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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96 강림주의
작성
13.09.07 17:24
조회
2,329

일종의 로그라이크 생존물 게임에 가까운 게임입니다. 배경은 근미래, 경제위기와 기괴한 유전자 변종괴물들의 등장으로 문명은 붕괴했고 세계 대다수는 소말리아가 천국으로 보이는 막장으로 변했습니다. 플레이어는 정체불명의 이유로 냉동수면 상태에 놓여져있다 깨어났고 밤이 되자 보이는 동쪽의 정체불명의 빛을 향해 무작정 이동합니다. 딱히 특별할 것 없는 설정이죠.


이 게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로그라이크 게임들이 가지기 쉬운 극한의 자유도와 극한의 현실성입니다. 제 플레이 내용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냉동수면상태에서 깨어난 후 모든 기억이 사라져있기에 혼란상태에 빠졌지만 지하로부터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그르릉 소리에 저의 기계학 스킬을 발휘하여 다급히 문을 잠궈 정체불명의 괴물이 윗층으로 올라오는 것을 막았습니다. 그 후 이글아이 스킬을 발휘하여 주변을 둘러보니 정비공이 실수로 놓고간듯한 멀티툴 나이프가 보입니다. 그것을 집어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밖으로 나가보니 막 태양이 떠오르는 새벽이였습니다. 공기는 아주 서늘하기 그지없었는대, 아마 제가 딸랑 연파랑색 환자가운 한겹만 입고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새벽이라는 시간대도 추위에 한몫 거들었겠죠. 저는 그렇게 추위에 오들거리며 일단 가까운 도시로 향합니다. 거기가서 따뜻한 음식이라도 좀 먹고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대답도 좀 듣기 위해서였죠.

그런대 도시에 도착해보니 황량한 폐허만 보입니다. 차들은 검게 타 버려졌고 창문이란 창문들은 죄다 깨져있습니다. 건물들도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을 받지 못했는지 무너지고 뒤틀리고 변색하고 아주 흉측하기 그지없습니다. 문명이 무너진 것이지요.

그 후 저는 숲에 들어가서 나뭇가지들을 좀 꺽어온 후 궁술스킬을 발휘해 롱보우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런대 정작 화살은 재료가 부족해서 한대밖에 못 만들었습니다. 옷으로는 도시에서 주워온 대학 새내기 티셔츠 한장과 갈색 티셔츠 한장을 윗도리로 둘렀고 아랫도리로는 파란 청바지 하나, 그 위에는 갈색의 후드티를 걸처입었습니다. 그렇게 입고나니 대강 추위를 막을 수 있더군요. 이렇게 입어야하는 것 보면 아무래도 가을이나 초겨울의 날씨로 보입니다. 초봄일 수도 있겠네요. 그 외에 가지고 있는 물품이라면 도시에서 발견한 플라스틱 썰매를 끌고다니기 편하도록 제가 줄을 튼튼히 묶어둔 놈과 그 위에 올려놓은 잡동사니 몇개입니다. 물은 잘못먹으면 병걸릴 수도 있으니 플라스틱 병에다 담아만 뒀고 음식은 하나도 발견못해서 아무것도 못 먹었습니다.

밤이 됬습니다. 누가 보고 절 공격하러 올지 모르기에 불은 피우지 않았고 인적이 드문 숲한가운대에서 자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숲한가운대까지 가놓고도 불안했기에 도시에서 발견한 깡통에 돌맹이를 넣고 줄을 대강 묶어서 일종의 원시적 경계알람을 만들었습니다. 그걸 주위에 두른 후에는 방수천을 나뭇가지로 받쳐서 대강 천막을 만들었고 그 아래에서 잠에 빠졌습니다. 잠을 설치는 경향이 있기에 자다가 중간에 여러번 깨기도 했지만 눈 대강 비비고 다시 잠에 빠졌습니다.

그런대 갑자기 한밤중에 경계알람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저를 벌떡 깨웠습니다. 황급히 활에 살을 먹이고 나가보니 왠 도둑놈이 제꺼 훔쳐가러 왔습니다. 간이 작은 놈인지 활을 조준하고 꺼지라고 외치니 꺼지더군요. 저는 그 후에 다시 자러갔습니다.

근대 다시 경계알람이 절 깨우더군요. 또 그놈입니다. 화나서 그놈한테 활을 쏴서 가슴에 명중시켰는대 쏘고나서야 아뿔싸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유일한 화살이였거든요. 근대 그놈이 화살맞고나니 아 죽겠구나 싶었던지 냅따 튀어버렸습니다. 근대 저놈때문에 유일한 화살까지 써버렸는대 뭔가 이대로 튀게 놓아두면 아깝죠. 그래서 재빨리 쫓아간 후 멀티툴 나이프로 공격했는대 공격하다보니 약탈자놈이 죽어버렸습니다. 시체를 뒤져보니 어느새 훔쳐간건지 제 잡동사니 몇개를 가지고 있더군요.

저는 마침 배고픈 김에 약탈자 시체를 도축해서 불을 피우고 구워서 배부르게 먹은다음에 남은 것은 훈제해서 플라스틱 썰매위에다가 놓아뒀습니다. 나중에 배고픈대 먹을거 없으면 그거라도 먹을 것입니다. 또, 마침 불피운김에 경계알람을 해체한 후 깡통에다가 물을 담아서 팔팔 끓인다음에 마셨습니다.

대강 이런 게임입니다. 여기서 제가 한 모든 행동들은 스토리를 따라간다던가 도움말을 따라간다던가 화살표를 따라간다던가 그런 것 없이 모두 제가 생각하고 제가 고민해서 제가 내린 결정들이고 그 후에 제가 얻은 보상, 혹은 패널티들입니다. 동쪽으로 가는 것이 목적이긴 하지만 강제하는 것은 딱히 없습니다. 게다가 게임이 쉽냐면 그것은 전혀 아니고 운나빠서 옷을 못 찾으면 얼어죽을 수도 있으며 적과 싸우다보면 부상을 입기 쉬운대 그 부상은 쉽게 회복되지도 않으며 제가 부상을 입기만 기다리던 약탈자들이 부상을 입은 저에게 달려들어 다굴빵 놓기도 합니다. 제법 재밌습니다.

Comment ' 7

  • 작성자
    Lv.96 강림주의
    작성일
    13.09.07 17:29
    No. 1

    여담으로, 비슷하지만 좀 더 매니악한 게임들로는 언리얼 월드라는 생존 로그라이크와 카타클리즘 RL이라는 좀비 생존 로그라이크가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별가別歌
    작성일
    13.09.07 18:13
    No. 2

    요구 사양이 엄청 높을듯... 게다가 영어일듯 하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6 강림주의
    작성일
    13.09.07 18:17
    No. 3

    ㄴㄴ 로그라이크라서 요구사양은 거의 없어요. 아마 펜티엄 4로도 돌아갈걸요. 한글판이 없는 것은 맞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ANU
    작성일
    13.09.07 19:25
    No. 4

    헐 카니발리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별빛밤하늘
    작성일
    13.09.07 22:18
    No. 5

    와우 로그라이크 플레이어를 여기서도 보는군요! 반갑습니다! 드포나 돌죽 하시나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6 강림주의
    작성일
    13.09.08 08:40
    No. 6

    드포는 뭔지 모르겠지만 닷넥과 돌죽은 재밌게 했었습니다. 저도 로그라이크 플레이어를 여기서 볼 줄은 몰랐네요. 고갤도 아닌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마존이
    작성일
    13.09.08 12:23
    No. 7

    하고싶은데 검색을해도 안나오네영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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