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원 하나가 있습니다.
그 둥그런 원의 중심에는 항아리 하나가 또, 놓여있고
항아리 안의 맑은 술이 휘영청한 달빛아래 찰랑거립니다.
오래전 한 친구가 감나무 높이 올라가
반짝이는 별들을 따모아 빚은 투명한 술입니다.
열 일곱의 소년들과
그들의 누이이기도 연인이기도 어머니기도한 여인...
그렇게 가운데의 술항아리를 빙둘러 손에 손을 맞잡은 그들은 지금
한바탕 강강수월래를 펼치고 있습니다.
짤랑짤랑ㅡ,
모두의 얼굴에선... 숙성된 별술로 발그레진 웃음들이 양볼에서 넉넉합니다.
가끔씩 그 소리에 감응한 아름드리 감나무 가지는
청량한 바람을 만들어 하늘로 돌려보내곤 합니다.
풀숲 여기저기의
동강난 창과 녹슨 철검 위로는 달과 별이 함께 흐뭇합니다.
어느날...
원(圓)이 원(願)이 되는 대동세계(大同世界)에서 분명히 목격한...
며칠째 저를 떠나지 않는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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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달과 별의 병치(倂置)가 옥의 티인 줄로만 여겼습니다.
다시 읽고...아...
가인님께 사과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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