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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1 일환o
작성
11.12.28 04:45
조회
669

처음 뜬 한국일보 기사 : 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1112/h2011122602363421950.htm

인하대 측 반박 기사 : 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105553

제가 그 분과 아주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지만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그래도 안면이 있고 그에대해 보통의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그동안

들어온 이야기들이 있으니 제 생각을 한번 써보려 합니다.

일부 치우진 주장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인정합니다.

우선... 이런 일이 터졌다는게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 짝 남자 3호분이 쓴 글에도 있었지만 이 분 학위 전까지의

스펙도 대한민국 국가대표급이지만 그를 만나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가 세상에 이런 사람이 또 있을까 싶을정도로 한없이

겸손하고 착한 사람이어서 주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더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상황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는지는 저도 정확히는 잘 모르지만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스펙을 가지고 비슷한 세부전공으로 하버드를

졸업한 그의 선배 S군과 후배 C양을 보면 몇가지 생각이 드는데요.

우선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H군은 군복무 없이 유학간 (거의)

1세대입니다. 그의 선배인 S군이 서울대 졸업 후 유학 준비하던 시절

수학과 교수들이 수학과학 영재들의 군면제 요청한 일이 있었습니다.

스포츠 쪽은 해주면서 왜 수학과학영재들은 안해주는가에 대한

항변이었죠. 하지만 결국 그 요청은 물거품이 되고 S군은 결국

카투사로 2년 복무 후 하버드로 유학가게 됩니다.

이를 지켜본 세대가 H군과 그 주변 세대인데요. H군을 포함 그들 중

일부는 과감히 군복무없이 유학길을 택합니다. 병역법에 따르면

만 29세 이전에 박사학위 수료 후 국내에 복귀해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하면 문제가 없기 때문에 아예 만 29세 이전에 박사학위까지

마칠 것을 목표로 나간거죠.

(안그러면 군복무 후 학위마치러 다시 나가야하는데다 자비로 가야할

가능성이 높고 지도교수와 오랜기간 못만나니 여러 면에서 꼬이는거죠...)

과거는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근래에는 미국의 경우 학위취득

여부와 상관없이 석박사과정 입학 후 5년이 되면 무조건 나가는게

불문율입니다. 그 이후에 남아있어도 상관은 없는데 대체로 펀드가

모두 끊기는게 일반적이라 죽이되든 밥이되든 5년이 지나면 나와서

다른 자리를 잡아야하는거죠. H군의 경우 삼성장학금을 받고

유학갔는데 장학금 지원 기간 역시 5년 이었구요. 대학도 3년

조기졸업한 상태라 5년 만에 박사학위받고 귀국한다면 그 이후에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람 일이란게 원래 항상 계획대로 되란 법이 없나봅니다.

H군의 경우 학위를 미처 마치치 못하고 5년이 되어 귀국길에 오르게

된거죠. 박사 5년차쯤 되었으면 풀고있던 문제가 있었을 것이고

그걸 풀면 곧 학위를 받을 수 있을꺼라 생각했을껍니다. 실험 분야와

달리 수학 분야는 연구 장소의 제약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심사 때만

미국에 날라가서 받으면 되기에 아마 인하대 측에도 그렇게 얘기했겠죠.

(근데 이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얘기고 학위를 받으려면

지도교수와 잘 얘기가되어 귀국 후에도 이른 시일에 학위를 받아야

할텐데...)

문제는 H군이 워낙 어렸을 때부터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영재로

주목받고 살아온 인물이다보니 인하대 측에서 연구원 신분으로

뽑지만 연봉이나 기타 대우면에서 조교수에 버금가는 대우를

해준겁니다. 전문연구요원을 마치고 본교 교수 채용에 유리한

지점을 선점하기 위해서 였겠죠.

(그즈음 인하대 설립자인지 이사장인지 하는 분이 돌아가시면서

집중 육성분야를 유언으로 남겼는데 그 분야 중에 수학 분야도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무렵 서울대에서 인하대로

파격 대우받고 옮긴 수학과 교수님도 계셨구요. H군도 졸업시기가

비슷하니 인하대 입장에선 미리 컨택해서 좋은 대우를 해서라도

끌어가고 싶었을껍니다. 하지만 2008년 당시 교수 채용을

추진했다는 건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되고 저도 H군에대한 소문을

이것저것 들었지만 금시초문입니다.)

