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기사에 나온 대로 임 병장의 주장이 진실이라면, 진정 그러하다면, 대체 이 사건의 가해자는 누굴까?
인내와 이성을 가진 인간을 한순간에 상처입은 짐승으로 만든 이들?
아님, 보복이란 명목아래 피의 축제를 연 이?
그러나 적어도 이들 중에 가해자는 없다.
‘3개월밖에 안 남은 병장이…’
임 변 : 학창시절에 일요일은 시간이 왜 그렇게 빨리 가는지 낼 학교 갈 생각하면 잠이 다 안 온다니까요. 아마, 회사 다니시는 분들도 그렇겠죠?
아! 개콘 볼 때는 시간 가는 줄도 몰라요. 어찌나 시간이 빨리 가는지...
3개월 밖에요? 아니요. 아니지요.
3개월 밖에가 아니라, 3개월씩이나 남은 거였어요?
그리고 제겐 그 시간이 3.년. 보다 더 긴 시간이지요. 후우~ 답답하죠. 지금도 힘든데, 앞으로 3년이나 더 참으라니...그 당시 얼마나 괴로웠던지, 만약 지옥이 있다면 여기가 아닐까싶더라고요. 혹시...지옥에서 3개월 살아볼 생각 있으세요?(짓궂은 미소) 물론, 농담이지요.
아무튼, 그러다 제 처지를 생각하다보니 문득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란 말이 떠오르더라고요. 그전까진 이게 이해가 안됐는데, 당시 처한 상황이 상황이었더니 만큼,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말 그대로 '나 빼면 다 적'이에요. 그렇잖아요?
가뜩이나 폐쇄된 곳인데 거기에 혼자 고립됐다고 생각해보세요. 아주 죽을 맛이지요. 더구나 내 편은 단 한 명도 없이 사방엔 전부 날 아프게 하는 이들만 있는 거예요. 차라리 두드려 맞아 멍이 드는 게 나아요. 그럼, 나중에 흉터야 지겠지만, 낫긴 할 테니까요. 그런데 이 마음의 병은 정말이지....
지금 제 말을 듣고 있는 분들이 만약 그 상황에 처했다면 어쩌시겠어요? 아! 그 답은 제가 말해 볼게요.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었어요.
내가 죽거나, 아님 그들이 죽거나.
우린 공존할 수 없는 운명이었거든요.
만약, 아주 만약에 말이에요. 내가 아무 말 없이 자살을 선택했다면, 이 일의 진실이 세상에 얼마나 알려졌을까요?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너 때문에 우리 집 대가 끊겼어~!!! 왜, 도대체 왜 그랬어!!!”
사자들 변 : 그게 죽을 이유가 되나요? 전 정말 그 정도 상처 받을 줄 몰랐어요. 우리 부모님은요. 그 사람은 저만 죽인 게 아니에요. 저희 가족들도 같이 죽인 거 에요. 어떻게요. 우리 엄마, 아빠는 저 없으면 못 사는데...
정말 억울해요. 아직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그런 이유로 사람을 죽이고 다녔으면 한국에 살 사람이 얼마나 됐겠어요.
예? 뭐라고요? 왜 아무도 손을 내밀지 않았냐고요? 단 한 사람이라도 손을 내밀었다면 뭔가 달라졌을 거라고요? 하하하하. 아, 죄송합니다. 너무 뜻밖에 말을 들어서.... 우린 처음 들어봐요. 그 말이요.
방금 하신 그 말씀이요. 그 ‘손 내민다는’ 말. 근데, 그 말이 너무 낯설게 들리네요. 그리고... 이상하다! 우린....분명~! 그렇게 안 배웠는데... 아! 우린 이렇게 배웠어요. 나보다 못한 사람, 못 배운 사람 그리고 좀 부족한 사람 있으면, 괄시하고 무시하라고요. 예? 좀 크게 말해보세요. 잘 안 들려요.
아...누가 그렇게 가르쳐 줬냐고요? 친구가요. 이름요? 아, 진짜 안 되는데... 휴우~알았어요. 성은 ‘이’에요. 그리고 이름이...
‘사회’요.
이 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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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일만 벌어졌다하면 해당 부서를 이 잡듯이 잡는데, 과연 그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국방부 개혁? 관심병사 체계 개선? 헛웃음만 나온다. 뭔가 착각하는 거 같은데, 이번 사건 같은 경우 국방부 그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국방 사회’는 그야말로 전체 사회의 일부분일 뿐이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겠지만, 그래도 한 번 가정을 해보면, 만약 이번에는 ‘학교’에서 이와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다면, 그때는, 그때는 또 어쩔 텐가? 이번엔 학교 개혁한다고 할 것인가? 그도 아니면, 학교 체계 개선?
그럼, 일반 사기업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그때는….
댓글을 보면, 어떤 분들은 이미 고인이 되신 분들을 탓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임 병장님을 탓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이걸 참....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한 가지는 고인이 되신 분들의 가족이나 임 병장님과 그 가족들은 앞으로 지옥 같은 삶을 살아가실 분들이라는 겁니다.
고인의 부모님이나 임병장님의 부모님이나, 부모 마음은 매한가지 아니겠어요? 우리 가급적 자식들 욕은 하지 말자고요. 그래서 전 중립!!!
작성자 : 칠레꽃
**** 발언 내용 아님. 단지 그 심리를 각색해 본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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