

    제 이 덧글이 또다른 의견을 불러일으킬까 걱정되지만.. 너무 심각하게 받아드리지는 마세요.. 세상에는 이런 의견도 저런 의견도 있으니까요..단지 레바르님의 의견중 감히라는 표현과 함께 그분의 작품을 평가할 위치에 있지 못하다는 말이 거슬려서 덧붙였습니다.

    제 소신은 " 작가의 작품을 평가할 권리는 작가자신에게 있는것도 아니고, 평론가에 의해서도 아니다.. 오직 독자만이 작가의 작품을 평가할수 있다. " 입니다.. 저역시 수많은 독자중 하나이며 그런 권리는 제가 있다고 봅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레바르
    작성일
    07.05.05 21:52
    No. 10

    저도 설봉님에 대해 맹목적이지 않습니다. 제가 좀 글을 추스리지 못하고 장문의 글을 써서 그렇게 느끼신 모양인데. 제 글이 감정이 격하게 느껴지던가요?? 흠..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며 썼는데.. 그런 오해를 받으니 조금 억울하군요.. 아마 제 글에 문제가 있는 모양입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장문의 글을 차분하게 썼습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음을 인정한지는 오래 전이고요.
    저도 저의 생각을 밝혔을 따름이지 강요나 그런 의미에서 쓴 것은 아니랍니다.
    감히 그분의 작품을 평가할 그 부분은 오해를 살 여지가 있었네요..
    제가 한 때 글을 끄적거린 적이 있어서 제 입장에서 그런 말을 한 것입니다.
    "그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작품을 을 평가할 권리는 있다. 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이 부분에서 님과 저의 생각이 일치하는 듯 싶습니다.
    님의 추혈객에 대한 평가에 제가 댓글을 단 것은 거슬려서가 아닙니다.
    안타까워서입니다. 추혈객에 대한 시장반응과 관련 님과 같은 생각이 대다수를 이루었던 모양입니다. 그런 이유로 장편으로 기획되었음에도 조기 완결 되었죠. 그것이 글읽기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써 안타까워서
    댓글을 단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생각하는게 다르고 보는게 다릅니다. 어떻게 저의 생각으로 남을 강요하거나 하겠습니까? 그리고 거슬린다고 발끈해서 댓글달지는 않고요.
    그럼 앞으로도 좋은 감상글 많이 부탁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속전속결
    작성일
    07.05.08 02:46
    No. 11

    꼭 읽어보셔야 할 책으로 강추입니다 마야!!
    한치앞도 예상할수 없는 치밀함과 긴박감
    스토리 전개의 흡입력과 대사 표현, 문장 하나하나의 필력!
    요즘 같이 작품이 않나오는때에 가뭄의단비 같은 책이네요..
    안보신 분들은 책방으로 고고싱~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6 백산달
    작성일
    07.05.13 01:15
    No. 12

    전 개인적으로는 남해삼십육검이랑 독왕유고가 애착이 갑니다.
    좋은 글이었고, 작가는 작품으로 말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자의든 아니든 결과로 내어놓은 책에 대한 평가는 작가가 가져야 할
    몫이라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양과자
    작성일
    07.08.01 20:06
    No. 13

    설봉작가님이 들으면 기분나쁘실줄 모르겠지만 사신 이전의 작품들을
    더 좋아합니다. 수라마군을 재미있게 봤던 저로서는 요즘 작품들은 다
    말장난으로 끝나는거 같더군요. 사신 사자후 다 앞부분은 재미있게 있
    다가 언젠가 부터 후권은 읽지 않게 되더군요. 끝까지 읽지못하는 저의
    나약함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설봉이라는 작가에게 매료되있던 저로
    서는 실망하게 될까봐 새책이 나와도 망설이게 됩니다. 마야는 완결되
    면 꼭 읽고싶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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