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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5.06.09 03:08
조회
920
싯송피농1.jpg
싯송피농이 '글로리' 라이트급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 글로리

‘쁘아까오의 재림?’

K-1을 잇는 입식격투단체 ‘글로리(Glory)’ 라이트급에 태국산 괴물이 등장했다.

태국 본토에서 날아온 무에타이 전사 싯티차이 싯송피농(23·태국)이 그 주인공으로 글로리에 발을 들여놓기 무섭게 라이트급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싯송피농은 지난 6일(한국시각) 열린 ‘글로리(Glory) 22’ 프랑스 대회 라이트급 토너먼트를 통해 글로리에 데뷔했다.

잘 알려진 대로 라이트급은 글로리에서도 수많은 테크니션들이 가득한 강자 집합소로 유명하다. 하드펀처로 악명 높은 현 챔피언 로빈 반 루스말렌(25·네덜란드)을 필두로 수리남 출신 입식기술자 계보를 잇는 ‘더 머신’ 앤디 리스티(32·수리남), 투지의 화신 다비트 키리아(27·조지아), 새로운 입식강국 캐나다의 자존심을 이어나가는 벤쿠버 출신의 굿가이 조시 전시(22·캐나다) 등 뛰어난 선수들이 차고 넘친다.

무적 행진이 멈추기는 했지만 입식 격투판 빗장수비의 달인 '닥터' 조르지오 페트로시안(30·이탈리아) 역시 언제든지 신화를 다시 쓸 수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이러한 ‘죽음의 체급’에서 동양권 파이터가 경계 대상 1호로 떠올랐다. 싯송피농은 글로리 무대에는 이제 데뷔하지만 어릴 때부터 놀라운 전적을 소화하는 무에타이 전사답게 공식전적만 130전이 넘어간다. 젊은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입증하듯 무서운 파워로 라이트급 토너먼트를 정리했다.

가공할 맷집과 불같은 투지를 무기삼아 역전승을 자주 만들어내기로 유명한 키리아를 TKO로 잠재웠고 경기운영의 달인 전시마저 일방적으로 두들기며 압도적인 판정승을 거뒀다. 키리아의 ‘스피닝 킥(Spinning Kick)’과 ‘롤링 썬더 (Rolling Thunder)’, 전시의 경쾌한 스텝은 실전 무에타이로 진화한 싯송피농에게 무용지물이었다.

사실 경험이 많다고는 하지만 싯송피농에게 글로리 무대가 마냥 유리하지만은 않았다. 킥복싱 룰을 따르는 글로리에서는 무에타이 최고의 무기인 팔꿈치 공격과 빰 클린치를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약점을 들어 싯송피농이 기존 글로리 베테랑들에게 고전할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싯송피농은 무에타이의 또 다른 무기들을 꺼내들고 어렵지 않게 라이트급 강자들을 둘이나 정리했다.

싯송피농의 패턴은 비교적 단순했다. 본토 낙무아이들이 그렇듯이 경쾌하게 스텝을 밟기보다 두발을 바닥에 고정시키며 천천히 상대를 압박한다. 앞차기로 거리를 조절한 다음 무시무시한 킥으로 상대를 강타했다. 특히 미들킥은 쇠파이프를 연상케 했는데 한번 씩 들어갈 때마다 키리아와 전시는 충격으로 움찔거리며 물러나기 바빴다.

낙무아이들의 미들킥은 단순하다. 굳이 정확히 빈틈을 노려 차기보다는 가공할 힘으로 상대의 몸통을 통째로 찍어 누른다. 가드에 걸리게 되면 한 방에 쓰러지지는 않겠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 내내 차고 또 찬다.

싯송피농 역시 그랬다. 상대가 뭘 하든 개의치 않고 자신은 전진 압박을 거듭하며 엄청난 킥 파워로 미들 킥을 계속 날렸다. 특히 왼발 킥은 대놓고 차도 해법이 없어보였다.

싯송피농의 미들 킥은 워낙 파워가 넘쳐 막아낸다 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충격은 고스란히 쌓일 수밖에 없었다. 충격이 누적된 전시는 제대로 된 스텝 한번 밟기 어려웠으며 나중에는 가드 한 오른팔마저 이상 증세를 보이며 자신의 특기인 펀치 공격에 영향을 줬다. 사이드 스텝을 밟으며 전열을 재정비하려 치면 로우킥을 다리에 갈기며 기동성을 묶어버렸다.

이날 보여준 싯송피농의 엄청난 기량은 또 다른 강자 리스티는 물론 당장 챔피언 반 루스말렌과 맞붙어도 승산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많은 팬들과 전문가들은 싯송피농의 글로리 공습에 과거 K-1 맥스에 입성하자마자 판도 전체를 바꾼 ‘황제’ 쁘아까오 반차메(32·태국)를 떠올리고 있다. 당시 쁘아까오는 특유의 무에타이 스타일을 바탕으로 알버트 크라우스, 마사토 등 기존 강자들을 모조리 정리한 바 있다.

쁘아까오가 너무 강해 주최 측에서는 룰 개정까지 했을 정도다. 만약 룰 개정이라는 특단의 조치가 없었다면 쁘아까오는 절대 강자로서 K-1 맥스를 지배했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 K-1 맥스와 달리 글로리는 아직 국내 팬들에게 낯설다. 친숙한 동양 단체도 아니거니와 경기시간대 역시 늦은 시간이라 즐기기가 쉽지 않다.

