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깔스럽다.
몽유강호기를 읽은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딱 저럴 것이다.
처음 몽유강호기를 접했을 때의 느낌은 별다른 것이 없었다.
그저 그런 코믹한 무협소설 쯤으로 생각했었다.
뭔가 어설픈 주인공, 하지만 비밀을 간직한 것이 분명할...
그런 주인공이며, 이야기는 그런 주인공이 차츰 성장해 나가는 그저 그런 이야기..
쯤으로 생각하고 책을 들었다.
그리고, 내용상 별반 특이할 것은 없었다.
돈을 벌어 매일 자신을 때리던 산적들을 박살내 주겠다는 야심(?)으로
도망친 주인공..그런 주인공의 좌충우돌의 행보가 주된 내용이다.
특이할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그저 그런 이야기였다...
하지만, 왜 이리 입에 달라붙는 것인지..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하면서도, 읽는 내내 숨가쁘지 않았다.
개연성이니 주인공의 성격이니 따질 수도 없었다.
아니 따질 틈이 없었다..
어느 순간 나는 어느 옛이야기를 재밌게 들려주는 할아버지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두눈을 동그랗게 떠 할아버지의 입만을 주시한 채 마른침을 꼴깍거리는 꼬마가
되어 있을 뿐이었다.
구수하다..그리고 맛깔스럽다.
흑첨향이 옛스런 글을 읽는 느낌이라면,
몽유강호기는 옛스런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다음 이야기를 빨리 듣고 싶은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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