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게시판이 들썩들썩하군요.
비평이란 머릿말은 당분간 달리기가 어려울듯 합니다.^^
좌백님도 좋지만 역시 새로이 시작하는 작가님들의 작품이 많이 올라왔으면 좋겠군요.
풍파무한 1권에 대해 제 짧은 감상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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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파무한 1, 2권을 대여해서 보았다.
1권의 도입부는 쟁선계를 연상시킨다. 덩치크고 무공이 어느 정도 완성된 주인공이 집을 나서는 것으로 시작되는 것이 비슷했고, 외숙과 애증이 교차하는 부분도 약간 그러했다.(흉내냈다거나 표절을 했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글의 색채나 그 밖의 설정은 많이 틀리다.)
1권을 대여기간 내내 읽었는데, 다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를 지적하고자 한다.
초반부터 유머 섞인 설정을 많이 구사했는데, 불행히도 별로 웃기지가 않는다.
다른 장르도 마찬가지지만 소설에서도 웃기려면 타이밍이 중요하다. 설정 자체는 괜찮다. 노춘양과 당아무개 여인과의 관계나, 주인공이 나이 많은 의형들과 툭탁거리는 설정에서 충분히 웃음거리를 창출할 수 있었지만 주인공 외의 인물들의 반응이 너무 평면적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읽는 입장에서도 그들의 반응을 예상할 수 있기에 의외의 웃음이 터지지 않는다.
웃음이 나왔던 부분은 주인공이 죽은 아버지를 부르며 꿈에서 깨어날때 팽아무개 의형이 방안에 들어오다 '혹시 저놈이 내 아들이었나?'하고 상상하는 대목이다. 이 때는 상당히 의외성있는 반응이기에 웃음이 나오지만 그 외에는 웃기에는 다소 억지스럽다.
대사처리가 썩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아쉬운데, 특히 대사 중간중간에 말줄임표가 너무 많다. 좀더 간결하게 쓸 필요성을 느낀다.
나이 많은 의형들과 맺어지는 과정도 썩 이해가 가지 않는다. 노소가 의형제로 맺어지는 것은 비정상적인 일이다. 그렇게에 주축이 되는 노인이 괴짜, 특이한 성격이라는 식의 설명이 충분히 되어져야 개연성이 확립되는데 단순히 '노괴'이기에 그렇다면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 팽아무개도 마찬가지이다. 좀더 많은 설명이나 사건, 대사가 들어갔어야 한다.
5천권이 넘는 무협소설을 읽었다고 하는 선전문구처럼, 초반의 음모에 관한 설정은 복잡한듯하면서도 그리 어렵지 않게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이 거시적인 설정이나 구성부분은 나무랄데가 없다. 이 부분에 대한 장르적 이해가 잘 되어 있다고 본다.
다만 미시적인 부분, 아까 말한 유머나 대사처리, 입체적인 캐릭터의 표현등의 부분은 개선할 점이 꽤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그런 부분을 상당히 따져 읽는 편이라, 1권을 읽는 동안 대여기간이 다 지나버려 2권은 대강 읽고 반납했다. 미시적인 부분만 좀더 보완이 된다면 작품의 몰입이 훨씬 나아질거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작가의 건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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