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글을 쓴다는 것.

작성자
Personacon Rainin
작성
14.01.07 04:58
조회
1,021

SF인 노인의 전쟁 시리즈에는 이런 저런 재미있는 도구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 중 ‘뇌도우미’는 무척 인상적인 물건이었다. 간단히 말해서 뇌와 직결되어 있으며, 범우주적인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는 생체 컴퓨터. 제법 신간에 속하는 작품인지라 여러 방면의 다양한 (스마트폰을 연상케 하는) 활용부터 텔레파시나 다름없는 상호간의 교류. 나아가서는 상대와의 동조(싱크로)를 통해 거의 모든 감정과 생각마저 읽을 수 있는...... 뭐 아무튼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다른 것이므로 이 뇌도우미라는 도구가 나오는 소설을 읽고 싶어지신 분은 ‘존 스칼지’ ‘노인의 전쟁’을 검색해 보시기를 바란다.

각설하고, 이 뇌도우미라는 설정을 읽을 때 하나 궁금했던 것은 다름이 아니라 종종 나 스스로 생각을 할 때면 ‘참 내가 이따위 생각을 잘도 하고 있구나’하는 것들... 비루하고 추악하고 천박하고 변태적인... 뭐 굳이 글로 적고 싶지도 않고 다시 떠올리기도 싫어지는 것들... 누구인들 없으랴...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것이 사람인데, 서로가 서로의 생각을 즉발적으로 읽고/읽히고 한다면? 뭐 아무튼 제법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연한 사고를 당해 죽게 된다면 아마도 ‘내 PC에 있는 황조롱이(아니 뭐 다른 이름일지도) 폴더만은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아야 할텐데...’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만큼이나 두려웠다.

글을 쓴다는 것에 부쳐 한 마디 하고 싶어진 이유는 별 것이 아니다. 마치 뇌도우미라도 장착된 듯한, 즉발적이고 정제되지 않은... 머리와 키보드가 바로 연결된 것 같이 사고의 폭이 좁고 편협한 글들을 접하게 되어서다. 자기 자신만 읽는 글, 일기를 쓴다고 해도 결국 나중에 그 글을 읽는 자신, 독자를 위해서 명확한 글을 써야 하는데... 애초부터 타인에게 읽힐 목적으로 쓰는 글들임에도 배려나 자기 자신에 대한 고찰이 전무한 것에는 한숨을 내쉴수밖에 없다.

잡문 하나를 올릴 때에도 하나 하나의 단어를 고르고 한 번 더 생각하라는 말을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웃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는 대놓고 말했다. “아니 이 스마트 시대에 무슨 낡은 생각이야? 트윗 하나 보내는데 뭔 생각을 하고 앉을 시간이 있냐고?” 옳은 말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게시판과 트위터는 다르다. 트위터는 뇌도우미니까. 하지만 게시판에서 글을 쓸 때만큼은 설익은 표현을 그대로 내보이고 싶지 않은 것이다.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11920 집에서 간단히 운동하고 싶다면.. +3 Lv.24 약관준수 14.01.07 1,158
211919 문피아 폭발할것 같다 +4 Lv.38 whitebea.. 14.01.07 1,584
211918 생각해보니 +8 Lv.57 [탈퇴계정] 14.01.07 904
211917 최근 본 자료 중 제일 웃겼던 것 +1 Personacon 엔띠 14.01.07 1,207
211916 백수가 천재인 이유... +8 Personacon 백수77 14.01.07 1,497
» 글을 쓴다는 것. +3 Personacon Rainin 14.01.07 1,022
211914 '빛나지 못한 별' 루슬란... 확실한 색깔이 없었다 +2 Personacon 윈드윙 14.01.07 1,412
211913 한국군과 미국군의 차이. +9 Lv.64 하렌티 14.01.07 2,121
211912 제가 여친이 딱히 필요없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사고과정... +11 Lv.32 뒹굴보노 14.01.07 1,297
211911 정담은 청소년도 많아서 19금이 곤란해요. +5 Lv.1 [탈퇴계정] 14.01.07 1,188
211910 레벨이 쓰이는 곳. +42 Lv.49 NewtDrag.. 14.01.06 1,657
211909 저만 느끼는 건가.. 자기 글을 추천할 수 있나요? +5 Lv.1 사라니다 14.01.07 942
211908 집에서 하는 운동의 한계. +12 Personacon 엔띠 14.01.06 1,274
211907 (진지합니다.)가질 수 없는 것들 몇가지 +11 Lv.19 ForDest 14.01.06 1,147
211906 우리가 잘 모르던 세계사에 대해 인벤에서 어느분이 간략... Lv.85 백수마적 14.01.06 1,292
211905 뭔가 여자 얘기가 많네요... +7 Personacon 통통배함장 14.01.06 992
211904 에이.. 인터넷만 보면 남/녀 갈라져서 싸우고 걸x니 뭐니... +3 Lv.40 지하™ 14.01.06 1,090
211903 공개 프로포즈 어떻게 생각하세요? +15 Lv.97 윤필담 14.01.06 1,150
211902 여자사람 사귀면 가장 하고 싶은 것. +13 Personacon 엔띠 14.01.06 1,218
211901 올해 목표는 잊혀지지 말자로 정했습니다. +2 Lv.40 지하™ 14.01.06 948
211900 회원가입 사기 행각이 진화했네요. +4 Lv.64 하렌티 14.01.06 1,359
211899 막막한 앞날 +7 Personacon 적안왕 14.01.06 989
211898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3 Lv.36 초아재 14.01.06 885
211897 20대 초반만 해도 안 그랬는데 +2 Personacon 자공 14.01.06 1,031
211896 형제는 가장 가까운 타인이다.. +8 Lv.40 지하™ 14.01.06 1,048
211895 남녀사이는 참 복잡한 관계입니다 +2 Personacon 자공 14.01.06 1,224
211894 시대를 잘못 타고난 장인 +2 Lv.36 초아재 14.01.06 1,154
211893 엔띠님과 대비해서 요새 제 상황이.. +10 Lv.1 [탈퇴계정] 14.01.06 1,245
211892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하고 나니까 +3 Lv.1 [탈퇴계정] 14.01.06 1,331
211891 미치는 제 상황 '적당히' 정리 +10 Personacon 엔띠 14.01.06 1,312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