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북박스
작가: 전태선
가격: 7500원
출시년: 2003년
문답무용은 2권까지 나온 소설이다. 하지만 이 감상은 1권만을 읽고 쓴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인지했으면 한다.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아쉬움과 함께 기대감이 큰 소설이다.
나는 전태선이라는 작가에 대해서 잘 모른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고 무에 대한 작가 만의 이론이 잡혀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인공이 무암이라는 놈인데, 그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말이 꽤 그럴싸 하다. 운치도 있고...
"그렇구나. 찻잔에 차를 가득 따르지 않는다고 그게 모자란 잔이 겠느냐? 빈 곳이 있어야 할 곳에 빈 곳이 있다면 그대로도 완전한 것이지.. (이하 생략)"
이것 외에도 꽤 멋진 말들이 나온다. 대화에서 죽은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는 것은 작가가 그만큼 노력을 많이 들였다는 증거다. 그런 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세상 사람이 진지하게만 살 수도 없고, 웃기만 할 수도 없고, 화날 수만도 없고 싸늘할 수만은 없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나는 그래서 만화같이 인물의 다음 행동이 예측가능한 소설을 싫어한다. 어떻게 사람이 그 사람의 행동을 예측한단 말인가? 그것도 완벽하게...
그 인물이 일관적이던 아니던 취향은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어쨌든,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꽤 잘된 소설임을 다시 한 번 말한다. 인물들이 진지할 때도 있으며, 웃길 때도 있고, 울 때도 있고...
문제는!!!
일단 첫타로...
온갖 조연들의 생각과 사연들을 늘어놓으면서 각자에게 가는 길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려고 하는 것까지는 좋으나 도대체 작가가 뭔 소리를 하는 건지... 작가 혼자 이해하면서 쓰는 것 같다.
자신이 이해하면 당연히 독자도 이해할 것처럼... 그리고 쓸데없이 장면이 너무 많이 바뀐다. 스피디하기 보다는 어지럽다.
그리고 너무 들쑥날쑥이다. 분위기의 반전이 너무 심하다. 갑자기 서로 헤헤헤 거리다가도 분노가 폭발하고..
뭐 현실적으로 당연히 가능한 얘기지만, 독자가 소설 속에서 그러한 류를 많이 접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너무 오버하는 경향도 있어 보이고...
작가는 꽤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생각한다. 진짜 현대적인 인물이 문답무용에는 녹아들어가 있다... 갑자기 농담 버전에서 진지 버전으로 바뀌는 현대적인 인물들...
소설 속에서 그러한 인물들을 만난 적이 별로 없다. 그래서 꽤 흥미롭다.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1권 마지막에 이계 얘기가 나오는 것을 봐서 말 그대로 오리엔탈 판타지일 것 같다는 것도 참고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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