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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3.01.09 14:31
조회
1,795
크로캅-히조.jpg


'불꽃 하이킥' 미르코 크로캅(39·크로아티아)과 '강철 로우킥' 페드로 히조(39·브라질)가 격돌한다.

다음달 2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서 열리는 'ROYAL FC 1' 대회가 그 무대. 비록 전성기는 지났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레전드급 파이터들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가 크다.

74년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프라이드-UFC 양 단체의 대표적인 '무관의 제왕'이다. 전성기 최정상급 기량을 갖췄지만 여러 여건이 맞지 않아 왕좌에 오르지 못했다. 물론 크로캅은 프라이드 시절 끝자락에 무차별급 그랑프리 우승이라는 업적을 일궜지만 체급 타이틀은 아니었다.

헤비급 최고의 타격가들로 꼽히던 둘은 다양한 킥을 구사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예나 지금이나 중량급에서 킥에 능한 선수들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만큼 화려함이나 박진감도 높아 이런 파이팅 스타일은 팬들의 사랑을 먹을 수밖에 없다.

크로캅은 챔피언이 아니었음에도 인기 하나 만큼은 최고였다. 당시 챔피언 구도를 형성했던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에밀리아넨코 표도르도 이 부분에서만큼은 크로캅에 뒤졌다. 정통 입식 타격가 출신답게 크로캅의 타격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현란한 사이드 스텝을 바탕으로 한 스피드는 탈 헤비급 수준이었고, 짐승 같은 동체시력은 근거리에서 휘두르는 무시무시한 펀치를 주먹 반 개 차이로 피하는 것을 가능케 했다. 상대방의 강한 훅 사이로 벼락처럼 찔러 넣던 '죽창(竹槍)' 스트레이트는 당시 타격가들 사이에서 볼 수 없었던 최고급 펀치 테크닉이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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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 뭐니 해도 크로캅을 레전드로 만든 것은 ‘전가의 보도’ 하이킥이다. 신체 중에서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발을 들어 올려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머리 또는 안면 등을 강타하는 파괴력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다른 기술에 비해 준비동작과 힘 그리고 부수적 요소(유연성, 테크닉 등)가 많이 필요해 자주 구사할 수 있는 공격법은 아니다.

더욱이 상대의 방어나 회피 동작에 막혀 공격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을 때는 반격의 위험이 크다는 부작용도 있다. 그러나 크로캅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하이킥을 구사했다. 레슬러와 붙어도 지지 않을 정도의 파워와 허리 및 다리의 유연성이 남달랐던 그의 하이킥은 순간 스피드가 발군이었다.

어느 정도 공간이 확보됐다 싶으면 벼락같이 날아들어 안면을 강타하거나 머리를 깎아 내리듯 휘몰아쳐 가는 광경은 흡사 한 자루 쇠파이프로 후려치는 듯한 느낌을 줬다. 이러한 하이킥은 갈비뼈나 옆구리를 노린 짧고 빠른 미들킥과 예비동작이 엇비슷해 상대 입장에서는 알고도 당하기 일쑤였다.

크로캅과 달리 히조는 전형적인 킥복싱 스텝을 구사했다. 전체적으로 압도적인 스피드는 아니지만 상대 움직임을 간파하는데 능해 좀처럼 허점을 드러내지 않는 유형의 타격가였다. 로우킥은 굉장한 파괴력을 자랑했다. 마치 한 자루 쇠파이프 같이 단단하고 묵직하게 상대 하체에 꽂힌다. 한두 번 로우킥을 당한 상대는 금세 기동력을 상실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펀치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로우킥 등으로 신경을 분산시킨 뒤 상대의 안면으로 강하게 들어가는 돌주먹은 정타로 맞을 경우, 아무리 큰 상대도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다. 라이트헤비급 최고의 타격가로 불렸던 척 리델이 그랬듯, 히조 역시 프라이드 무대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정상급 선수들과 붙어보기도 전에 2~3인자 그룹에서 커트 당한 셈이다. 세르게이 하리토노프는 물론 표도르의 스파링 파트너였던 로만 젠소프에도 완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나 UFC에서는 강했다. 탱크 애봇, 트라 텔리그만, 댄 세 번, 리코 로드리게스, 조쉬 바넷, 안드레이 알로프스키 등 옥타곤 시절 때려눕힌 상대들의 면면을 보면 그가 챔피언에 등극하지 못한 이유를 도무지 찾을 수 없다.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크로캅과 히조는 세월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고 현재는 그저 그런 파이터가 됐다. 한창 좋았을 때에 비해 운동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메이저 무대에서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그럼에도 그들의 대결은 이목을 끌어당긴다. 여전히 높은 인지도와 과거를 잊지 못하는 팬들에게 당장의 기량 못지않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낭만의 시대’의 숨결을 토할 이들의 충돌에 시선이 집중된다.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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