그리고 이에 위기감(?)을 느꼈는지 얼마 후 졸업한 C양의 경우엔

저널에 실리지도 않은 박사학위 논문만으로 서남표가 직접

미국까지 날라가 카이스트 최연소 교수로 채용되는 일이 벌어졌구요.

바로 이게 문제인거죠.C양의 경우는 어쨌든 박사학위를 받았으니

조교수 임용이 문제가 안되지만 H군의 경우엔 학위가없으니 특별대우

받은게 곱게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겁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어디 대단한 빽이 있나보다하는데 빽이라면 유학 이전까지 보여준

전무후무한 국가대표급 스펙과 실력이겠죠.

유학 후 귀국해서 전문연 과정에 있는 사람들 중 일부는 학위를 마치지

못하고 온 케이스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문제되지 않습니다.

순수수학 분야들은 워낙 논문 편 수가 적어 대부분 기관 채용조건에

논문 편수에 대한 조건이 없거든요. 3년간 충실히 출근해 연구하면

설령 당장 논문이 안나와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거죠.

하지만 나중에 교수 채용지원할 때는 문제가 되기에 열심히 연구하는

것이구요.

사실 H군이 인하대로 귀국했을 때 약간의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H군이나 C양이 전공한 분야는 수학 내에서도 어렵고

논문 안나오기로 유명한 분야인데다 워낙 진입장벽이 높아서

안정적으로 연구하려면 미국에 좀 더 있다가 들어오는게

좋지않은가하는 얘기들이 있었거든요. 국내에 공동 연구를 할만한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실제로 군복무를 마치고 나간 S군의 경우엔 박사학위 후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와 시카고 대학 등을 거쳐 현재는 MIT 교수로 있는데

그동안 꾸준히 미국에서 정상급 수학자들과 교류하고 활동하면서

좋은 논문들이 탑저널에 실렸습니다. 말 그대로 국가대표급 스펙에

국가대표급 수학자로 성장한거죠. 반면 H군이나 C양의 경우 국내

복귀 후 논문 한 편이 없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게 단순히 개인

역량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게다가 S군이나 C양의 경우 강남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니고

어렸을 때부터 이런저런 사교육도 받고 영어도 유창한 케이스인데

반해 H군은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거의 독학으로 현재

수준까지 온 케이스라 안타까움이 더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유학 가기 전에도 나이 든 홀어머니 홀로 한국에 두는게 염려되어

과외해서 좀 돈벌어서 드리고 간 것으로 알고있는데...

유학갈 때도 CBT 200점이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배 S군과

추천서 써준 교수들의 극찬으로 하버드 유학 길에 올랐는데(이 때도

저 영어점수에 하버드, 프린스턴, MIT, 칼텍 등 탑스쿨 5개만 원서를

썼는데 모두 전액장학금으로 어드미션을 받아 국가대표 스펙을

다시한번 입증했지요.) 아마도 부족한 영어 실력과 그것을 극복할

친화력 있는 성격이 못되어서 더 이런 일이 생긴게 아닌가 싶네요.

그나저나 전 기사들이 좀 악의적인 것 아닌가 싶습니다. 병특은

박사학위 마치지 않아도 할 수 있는건데 마치 마쳐야 할 수 있는

것처럼, 그래서 학위를 마치지 않았는데 마쳤다고 속이고 병특한

것처럼 나오네요. 더구나 H군이 아직 교수로 임용된 것도 아니고

외부 강연에 교수라고 소개된 적도 없습니다.

그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연구원이었고 그가 제출한 CV에도

Ph.D expected라 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부 강연을 다닐 때도

보통 공식적인 문서나 포스터에는 Gildong Hong (Inha Univ.)

