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잡인전.
책방에 들어온지는 조금 된 소설이지만, 덥석 하고 손이 갔던 소설은 아니다. 아무래도 주인공이 사기꾼이기 때문인가? '백야님이라는 작가를 이미 알고 있지 않았다면, 두근요전기에 덥석 손이 가지 않았을 것'과 비슷한 이치인 것 같다. 사기꾼, 색마, 도박꾼, 등의 소재는 신선하지만, 손이 잘 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럼에도 읽고 실망한 기억이 없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무림잡인전을 학교에서 읽었다. 그리고, 무림잡인전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무림잡인전은 '모리스 르블랑의 괴도 뤼팽시리즈와 비슷하다.' 였다. 그 이유는, 몇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서술하는 방식이다. 괴도 뤼팽 시리즈나, 무림잡인전이나,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데에 있어서, 사건을 위주로 서술하는 방식과, 주인공을 위주로 서술하는 방식을 모두 사용한다. 여기서 말한 주인공을 위주로 이끌어 나간 다는 것은, 작중 주인공을 중심으로 서술하는 것이 아닌, 주인공이 변장한 자를 중점으로 서술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사건을 위주로 서술하는 방식. 이것은 무협소설보다는 추리소설에서 많이 사용하는 기법이다. 아니 추리소설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아르센 뤼팽물에서 특히 많이 사용하는 기법으로, 뤼팽은 등장하지 않고, 여러 사람들이 사건과 범인인 주인공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떠드는 방식으로 전개된다는 뜻이다. 무림잡인전의 첫번 째 사기행각은, 주인공이 변장한 유수천을 중심으로 전개해 나간다. 그리고, 여기서 묘사하는 성격은 유수천으로서의 성격이고, 'xxxxx'로 나타나는 생각은 주인공의 생각이 아닌 유수천으로 변장한 주인공의 생각이다. 두번 째 사건은, 주인공의 관점이라기 보다는 사건의 관점으로 진행된다.
또, 뤼팽과 비슷한 점이 있다면 바로 그 기묘한 변장술과 예측하기 힘든 곳에서 튀어나오는 것. 물론 뤼팽에서는 내가 뤼팽이요 하는 듯한 장면, 그리고 그가 실제 뤼팽으로 나오는 것들도 많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존재가 뤼팽이었던 적도 많지 않은가. 독자의 예상을 깨는 반전 또한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무림잡인전 1권을 보면서 아쉬웠던 것은, 표지와, 전투장면이었다. 1권 끝쪽에 나오는 탁선생과 홍비연의 대결부분의 대사는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상당히 어색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표지!!!! 이런 소설은 긴장감을 위해, 혹은 독자의 상상력을 위해 뒤에 나오는 설명을 최대한으로 줄이는 편이 좋다. 물론, 현재의 출판사와 출판시장의 사정 상 힘든 일이기에 쓸데 없는 잡상이었다.
아르센 뤼팽 같이 신비한 주인공! 다른 무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신비함! 무림 잡인전, 한번쯤 읽어볼 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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