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멸치 사태 이후 아이유에 대한 엄청난 실망감과 함께 신경을 끄고 있다가 이번에 신보가 나왔다고 하여 한 번 들어봤습니다. 사람은 싫어도 음악은 좋으니까요.
하지만... 실망도 이런 실망이 없네요. 여태까지 아이유는 지속적으로 음악적 성장은 해왔죠. 자작곡도 꾸준히 늘려가고 각 앨범마다 전체적인 밸런스도 좋았고요.
하지만 이번 앨범은... 표절이라는 말까지는 않하겠지만 어디서 들은 듯한 코드의 향연에 기교를 너무 부려대서 가사도 잘 안 들리고 어수선하다는 느낌 밖에 안 드네요.
특히 심각한 건 타이틀곡... 여기서 아이유는 모던타임즈의 스윙적인 컨셉에 아이유의 여태까지 타이틀곡의 느낌을 혼합하려는 시도를 하다가 완전 망해버렸습니다. 멜로디는 중구난방이고 시도때도 없이 바뀌는 박자에 가사는 알아먹을 수가 없고 온갖 코드를 섞어대서 어수선하기 그지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망했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중간이 괜찮은 곡도 있지만(개인적으로 Havana란 곡과 한낯의 꿈이란 곡이 맘에 듭니다) 몇몇 과한 시도로 전체 밸런스를 완전 잃었네요. 같은 시기에 나온 버스커 버스커는 자신들의 특징을 확 살리고 전체적으로 오히려 절제된 모습을 보여줘서 더욱 세련된 모습을 보인 것과 대조적입니다. 작년에 있었던 은멸치 사태 덕분에 음악적으로 과하게 욕심을 부린 게 이런 결과를 낳은 것 같습니다. 다음 앨범에서는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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