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참 하고나니 묘한 기분이 드네요. 경마 게임의 내용은 간단했습니다. 기수가 있고 도박꾼이 있습니다. 기수는 말을 타서 간단하지만 나름 복잡한 조작을 통해 경주를 이기면 됩니다. 도박꾼은 원하는 기수에게 돈을 걸어 돈을 벌면 됩니다. 저는 기수로 했었습니다.
첫판에 저는 운이 안좋아서 꼴찌를 하게 됬습니다. 저한테는 1명이 10원 걸었었는대, 딱히 별 기대는 안했는지 별다른 말을 안하더라고요. 저는 가치가 폭락했고 나머지 기수들은 가치가 상승했습니다. 이 게임에서 배율은 기수들의 가치를 비교해서 정해지는대, 제 배율은 4.4배였습니다.
그런대 두번째 판에서 제가 이기게 됬습니다. 커브를 제가 가장 잘하더라고요 해보니까. 그래서 커브가 많은 맵이 나오니 제가 1위를 하게 됬습니다. 저한테는 아까 10원 거신 분이 또 10원을 거셨는대, 그분은 4.4배인 44원을 받으시게 됬습니다. 사람들이 대박 대박 거리더라고요.
세번째 판에서는 돈을 많이 번 도박꾼 한분과 저만 참여했습니다. 참여한 도박꾼은 가장 비싼 말을 사서 타고 왔기에 저는 그분이 이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모두에게 저한테 걸지 말고 저분한테 걸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대 제가 이겼습니다. 이번에도 커브 많은 맵이 나와서요. 이긴 저도 이길줄 예상못해서 얼떨떨한 승리였죠. 그렇게 2번 연속 이기니 사람들이 저를 추앙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커브만 나오면 무조건 돈을 벌어다 준다고. 그렇게 몇판이 흘렀습니다.
저는 커브가 나올 때마다 이겼고 직선이 나올 때마다 졌습니다. 그러다 한번 커브가 가장 많은 맵이 나오게 됬습니다. 가장 부유한 도박꾼 세명이 저한테 올인을 하더군요. 이 게임에서 돈이 0원되면 캐릭이 죽기에 자신의 목숨을 건 행위였습니다. 저는 이길 것이라 예상해서 기분만 좋았습니다.
그런대 졌습니다. 실수를 너무 많이 해서 져버렸습니다. 가장 부유한 도박꾼 셋이 순식간에 거지가 되버렸습니다. 그분들이 막 말하더라고요. ‘안돼! 올인했는대! 올인했는대!’ 이 말들을 들으니 피가 부담감에 바싹 말라오더군요.
그리고 4번 연속 꼴찌를 했습니다. 누구 한명이 ‘반짝인기’ 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말이 비수처럼 제 가슴을 찔렀습니다. 진짜 사람들을 실망시켰다는 그 좌절감이 온몸을 꽉 누르더라고요. 그리고 그 다음 맵으로 제가 가장 잘하는 맵이 나왔습니다. 이 맵에서는 분명 이겨야해!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그런대 또 졌습니다. 자괴감 좌절감 조홍감 그냥 다 파도처럼 밀려내려오더라고요. 저한테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남은 돈 10원을 모두 걸으셨던 한분은 제가 패배하자 게임을 나가셨습니다. 진짜 미칠 것 같았습니다.
게임이 끝나고 그것들을 다시 생각해보니 비록 게임이지만 도박이라는 세계의 일부나마 체험해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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