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낚시 프로그램을 보고 있습니다.
침대 위에 누워서 두손을 포개어 가슴에 올리고 멍하니 봅니다.
프로그램을 골라 보는게 아닙니다. 낚시 채널 두개가 붙어 있는데 번갈아 봅니다.
저는 제 인생에서 낚시 몇번을 해봤는데 한번에 많이 잡는 적도 있었고 허탕 친적도 있었습니다. (바다 낚시 = 대박. 민물 낚시 =허탕. ) 그래도 낚시엔 취미 없고 문외한이나 다름없습니다. 앞으로 할 생각도 없고요.
사람들이 과거에 골프가 사치스런 취미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 사실 낚시가 제일 비싼 스포츠 같아요. 고가 장비도 많고. 어디 바다 출조라도 나가면 돈 많이 들고.
배라도 타면 그게 골프 도는 비용보다 더 나가지 않을까 싶네요.
게다가 저는 물고기 비린내를 싫어하는 편이고 낫시바늘이 무서워서... 별로..
여하튼 낚시를 보고 있는데요.
이게 아무 생각없이 외롭고 그럴때 보면 참 좋더라고요.
프로들이 나오면 겉으로는 평온한척, 점잖은척, 욕심 안부리는 척 하면서도. 이게 방송이니까 한마리 낚긴 낚아야 되겠는데 초조하고 안절부절하는 그 심리의 전개나.
그냥 물이 많은 곳을 보니까 좋더라고요. 그리고 뭔가를 잡기 위해서 준비하거나 물건 설명하는게 좋고...
그러다 낚으면 저도 모르게 휴~ 하고 안도의 숨을 쉽니다. 체면 치레를 한 출연자와 동조가 되어서요. 한편으론 저게 설마 사온 물고기는 아닐까? 이런 더러운 사회에 쩌든 추측성 마음도 품어 가면서... 시청하는데요.
그런데 낚시 프로그램이 다 좋은데, 나는 자연인이다나, 나는 농부다 같은 프로그램에 비해서 단점이 있더라고요.
먹는걸 안보여 줍니다.
대부분 잡은 물고기를 방생하거든요.
그래서 피날레가 약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먹방이 있어야 좀 자극이 되거든요.
물론 낚시인들이 보기엔 당연한 거겠지만 저같은 일반 시청자는 아무래도.... 하다못해 철갑상어라도 잡아서, 통째로 비빔면에 넣어 먹는 모습을 보여 줘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피라냐 같은걸 수십마리 잡아서 산채로 뜯어 먹는다던가..
힐링을 위해 보는거지만 약간의 임팩트가 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악어 육개장 같은 희미한 자극이라도 첨가 되면 더 좋을텐데...
그런데 저는 오래전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사실 물고기를 입에 바늘로 ~~내어서 물 밖으로 건져 올려서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꺼내놓고 길이 재느라 시간 지체하고 그런후에 놔줘봤자 이미 데미지를 엄청 입은후다.
이런 이야기를 들어 왔었는데, 그게 진짜인지 알길이 없더라고요.
그냥 방생해주면 정말 그걸로 된건지. 효과가 있는지.
아니면 이미 낚았다는 시점에서 물고기는 저승의 문턱에 만쯤 지느러미 걸친건데.
그냥 이쪽이 후덕한척 하느라 놔주는 건지.
그걸 모르겠네요.
한편으로는 프로들이 다 놔주면 잘살거란걸 아니까 놔주는 거겠지? 이런 생각도 들고. 저것도 야생 생명체라 어떻게든 살아가겠지? 이런 생각도 들고..
이미 힘 다 빼고, 입에 바람 구멍나고, 한여름 더운 곳에서 실컷 노출된 상태면, 놔줘봤자 이미 맛 간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걸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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