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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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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의 실수

작성자
Lv.83 바이한
작성
14.03.22 19:14
조회
2,421


숙종 때의 조선통신사 김인겸(金仁兼)은 저서 일동장유가(日東壯遊歌)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100만 채는 있다고 생각되는 집 모두는 기와집이다. 오사카의 부호의 집은 ‘조선 최대의 대저택’의 10배 이상 넓이로 구리 기둥에 내부는 황금으로 장식되어 있다. 이 사치스러움은 비정상이다. 도시의 크기는 약 100리 정도로 모두가 번영하고 있다. 믿을 수 없다.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낙원이란 사실은 오사카의 일이었다. 세상에 이렇게 훌륭한 도시가 있을 수 있을까? 한양 번화가의 수만 배의 발전이다. 북경을 접해 본 통역 통신사가 있지만 그도 ‘북경의 번영도 오사카에는 진다’라고 말했다. 짐승과 같은 인간들이 2천년 동안 이렇게 평화롭게 번영하고 있었다니 원망스럽다.”

아무 생각 없이 통신사로 오사카에 갔다가 기막혀 하는 김인겸의 모습이 상상됩니다. 왜구의 노략질로 쌓아 올린 풍요로움에 놀란 것이죠.


이런 의외의 광경을 보았으면 왕부터 반성하고 자책하며 정치권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와야 마땅한데 이후 역사에는 쥐 죽은 듯 별다른 소리가 없습니다. 김인겸이 과장을 했다고 믿었거나 아니면 한심한 현실에 조선이 발전할 길이 없음을 알고 지레 포기한 것이겠죠.


조선 역사 상 이런 위상변화를 눈치 채고 왜에 일격을 가할 군주는 세종대왕이 유일했습니다.

나머지 왕이고 신하들이고는 극히 일부만 제외하고 아무생각이 없는 것들이었죠.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고 얻어 터져도 아무 말 못하는 겁만 더럽게 많은 소인배들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송자라 칭송받던 송시열을 두고 북벌론(효종 연간)을 주장하긴 하나 행동 없는 말뿐이라고 비아냥거리는 인물도 있었으니 다른 인물들이야 말할 것도 없습니다.


세종대왕은 왜구들이 자주 침입하자 이종무장군을 대마도로 보내 129척의 배를 소각 포획하고 1940여 채의 가옥을 불태웠습니다. 왜구 104명을 사살하고 21명을 포로로 잡아들이지요. 이때 동원한 군세가 병선 227척에 병력이 1만7300명 이었습니다.

완전히 빛 좋은 개살구였죠. 군의 정보가 미리 누설되었음이 분명합니다. 아니라면 대도를 들고 가서 쥐 한 마리를 죽이고 온 꼴이죠. 왜구라고 죽인 인물들도 어디 갈 곳도 없는 늙은 주민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세종대왕은 대마도주 소씨가 항복하자 아는지 모르는지 못이기는 척 받아들이고 대마도 만호로 임명합니다.


세종대왕의 명철한 사고력과 완전무결하리만치 뛰어난 업적을 생각해 본다면 왜구에 관한한 뜨뜻미지근한 해결책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왜구가 자주오니 소굴이라 할 대마도를 토벌한다. 이렇게 간단하게 치부할 호락한 인물이 아니죠.

아마도 왜구의 근절을 생각한 왜 본토로의 진격까지 염두에 두고 이후의 전개과정까지 그려 보았겠지요.

여기에서 문인(文人)인 세종대왕이 무인(武人)이 아닌 것이 억울할 따름입니다. 뒤를 생각하지 않는 승부사가 필요한 시점이었는데, 이것저것 따지고 재는 문인의 재량으로는 왜 본토로의 진군이 감당할 수 없을 국가의 부담이라고 생각했겠죠. 또 왜가 그렇게 번영하리라 짐작하지 못한 점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약간은 탐욕스런 이종무를 보내 왜구토벌의 생색만 낸 것일지도 모릅니다.

세종대왕의 아쉬운 포기가 이후 민족의 재앙으로 다가온 것이죠. 그 이후로는 일본 정벌 생각 자체를 할 인물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것은 명명백백한 세종대왕의 실수라고 봅니다. 할 수 있는데 안 한 것이죠. 왜와 왜구가 조선의 심복지환(心腹之患)이 될 것이란 사실은 어렴풋이 짐작했을 겁니다.

양국의 백성을 생각하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포기했을 지언정 이후 후손들이 받게 된 댓가가 너무 가혹해 실수도 큰 실수라고 봅니다. 아쉬울 따름이죠. 


대체역사소설을 보다가 뜬금없이 한마디 합니다.


