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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5 빙루화
작성
12.10.21 06:18
조회
1,724

친구랑 여행을 왔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즐겁지 않습니다. 뜻이 잘 맞지 않는 친구인 탓입니다. 이 친구와 제법 잘 맞는다 생각해서 이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같이 왔었습니다만... 생각만큼 잘 맞는 친구가 아니었었나봅니다.

여러모로 제가 항상 더 많이 받아주던 그런 친구였어요. 제가 이야기 듣는것도 좋아하고... 그러다보니 여러모로 많이 들어주고 리액션도 보이며 대답해주곤 했었거든요.

물론 듣다 보면 아니다 싶은 이야기도 많았지만.. 태클도 많이 걸지 않았었답니다. 그러다가 이제 그 친구의 생일이 되어 같이 바다에 놀러오는데 정말 부딫치는 점이 많더군요.

이 친구는 언제나처럼 제가 반 ' 시녀 ' 또는 ' 하녀 ' 마냥 자신을 ' 공주님 ' 대접 해줄것이라 생각했나봅니다.

이제 돌아 생각해보니... 제가 그동안 좀 많이 공주님 대접 해주었던건 사실이네요.

제가 최근 나름 적지않은 일이 생겨서 성격이 살짝 바뀐것도 문제였나봅니다. 저는 좀 더 자신감 넘치고 자존감을 가진 상태였지만 , 그 친구에게 필요한건 그런 친구 빙루화가 아닌 그냥 자기 말 잘 듣는 그런 친구가 하나 필요했던걸지도 모르죠.

어제는 더이상 참을수가 없더군요.

여행이 2박 3일이었던 탓에 더이상 함께 1박을 더 보낸다는건 서로에게 치명적인 시간 낭비에 정신적 에너지 낭비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로에게 전혀 배려심 없이 신경전만으로 보낸 1박이 지겨웠던 탓이겠지요.

그래서 가방을 싸고 전 이야길 했어요.

제가 아프다고 누워있다고만 생각했던 친구는 저에게 신경 끄고 밖에서 큰소리로 티비 보고 담배 피우며 잘 놀고 있더라구요.

뭐....

결론만 이야기 하자면. 그냥 하루 정도는 사람의 마지막은 잘 장식해야한다 는 맥락 하에 더 지내기로 했답니다.

대놓고 이야기 했거든요. 배려심이 모자란다고. 우리 둘다 배려심이 이렇게 없이는 여행은 더이상 아무 의미가 없다고. 소통 없는 너와 한 공간에 있어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그랬더니 나름 잘 이야기가 풀렸습니다만...

사실 서울에 돌아가서 다시 잘 지낼 생각도 계획도 없다는게 현실입니다. 이 친구 입장에서도 저한텐 이제 눈치 봐야 할것 같다며 불편하다고 해오네요.

일이 이렇게 되다보니 예전 제 친구 생각이 납니다.

지금과 같은 관계였어요.

저는 언제나 어리광 부리고 제 힘든일만 이야기 했죠. 그 친구의 힘든 일은 묵살해버리던... 어린 철부지 같았던 저의 20대 초반...

물론 지금 제가 이 친구의 손을 놔버릴것 처럼 그 친구도 제 손을 놔 버렸답니다. 그땐 정말 원망이 심했죠......

이제 이해가 간답니다.

제가 너무 아이를 힘들게 했었었나보다 싶어서.. 많이 반성하게 되네요.

이래서 사람 사이란건 어찌 될지 알수 없는 일인거 같아요.

인연이 끊길수 밖에 없을 정도였던 제가 이젠 누군가와 연락을 끊는 친구가 되는 날이 올줄은 저도 몰랐지요...

이래서 사람 사이란건 알수 없는것이고 항상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생각해야한다는 옛말이 있는가봅니다 ^^;

글이 많이 긴데 다 읽어주신 당신은 천사!!!!!!


