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님께서 같은 과 동기가 신경쓰인다고 글을 올리셨길래 저도 올려봐요.
제가 그 남자를 만난건 이번학기에 식물병리학 첫수업을 가는 길이었어요. 제가 다니는 학교가 캠퍼스가 3개인데 그중 사람들이 제일 안가는 캠퍼스에서 그 수업을 듣게 됐죠. 대학생활 일년했는데도 그 캠퍼스에 갈일이 없었기에 길을 못찾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새로운 곳에 발을 딛는다는 생각에 캠퍼스 지도를 손에 꽉쥐고 입성했죠. 아니나다를까 지도를 보면 잘만 갈수있을것 같던 건물이 아무리 걸어도 안나오는게 아니겠어요? 전 엉엉 울며, 물론 마음속으로요, 집으로 돌아가서 이 수업은 취소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 순간 마법같이 제가 찾던 건물이 눈에 들어왔고 전 신이나서 눈오는 날 발바닥 시려워 뛰는한마리 강아지처럼 뛰어갔어요. 제가 들어간 입구에서는 한 층을 더 올라가야 제 강의실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계단을 찾고 올라가는데 밑에서 뚜벅뚜벅 소리가 나더라구요. 순간 저는 '아 나처럼 수업에 늦은 사람이 또 있구나. 나는 예의바른 모범시민이니까 문을 잡아줘야지.' 라고 생각을 하고는 문을 잡고 기다렸습니다. 뚜벅뚜벅 지하에서 뛰다시피 걸어온 그 남자는 고맙다고 인사하고는 "너도 식물병리학을 듣냐" 고 물었습니다. 아 너무 직역체였나요.. 그럼 " 당신도 식물학을 듣습니까?" 아.. 오글거리네요. 아무튼 식물병리학을 듣냐고 묻는 그 남자의 얼굴에서 광채가 나더군요. 실내였는데요. 전 순간 두근거리는 가슴과 빨개진 얼굴을주체 못하고 고개를 돌리며 "응" 이라고 했습니다. 우린 같이강의실로 갔고 전 그 남자옆에는 차마 못앉겠어서 바로 앞에 앉았습니다.
그게 저희의 첫만남이었고 전 그후에 Lab 에서 그 남자를 또 만나게 되었습니다. (Lab이 한국말로 뭔진 잘 모르겠어요 ㅠㅠ실험실? ) Lab 첫날, 캠퍼스를 돌아다니면서 투어를 했는데전 캠퍼스나, 저희 조교가 가리키던 병든 나무들은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그 남자만 보고 있었거든요..
한창 투어를 하던 도중,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습니다. 그 남자는 한국 연예인을 닮았더라구요.
바로.. 노홍철...........
예 제대로 읽으셨어요 노홍철..ㅠㅠ
노홍철은 노홍철인데 눈이 1.5배 크고 속눈썹 길고 짙고 피부하얗고 다리길고 몸매 좋은 미국인 버젼 노홍철이랄까.. 잘생겼는데 왠지모를 노홍철 스멜이 난달까...
Lab을 마쳐가는데 노홍철(노홍철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이름을 말해줬는데 잊어버렸거든요..ㅜ이 망할 기억력)이 후다닥 정리하고 나갈준비를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후다다닥 가방싸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이남자 화장실에 간거예요.. 하.. 화장실에 따라들어갈수도 없고 내가 남자였다면 가능했을까 생각을 하면서 한편으로 내가 남자였는데 저 남자한테 두근거림을 느꼈다면 미친거겠지 라는생각도 들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그 건물을 빠져나가 집에가는 버스를 타러 갔습니다. 그런데 뒤에서 또 뚜벅뚜벅 소리가들리는게 아니겠어요?
볼일을 마친 노홍철씨가 긴다리를 뽐내며 뚜벅뚜벅 걸어오더라구요 제가 가는 방향으로.
그 남자를 따라가려고 해봤습니다. 말이라도 걸어보게요..
근데.. 다리가 너무 길어서 제가 뛰다시피 경보를 하면서 걷는데도 절 순식간에 추월해버린 그 남자 따라 잡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이름도 모르고.. 하.. 그래서 그냐 집에 왔는데 그 다음부터 그 남자가 계속 생각이 나는데 다음 수업에도, Lab 에도 안오더라구요..
그를 못본지 며칠째, 전 수업에만 가면 그 남자를 찾는 제 자신이 주체가 안되요 ㅠㅠ 근데 그 남자가 없어서 슬퍼요..
어떻게 해야될까요 ㅠㅠㅠ잉 정다머님들 힘을 주세욧!
* 오해하실까봐 말하는건데 전 여자입니당!
그리고 지금 미국에서 대학교 다니구 있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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