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천장. 시멘트. 60와트짜리 소켓 전등. 그리고 뭔가 긁고 지나간 것 같이 거뭇하게 남아있는 갈색 자국.
침대에서 일어나면 마주하게 되는, 몇 년동안이나 바뀌지 않은 아침 풍경.
도대체 난 여기서 왜 이렇게 지내고 있는걸까. 가족도 친구도 없는 낯선 땅에 나 혼자 날아와서, 왜 혼자서 외롭다고 몸부림치면서 이렇게 누워있는 걸까
배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되는대로 두들기면서 들어주는 사람도 들어줬으면 하는 사람도 없는 넋두리를,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는걸까
애인이 한국에 있으니까, 친구가 한국에 있으니까, 가족이 한국에 있으니까. 할 필요도 없는 변명으로 억지로 체념하면서, 그렇게 전부 다 밀어내고 나니 끌어안아서 따뜻다고 느낄 수 있는 게 고작 노트북밖에 없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그러니까 이렇게 살게 된 걸까?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처음부터 이렇게 살고 싶었던 건 아니었는데..
외롭다.
아, 그나저나 배고프네.. 짜파게티나 해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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