Comment ' 10

  • 작성자
    Lv.9 승종
    작성일
    12.10.21 07:51
    No. 1

    나는천사. 인간관계는 대부분 더 좋아하는 쪽이 호구가 됩니다ㅋ 나의 배려심을 호 구로만드는 더러운세상!! 근데 전 호구생활도 재밌더라구요ㅋ 내가좀더 봐주고, 이해해주면 더 힘들긴 하지만 뭐 어때~ 이런느낌?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나의호구짓을 느끼고 배려해주는이와 진짜호구로 아는이들을 구분하게 되구요 ㅋ
    그러면서 이런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멘탈을 강화하고...
    조금 안타깝게 결론이 낫지만 이 경험을 토대로 다음엔 더 유연한 대처를 하실수 있을거에요ㅋ 정신적성장을 축하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WHeegh
    작성일
    12.10.21 07:53
    No. 2

    2박3일 정도의 짧다면 짧은 여행에서도 그런 경우가 꽤 있지만 보통은 배낭여행 같을 때 말씀하신 경우가 많이 일어나죠. 그래서 혼자 다니게 되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슈크림빵이
    작성일
    12.10.21 07:56
    No. 3

    인간관계에선 어떻게 보면 호구가 편합니다.
    그냥 나만 낮추면 되거든요..
    근데 호구에서 벗어 날려고 하면 그떄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저 애는 왜 저러지? 인간 변했네.. 이기적이네란 소리만 듣죠.
    짧지 않은 인생을 살아 왔지만. 인간관계는 딱 2개 입니다. 갑과 을.
    내가 갑이냐 . 아니면 을이냐의 차이.
    동등함이란. 없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아자씨
    작성일
    12.10.21 08:04
    No. 4

    음. 나이 먹을수록 친구간에도 예의가 필요하겠구나..라는걸 느낍니다. 서로 자존심이란게 생기고 그걸 건들면 안되게 되더군요. 벽..이란건 아닌데 존중해줘야 하는 부분이 생긴다고나 할까요.
    지금보다 좀 어렸을적엔 그걸 몰라서 친구와 크게 싸운적도있고 제 스스로가 아 얘는 날 이정도밖에 안보는구나 하고 서운해했던 적도 있습니다.
    꽤 오래안보기도하고.. 친구들이 만나서 중재도하고..단둘이 만나서 속까놓고 이야기 해본다음에 푼 다음에는 서로 허물없이 지낼지라도 어느 선은 지키게 되었습니다. 그런걸 친구들 집단안에서 사람만 바꿔가지고 몇번인가 일어났네요 (이것도 일종의 성장통일까요?)
    친구란건...얻기는 어렵지만 잃는건 한순간인것 같아요. 인연이란건 내 스스로가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떠나가는것 같습니다. 조금만 양보하고 흉금을 터놓으면 마음을 약간만 바꾼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묘로링
    작성일
    12.10.21 08:26
    No. 5

    관계가 언제나 필요에 의해서는 아니겠지만, 결국 대부분의 사귐이 필요에 의해 생기는 것 같아요. 건강해 지신거 축하합니다.
    그리고 저 빙루화님 본 적 있어요. 물론 전혀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ㅋㅋ
    힘내세요.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아르하
    작성일
    12.10.21 10:15
    No. 6

    김어준 씨의 정면돌파 인생메뉴얼 [건투를 빈다]라는 책을 추천해봅니다. 남을 배려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우선은 자신이 살아야지요. 김어준 씨의 상담내용을 읽다보니 통쾌해지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10.21 10:55
    No. 7

    서로가 적당한 선을 지키며 대한다면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물론 이 '선'은 적당한 예의, 상대에 대한 존중 정도의 의미입니다. 결코 거리를 두라는 표현이 아닙니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배려심 없는 인간이면 짜증납니다.
    저야, 애초에 상대에 대한 배려심 없는 인간은 인간 취급도 안 하긴 합니다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二月
    작성일
    12.10.21 12:53
    No. 8

    안 친한 친구와 여행갈 수 있지요.
    자신이 생각했던 인계관계가 본래 얇은 사이일 수도 있지요.
    그런데, 그럴수록 서먹서먹하게 끝나면 좀 찜찜하고 여행에서 얻는게 아예 없는 것이지 않나요? 남은 여행시간을 좀 더 유익하게 바꿔보세요.
    꽃은 활짝 피고 급작스레 지는 것보다는 서서히 지는게 예쁘데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이설理雪
    작성일
    12.10.21 15:55
    No. 9

    아이엠 엔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니 좀 더 쉬고 계셔요 저 밥 먹고 문자할게요~♥ 아아 배고파.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시링스
    작성일
    12.10.21 17:50
    No. 10

    정말 마음 잘 맞는 친구 찾기는 하늘에 별따기인 것 같습니다.ㅠㅠ 20대가 되니 이래저래 많이 느끼게 되네요.ㅠ.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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