Comment ' 10

  • 작성자
    Lv.13 Vermagic
    작성일
    14.03.22 19:17
    No. 1

    http://mirror.enha.kr/wiki/%EC%84%B8%EC%A2%85%EB%8C%80%EC%99%95#s-6.2
    세종대왕 관련 엔하위키 자료입니다 ㅋ
    뭐든지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song4tif..
    작성일
    14.03.22 19:33
    No. 2

    송시열이 딱히 대인배는 아닌 거 같은데요.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초아재
    작성일
    14.03.22 20:08
    No. 3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문제는 둘째치고, 저 당시 오사카나 일본 주요 도시 외 지역에 사는 민초들의 삶이 어땠을까 생각해 봐야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3.22 20:38
    No. 4

    일의 선후관계뿐만아니라 원인결과도 잘못되었네요
    대마도정벌에 대한 정보가 누설되어 빛좋은 개살구가 된게 아니라
    왜구들이 요동 약탈을 하러 선단을 끌고 나간사이에 빈집털이를 하러 왔기 때문에 마땅히 잡아들일 병력이 없었던겁니다. 게다가 작전성격자체도 가옥과 집, 배를 불태우고 적들이 급히 도주하느라 식량도 못챙기고 도망치는걸 보고 고사작전으로 나간건데 고사작전이란 작전성격상 적극적 교전이 일어날수도 없고 대마도 왜구자체도 산속에 들어가서 숨어서 농성하는데 무슨수로 적을 잡습니까?게다가 얌전히 봉쇄하고 고사작전을 펼치면 되는데 괜히 상륙해서 찔러보다가 뻘짓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고 적극적 작전을 엄두도 못내고 바로 조선으로 귀환했죠.
    이런 군대를 가지고 일본본토를 정벌? 게다가 한국역사에서 비교를 불허하는 개막장시기였던 고려말의 혼란 수습도 안됐죠. 고려가 멸망하고 대마도정벌까지 기간이 30년도 안됩니다. 그 개막장 시기를 수습하고 대외원정까지 가는것도 대단히 높이 평가할 일인데 본토정벌?? 소설쓰시나요? 아참.. 소설사이트지?

    그리고 요동으로 갔던 왜구들은 조선에서 미리 정탐되어 명에게 통보되엇고 기다리고있던 명군에게 요격되어 대참패를 당해 향후 100년간 중국해안이 평안했다고 중국에서 평할정도로 성공적인 작전이었는데 어째서 대마도 정벌을 그저 뻘짓으로만 치부하시는지?

    근데 대마도정벌이 뻘짓이든 아니든 조선이 일본본토 정벌능력이 있든 없든 그건 논외로 치고 궁금한건 대마도정벌은 태종이 기획하고 밀어붙인 기획인데 왜 엄한 세종이 후손들이 받게 될 댓가의 원죄를 져야 합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二月
    작성일
    14.03.22 20:50
    No. 5

    우선, 집을 황금으로 장식한건 신라에도 있었고 조선의 저택은 크기 칸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우리가 보는 대저택 한옥은 왕권이 쇠락한 조선후기에 세워진 것입니다.
    빛 좋은 개살구라며 정벌 이후를 비평하시는데 세종은 오히려 왜구를 효과적으로 통제한 임금이였습니다. 앞서 2번의 대마도 정벌이 있었음에도 왜구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는데 세종 대에서는 대마도 정벌의 대승을 토대로 계해약조와 효과적인 외교를 통해 왜구가 거의 없을 정도로 많이 줄어들고 태평성대가 되는 것이지요.

    포로나 사살자가 적다고 하셨는데 대마도 정벌은 대승이였습니다. 왜구들이 대마도 산악지대로 도망가서 게릴라전을 펴는데 당시 우리나라는 각 부대끼리 제비뽑기로 한 부대만 잔당토벌에 보낼 정도였지요. 그러다 큰코 다쳐서 정벌의 조선군 사상자가 대부분 여기서 생겨납니다.

    그리고 3차 대마도 정벌이 세종 원년에 이루어진 일이라 오히려 세조의 업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세조는 예외적으로 자신이 건재함에도 왕위를 물려주었으며 생전에 자기의 시호도 알게 된 특별한 왕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3.22 20:56
    No. 6

    시간을 달리는 세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3.22 20:58
    No. 7

    시호가 아니라 묘호고
    근데 묘호는 종묘에 올라간 뒤에만 붙일수있는건데 진짜 태종 살아생전에 태종이라는 묘호가 붙었나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二月
    작성일
    14.03.22 21:15
    No. 8

    간단한 검색이라도 하면서 썻어야했는데 수정도 불가능하고... 죄송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알시라트
    작성일
    14.03.22 21:17
    No. 9

    이분은 뭐 카더라 통신만 보고 오시나, 대변을 위에 넣는게 항생제 보다 더 효과가 있다질 않나, 서태지 싫다고 근거도 없이 그냥 까질 않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뒹굴보노
    작성일
    14.03.22 21:40
    No. 10

    글에 추측과 가정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이야기하기가 어렵네요. 그런데 대마도를 때려도 못잡았던 왜구를 저 멀리 본토 공격으로 물리칠 수 있을 거라는 건 이해가 안갑니다. 왜구가 유교적 충성에 불타는 정부군도 아닌데, 일본 본토를 공격해서 대체 무슨 실익이 있는지...본진에 리버 드랍하면 GG치는 스타 경기가 아니잖아요? 소말리아 해적을 진압하려면 해적을 공격할 일이지 소말리아를 공격하는게 아니죠.
    그 당시 명이나 조선은 일본의 크기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상태였죠. 그런데도 거길 공격했어야 했고, 하지 않아서 큰 실책이었다고 말하는 건 현대 관점에서 피상적으로 보는 지나친 비약으로 보입니다. 꼭 삼국시대에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어야 했는데 신라가 통일해서 만주땅을 잃었다는 이야기처럼 말이죠. 무관이 아닌 문관 계열이라고 결단력이 없었다는 것도 의아하네요. 세종 대에 4군 6진 쪽을 개척한 김종서도 사실은 문관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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