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보면, 특히 삼국지(연의) 등에서 보면 9척 장신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아니 8척, 9척이 흔하게 나옵니다.
요즘으로 치면 대부분이 240cm, 혹은 270cm의 키라는 말인데,
중국 특유의 허풍이 가미된 것일까요? 아니면 진짜로 옛날 사람들은 다 괴력난신에 거인들이었을까요?
현재 기네스북에 기록된 최장신은 터키의 술탄코센으로 251cm의 키라고 합니다.
거인증을 앓고 있어서 계속 큰다고 하는데 전에 측정할 때는 248cm 였는데 그 사이 조금 더 컸다고 합니다.
이런 장신들은 체중의 부담 때문에 발목에 무리가 가서 걷는 것조차 불편하게 걷습니다.
지금 안 되는 것은 옛날에도 안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말이지요.
저는 예전에 중국에서 청동기 유물로 발굴된 청동자(尺)를 사진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
그것의 길이가 26cm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8척, 9척 장신들은 그 청동자에 따르면 208cm, 234cm가 되는 것입니다.
이 정도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중국은 사람이 많으니 장신들이 인구에 비해서 많고 그 사람들이 장군들이 되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좀 과장이 섞인 듯하지 않습니까? 현재의 기네스 기록이 250cm 정도인데 말입니다.
그러다가 지척(指尺)이라는 말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인 남성의 네 손가락을 모은 폭을 4촌으로 계산하여 10촌을 1척으로 보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대부분 인체를 기준으로 측정한 것이 많았는데 그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똑같았습니다.
인치의 경우엔 손가락의 마디 길이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동양의 촌은 손가락 하나의 넓이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손가락 마디를 가로로 보느냐 세로로 보느냐의 차이점일 뿐입니다.
그래서 제가 자로 직접 재보니까 4촌이 8.5cm 조금 못 나옵니다. 그러니까 10촌이면 21cm 정도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지척을 기준으로 하여 따져보면,
8척이 168cm, 9척이 189cm가 나옵니다.
이건 수치가 그럴 듯해보입니다.
영양 상태가 부족한 곳에서 170cm만 되어도 큰 키로 보였을 테니까요.
중국과 우리나라가 고대에 같은 도량형을 쓰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소설 속의 도량형이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사소한 것이니까요. 사소한 것은 일일이 설정하기 귀찮으니 쓰던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편하지 않겠습니까?
고대에 9척 장신이 흔했던 것은 기록자나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라 자(尺)의 탓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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