정도로 표시되지 이 사람이 학생인지 연구원인지 교수인지 그런거

표시 안됩니다. 굳이 문제가 된다면 그를 연구원이지만 인하대에서

조교수에 준하는 대우로 채용했다는 것을 아는 주변 수학자들이

그에 준하는 대우를 비공식적으로 해줬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근데 이것도 학위를 속인 겁니까? 과거 누구들처럼 책썼는데

박사라고 쓴 적 있습니까? 아니면 공식적으로 본인을 소개하면서,

혹은 본인을 소개하는 글에 박사학위 소지자라고 쓴 적 있습니까?

학회 초청 측에서 호의로 그런 대우 해줄 때마다 매번 전 아직

Ph.D candidate이니 비공식적으로라도 그런 대우 해주지

마세요라고 안하면 학위를 속인건가요?

그가 석사학위 소지자였다면 초청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카이스트

교수님... 분명 그는 H군을 초청하면서 그에게 박사학위 소지자인지

물어보지 않았을껍니다. H군 역시 별 문제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겠죠. 어디 강연회에서 강연하면서 보통 학위 소지여부를 문제

삼지는 않거든요. 발표할 내용이 있고 초청자가 그걸 듣고 싶으면

불러서 듣고 토론하는거지... 보통 학위 이전에도 본인 연구에대해

할 말이 있으면 여기저기 강연 다니는게 보편적이구요.

저도 카이스트 강연회에 가봐서 알지만 거기에 박사학위자만 초청

강연을 할 수 있다는 규정도 없습니다. 우리학교 박사과정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가서 강연한 사람들 있구요.

더구나 이번 사건이 H군의 학위 사칭 사건이 되려면 인하대 측에

속이고 인하대 연구원으로 들어갔어야 맞는겁니다. 근데 졸업

예정자라고 다 말했다면서요. 근데 졸업 예정자가 예정대로 졸업

못하면 학위 사칭입니까? 연구원 계약 당시는 졸업 예정자 맞잖아요?

더구나 그 이전이든 이후든 공식적으로 본인이 학위소지자라고 밝힌

적도 없지 않나요? 제가 보기엔 인하대에서 무리한 조건으로

채용해놓고 이제와서 문제가 생기니까 덮어씌우는 걸로 밖엔

안보이네요.

그리고 3년간 매년 논문 한 편이요? 어이쿠. H군이 전공한

Arithmetic geometry에서 매년 한 편씩 논문 쓸정도면 미국 탑스쿨

교수 채용됩니다. 어디 수학하는 사람을 고에너지물질특화센터라는

이상한 연구소에 채용해놓고 그 기준을 들이댑니까? 위에서 언급한

S 박사가 2007년 졸업하고 논문 3개 써서 올해 9월부터 MIT 교수

되었구만...

보니까 H군이 전문연이 거의 끝날 때가 되어 조교수 임용 심사에

들어갈 것 같으니까 경쟁자들이 악의적으로 언론에 흘린거란

얘기도 들리는데... 시간이 지나보면 뭐가 진실인지 알겠죠.

촉망받던 인재가 어느순간 발전이 조금 더디다고 이런 식으로

매장되어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차라리 아무런 특별 대우도

해주지말고 관심을 끊던가...

그럼 알아서 자기 길 잘 개척할 사람인데...

조회 6190 공감추천 245 비추천 6

출처 : 스누라이프


Comment ' 3

  • 작성자
    Lv.67 서래귀검
    작성일
    11.12.28 11:47
    No. 1

    기사를 읽으니..어려운 환경에서 재능과 노력을 가지고 일어난 사람이 마녀사냥당하는 느낌이네요...저런 사람이 잘돼야 할텐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탈퇴계정]
    작성일
    11.12.28 17:55
    No. 2

    저분 학창시절엔 대한민국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던데..
    좋게 해결되길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白雨
    작성일
    11.12.28 23:16
    No. 3

    한린씨네요...
    정말 레전드로 알고 있는데

    어디서 연 수학 경시대회에서 학교 대표로 세명을 보내는데 혼자 나가서
    1등하고 우수학교상까지 쓸고 온 천재죠

    기사에서 그렇게 악의적으로까지 내몰만한 일이 있는지....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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