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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리표를 읽고 난 찝찝함

작성자
서비
작성
04.01.01 05:54
조회
1,183

혈리표 3권을 보았습니다.

주인공 장세철의 쾌도난마는 여전했고 전투장면, 특히 박투에 관한 묘사는 매끈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3권을 마지막 장을 덮고 난 후 개운치 않은 뒷 맛이 저를 괴롭히는 것 같습니다.

문제의 장면은 책 끝머리의 남궁세가의 혈사 직전에 등장하는 금동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이하 반가사유상)에 대한 것입니다.

남궁세가의 가주가 찾아내어 일반에 공개하는 반가사유상에 대해 그 유려한 모습에 대한 묘사와 인물들의 반응에 대해 약 6p에 걸친 지면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먼저 묘사의 사실관계에 대한 정리입니다.

...손에 들려 나온 물건은 강렬하고 은은한 금광을...

...이 것은 해동에서 오직 두개의 상만이 만들어 졌다는...

반가사유상은 꽤 여러 기가 존재합니다. 현재 유명한 것은 2기이지만 북한에 있는 것 등을 합치면 20기 이상 현존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소실된 것을 계산하면 더 많이 만들어졌겠죠..

반가사유상은 삼국시대 즈음에 만들어진 금동 불상입니다. 명청시대로 추측되는 책 속의 시기에서는 강렬한 금광을 뿌릴 수는 없겠죠. 아마 군데군데 금칠이 벗겨진 상태였을겁니다.

길게 말했지만 저건 사족입니다.

진정한 찝찝함이란

'왜 하필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인가?' 에 대한 것입니다.

반가사유상은 중학교 교과서에 사진을 드러내고 있는 유명한 보물입니다. 독자 누구나가 그 사실은 인지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 보물이 중국 되놈들 손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보물을 본 되놈들은 아무래도 과장이 틀림없는 감탄사를 내뱉습니다. 그걸 본 저는 작가가 저에게 요구하는 느낌이 무엇인지 한참 고민했습니다. 이걸 보고 자랑스러워 하란 건지 열받으란 건지.

얼굴에 금칠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앗 도저히 글이 안 먹힙니다. 한마디로 다음과 같습니다.

신30 남궁세가 혈사장면

감독 : 야 도구담당! 불상에 금칠 확실히 해왔어?

도구 : 예, 번쩍번쩍하게 됐습니다.

감독 : 오, 괜찮네..

주위를 둘러본 감독

감독 : 자 촬영 들어간다. 남궁가주가 상자열고 불상 꺼내면 감탄사부터 뱉는 거야. 확실히 하라고. 큐.

....정녕 상서로운 기운이...믿기 어렵소이다... 이 신성한 불상의 이름이 금동미륵.. 해동의 신장이....

여기저기서 킥킥대는 소리가 난다.

감독 : 컷. 아씨 아까부터 웃지말라고 몇 번을 말했어. 좀 진지하게 해보란 말이야. 거 저 티벳꺼나 운남꺼 나올 때는 잘도 하더니만. 자 다시 들어간다. 큐

....아득한 옛적에 해동의...조화롭고 신비한 능력.....온갖 학문에 능통한....

A : 형님 그런 건 어떻게 아셨수?

B : 낸들 알겠나. 대사보고 그냥 읇었지.

A : 그런데 시나리오 작가는 왜 내용과 상관없는 장면을 이렇게 질질 끌는거야

     다음 전투 장면을 호쾌한데 말야..

B : 글쎄, 시나리오 작가가 거기 사람이라던가?

A : 그래요?

좀 신랄하지만 이런 기분입니다.

혈리표에 보면 필요없는 내용이나 과장이라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뭐 소림 전대 고승의 비사가 드러나는 장면 또한 그렇구요.

설정과 설정 사이의 연결이 미흡한 부분도 꽤나 눈에 띕니다.

예를 들어 소림의 고료신승의 과거에서는 해동인에 대한 중원인의 편견이 드러나는 반면, 위의 반가사유상 장면에서는 해동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가의 상세한 묘사와 호쾌한 전투장면으로 인해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만 위의 장면은 잘 읽혀지지 않는군요. 작가의 필력이 탁월해 이야기 진행을 수월히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앞의 것은 오히려 독이 된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ps. 이 건 정말 ps임다.

혈리표에 관한 설정은 지금까지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는데 제 딴에는 두개의 혈리표는 암수가 각각 자철과 오철로 만들어져서 둘 사이의 발생하는 자기장의 반발력을 진기로 끌어서 회전력으로 바꾸어 음속대의 회전을 발생시켜 적을 살상하는게 아닐까하고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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