글로리 측과 2015년 대회의 방송 계약을 체결한 KBS N 스포츠가 각 넘버시리즈를 중계하는 것은 물론 과거 명 경기 등을 재방송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친숙해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이런 시점에 동양 선수의 분전은 국내 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데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Comment ' 15

  • 작성자
    Lv.26 바람과불
    작성일
    15.06.09 03:13
    No. 1

    음주 후
    자려다가
    봤네요

    쁘아까오 팬인데요
    맥스에서 쁘아까오에게 불리하게 룰을
    변경했다는 얘기는 지금 알았네요

    어떻게 변경 된건지 궁금합니다.

    쁘아까오와
    비견될만한 선수라
    싯송피농
    검색해서 플레이 영상을 봐야겠네요~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5.06.09 04:12
    No. 2

    가장 큰것은 역시 빰클린치후 니킥룰 변경이죠. 그것이 그대로 있었다면 누가 쁘아까오를 감당했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바람과불
    작성일
    15.06.09 03:56
    No. 3

    싯송피농 VS 키리아

    http://youtu.be/RKTKuAjIMQ4

    sitsongpeenong
    으로 검색하니 나오네요.

    쁘아까오만큼의 포스는 아니지만
    왼발 미들킥하나만큼은 일품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5.06.09 04:20
    No. 4

    ^^킥이 매우 매섭죠 ㅎ 키리아 전보다는 2번째 경기였던 전시전이 훨씬 더 돋보입니다. 미들킥의 봉인이 풀렸죠 ㄷ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피리휘리
    작성일
    15.06.09 07:00
    No. 5

    http://www.dailian.co.kr/news/view/508844/?sc=naver
    김종수 기자임 이셨군요.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5.06.09 14:29
    No. 6

    헉 ;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카힌
    작성일
    15.06.09 13:56
    No. 7

    쁘아까오의 실력이 대단했었죠. 한번 보고 싶네요. 글로리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5.06.09 14:29
    No. 8

    요새 텔레비전에서 많이 해주더라구요..^^ 생방도 재방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글라딘
    작성일
    15.06.09 14:38
    No. 9

    오... 이런 글을 어떻게 챙겨오셨죠?
    올리시는 것들 저번부터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5.06.09 14:39
    No. 10

    그냥 주섬주섬 관심을 가지고 챙기고 있어염..^^;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6 바람과불
    작성일
    15.06.09 15:52
    No. 11

    글라딘님 / 카피라이트 표시하지 않은 점과, 그리고 위 링크의 기사와 토씨하나 다르지 않은 점, 다른 글에서 드러나는 문체의 일관성등을 고려하면,
    챙겨온(퍼온?) 것이 아니라 윈드윙님이 데일리안의 기자이신 듯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바람과불
    작성일
    15.06.09 15:46
    No. 12

    싯송피농 VS 전시

    http://youtu.be/uP7k_VVV15c

    2라운드에 선보인 왼발 미들킥 3연발은 저도 모르게 감탄이 나오네요

    개인적으로 본
    쁘아까오와 비견될 만한점은

    1. 거리조절이 무척 뛰어나다는 점,

    그래서 앞차기건 미들킥이건 로우킥이건
    거의 다 막거나 맞지 않고 백스텝이나 황스탭으로 피해버립니다.

    전시가 포인트 벌기용으로 구사한 맥아리 없는 앞발로우킥말고는
    전시의 킥 대부분을 거리조절 + 엄청난 반응속도로 다 피해냅니다.

    2. 펀치건 킥이건 정타를 하용하지 않는 방어능력

    전시와의 경기영상을 보면
    상대공격을 펀치건 킥이건, 정타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중간에 명중률 통계가 나왔는데
    싯송피농 = 60%대
    전시 = 30%대
    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쁘아까오가 더 뛰어난 점

    1. 템포조절

    상대를 가지고 노는 듯한, 초슬로우템포에서 초패스트템포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템포조절의 달인 쁘아까오
    를 따라오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템포조절능력의 싯송피농

    2. 펀치스킬

    싯송피농선수의 킥구사는 무척 인상적이나
    펀치스킬은 킥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음

    3. 콤비네이션

    싯솟피농선수는
    풍부한 대전경험에서 나오는 거리조절능력과
    놀라운 피지컬능력에서 기반한 높은 수준의 방어스킬과 칵스킬로
    상대를 압도하나

    단발기가 많고
    쁘아까오가 종종 보여주는 다채로운 콤비네이션은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총평 : 23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템포조절과 펀치스킬 그리고 콤비네이션이 보강된다면
    --------쁘아까오의 정당한 계승자로 공인받을 수 있는
    --------잠재력과 기량이 탁월한 선수 = 싯송피농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9 글라딘
    작성일
    15.06.09 17:15
    No. 13

    링크 감사해요. 잘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6 바람과불
    작성일
    15.06.09 18:23
    No. 14

    콘트랙트, 재밌게 잘 봤습니다.

    건필하세요~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5.06.09 23:32
    No. 15

    입식격투를 정말 좋아하시는듯싶네요..^^ 애정이 느껴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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