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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수면선인
작성
13.10.27 10:46
조회
1,519

  저는 아베라는 정치인 한 개인의 문제보다는 일본을 지배하는 자민당 내부의 계파 파벌 싸움에서 '합리적인 보수(예를 들면 무라야마 전 총리의 파벌)'가 패배하고, 극우주의에 동조하는 계파들이 부상한 것이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전체적으로 우리가 일본이 빠르게 우경화되었다고 느끼는 것도 결국 자민당 내부의 권력 균형이 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오는 한 지점에서 고이즈미에 의해 큰 폭으로 뒤틀렸고, 그 과정에서 합리적 보수는 완전히 몰락해버렸으니까요. 


  이 포스트 고이즈미 체제에서 정치인 한 사람이 바뀐들, 이 정치 환경에서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유신회와 같은 보다 과격한 정당, 자민당 내부의 보다 강경한 파벌이 힘을 얻어가는 세태 속에서 아베보다 더하면 더한 정치인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 않을까요. 


  또 하나 되짚어볼 부분은 우리가 알던 국제 정치의 역학 관계가 제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아베라는 정치인이 하는 말은 분명히 아니꼽지만, 일본이라는 나라가 원래의 강대국 지위로 돌아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1차대전 전후 베르사유 체제에서 프랑스가 그토록 반발했음에도 독일이 다시 강대국 지위로 복귀한 것이 역사적 흐름이었듯이요.


  결국 언젠가는 일본이란 나라의 변화된 정치 풍토에서는 제 2, 제 3의 아베가 나와 지금 아베가 하려는 일을 하고, 자국을 ‘정상 국가(즉 군사대국)’로 되돌리려는 시도를 할게 뻔합니다. 하필이면 그것이 우리 시대에 이루어졌다는 것이 유감이지만요.


  그래서 저는 당장 선악에 기초해서 일본을 보는 것보다는 조금 냉정하게 그들을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 그들이 무얼 생각하고, 어떤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꿈꾸는 동아시아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그들의 생각을 알아야만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길을 보다 현명하게 고를 수 있지 않을지. 저는 그렇게 생각해봅니다.


  아베 이야기를 하다보니 미래 이야기가 나와버렸군요. 논점이 피탈되었다면 죄송합니다.


Comment ' 8

  • 작성자
    Lv.34 고룡생
    작성일
    13.10.27 10:57
    No. 1

    미국의 방관이 도리어 화가 나고 그로 인하여 미국이 초강대국의 고지를 내려오고 있다는 느낌이 강렬하군요. 오바마... 그는 재선되어서는 안 될 인물이었다고 봅니다. 한 번 당선으로 끝냈어야 할 인물이라고 요즘 들어서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만약 오바마가 강했다면... 과연 아베가 그딴 망언을 일삼을 수가 있을까요?
    진주만 습격도 잊어버린 오바마... 그리고 미국... 이제는 하향추세라고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수면선인
    작성일
    13.10.27 11:06
    No. 2

    저는 미국의 어느 대통령이 집권하더라도 일본의 강대국 지위 복귀에 제동을 걸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민주, 공화 양당의 색채를 떠나서 미국의 재정 적자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고, 그들 입장에서는 중국의 부상을 저지해야 하는 것도 필수라 일본의 역할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 되어버렸다고 봅니다. 과거의 적과 손을 잡는 것은 역사에서 쉽게 실례를 찾을 수 있어, 구원 관계로 현재를 보는 것은 '이익'의 측면에서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베네치아가 사주한 십자군에 의해 수도가 불타고 몇번이나 황금뿔만을 침공당한 비잔틴 제국이 투르크라는 대적을 앞에 두고, 결국 최후에 베네치아에 손을 내민 것만 보면 '이익'앞에서는 과거의 적대 관계도 별 의미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

    고룡생님의 말씀처럼 미국의 방관은 확실히 부당한 느낌은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미국이 우리에게 자신들의 국익을 맞추어 조정해줄 이유가 없으니.. 약소국인게 죄가 아닌가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4 고룡생
    작성일
    13.10.27 12:09
    No. 3

    그러므로 인하여 미국은 제 스스로 살을 깎아먹게 될 것이고, 중국에도 밀릴 것이며 결국...
    스노든의 폭로로 인하여 유럽에서도 궁지에 몰리게 되었는데 과연 그런 어정쩡한 정치로 누가 미국을 옹호하고 나서겠습니까?
    일본에 대한 명확한 제재만이 정의로운 국가로라도 인식될 수가 있다는 작은 소견입니다.
    우리 한국이나마 미국을 조금이나마 돕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정치에 그다지 관심이 없지만 뉴스만 틀면 화가 나서 아예 보지 않는답니다.
    그리고 역시... 약소국의 설움이란 게 정답인 거 같습니다.
    횡설수설.... 죄송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수면선인
    작성일
    13.10.27 12:19
    No. 4

    고룡생님의 말씀처럼 미국의 입장이 난처하긴 하지만, 결국 모두가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주지 않는 것으로 증명되었듯 미국의 세계 영향력은 아직도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아무리 미워도 결국 안보를 그들에게 의존하는 한국은 미국이 '군사대국 일본'을 만들겠다고 하면 결국 거기에 제동을 걸 방법이 없지 않을까요. 고룡생님께서 말씀하신 우려는 모두 지당하십니다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 저도 안타깝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페르딕스
    작성일
    13.10.27 12:09
    No. 5

    수면선인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으로 미국의 타국에 대한 강제력이 줄어든것은 고룡생님의 생각과 비슷하지만, 보수적인 성향의 대통령이 당선되었다고 해도 미국의 행보는 전과는 다르리라고 생각합니다.
    미국내의 경제상황과 중국에 대한 견제를 생각하면 오히려, 강경한 사람이라면, 일본의 군국화를 지원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정말 강대국 싸움에 놀이터가 될수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수면선인
    작성일
    13.10.27 12:22
    No. 6

    약소국의 비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명청 교체기에 명과 후금 사이를 줄타기하며 전쟁을 피하려 했던 광해군-인조 대 조선의 대 후금 정책(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과 달리 인조도 굽힐 건 최대한 굽혔습니다..)에도 불구하고 결국 전쟁은 터졌듯, 강대국 사이에 낀 약소국 처지란 정말 비참한 것 같습니다.

    명청 교체기에 그 누구도 거대한 명이 쓰러지고, 신흥 강국 후금이 대륙을 차지하리라 생각못했듯, 오늘을 사는 우리도 미래를 예단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신중한 행보가 요구되는 시대가 아닌가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ANU
    작성일
    13.10.27 11:39
    No. 7

    중국의 급부상으로, 미국과 러시아가 일본에게 사탕을 주고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방사능국은 얼씨구나 하고 싸지를것 다 싸지르겠지요.
    그 때문에 중간에 낀 우리나라만 새우등 터지는 격이구요.
    현 미국 대통령의 잘못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수면선인
    작성일
    13.10.27 11:45
    No. 8

    우리 나라에서는 일본이 확실히 우경화하고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이 분명하지만, 또 세계적 추세에서 본다면 '군사대국화'는 당연한 수순인지라.. 우리 입장이 난처한 것은 분명합니다. 안그래도 이번에 일본의 자위권 행사 문제에 한반도의 자위대 진주 문제가 걸려 한미 양국이 논의하는 부분도 있더군요. 옛날의 기준으로 생각하기엔 이미 많이 변했고, 또 변해가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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