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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천국의 섬에 가고 싶은 소년.

작성자
소울블루
작성
10.06.05 01:30
조회
428

2010년  6월 5일 토요일.

정신 차려보니 해놓은건 없는데

이미 인생의 많은 부분이 지나가 있었다

아마 다음에 정신을 차렸을땐 죽음이 코앞일지도.

깨닫는다.

소년이었던 내가 어른이 된지 오래..

농담이 아니라 사고가 없더라도

이제 살아온 이만큼 다시 살면 죽음은 코앞에 와있을것이다.

제길..소년이여 신화가 되어라 하고 싶었는데..

(그러나 이수만의 벽은 높았어..)

정말 죽는 것이다 .

나는 소멸하고

없음.

천국의 섬에 드러누워  모래사장에서 파란 하늘을 보니

정신만이 소년이었다.

아직 세상에 대해 모르는게 많은데...

만사가 귀찮은데...

발바닥을 적시는 조수에 상관 없이 이대로 잠들고 싶다.

딱 일년만 자고 일어나고 싶었다.

술이 마시고 싶어졌다.

그런데 술마시면 안된다. 지금이 또 지겹도록 겪어온

고비이긴 한데...

난 평생동안 이런 고비의 연속을 겪으며 살아야 하는 걸까?

나는 얼마나 앞으로 흔들려야 할까?

이런 미칠거 같고 초당 실기시험 받는듯한

기분이 영원히 계속되는걸까?

의사는 그렇다고 한다.

갈망.

갑자기 눈앞에 보이는 지평선처럼 막막해졌다.

갈망의 바다 앞에서 대자로 누워 인생이 막막해졌다.

사름들은 나를

남자. 결혼할 나이.뭐뭐를 할 나이.당연히 이 시기엔 뭘하고.

뭐를 가져야 하는 나이. 당연히 무엇을 이루었어야 하는나이.

라고 정의 하지만.

가끔씩은 해변에서 묻는 이도 없이 대답하는 이도 없이

나를 유기하고 싶다..

세상엔 아름다운 것들이 많은데.

내것은 하나도 없다.

물론 남들도 자기것은 하나도 없다..

친구에게 말하곤 했다.

나는 여성을 사랑하면 정말 내 영혼을 다 바쳐서 사랑할거 같다.

세상엔 그만큼 매달릴게 지독하게 없으니까.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영영 사랑 못할거 같아.

사랑받지 못할거 같아.

말이 씨가 되어 버렸다...

이래서 씨를 아무곳에나 뿌리는게 아닌데...

바다를 보며 생각한다...아 저기 보이는게 다 소주라면..

모래를 한웅큼 쥐며 생각한다.

아 이 손안에 든것이 다 안주라면...

살아가다 보니 누가 정확히 알려준것은 아닌데

갈망을 알게되고

포기를 알게 되고.

한계도 알게 되고.

내 조야함도 알게 되더라..

왜 고통이 고통인지. 왜 포기해야 하는지를 알았다..

나는 얼마나 남들 보기에 멀쩡한 양지의 세계에서 속으론

음지의 유혹에 흔들리고 갸냘프게 명멸해야 하나.

누가 나를 지켜줄수 있을까?

대여료를 주지 않는이상.

아무도 날 지켜주지 않을꺼야...(나 돈없어.개뿔도 없어..)

욕망의 기름이 듬뿍 발라져 기어오를수 없을만큼 미끌미끌하고

거대한 나선형의 달팽이관 최저층의 모래 사장에 나는

버려져있다...

왜 사람들이 자살하는지를 알아버렸기 때문에

절대로 자살하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한다...

왜 사람이 미치고 왜 사람이 사람을 이유없이 질투하고

증오하고 자기를 학대하는지를 깨달아서 그러지 말자.

라고 생각한다..

어스름이 깔리면 사람들은 낭만적으로 멋진 사랑을 하겠지.

그걸 멍하니 보며 나는

갈라파고스 군도의 투명드래곤 비단목도리 악어 샌드백

발할라 도마뱀들이 짝짓기 하는것을 방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듯이 멍하니 바라본다..

아무래도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다..

그걸 이제야 깨달았다..

해탈하자...

아...

나는 정녕 수준 낮은 놈이구나..

새삼 대오각성하면서...

이곳이 천국의 섬이기를 빌어본다...

다 부질 없다...

나를 갉아먹는 유혹도 술마시고 싶은 마음도.

나란 인간이 쌓아올린 얄팍한 과거도.

나는 그냥 병들고 얼룩덜룩한 창자 하나를 가진 슬픈 짐승이다.

그런데 나는 다행히 나를 동정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잘난 인간이고 지금이 최저면 슬퍼해도 되는데.

나는 어차피 입 하나를 가진 드러누운 플라나리아 고깃덩어리

시베리아 젓갈이고(배달도 안된다..야식으로 시키는 사람도 없다.)

거기서 거기 수준이니 애초에 실망할것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있는곳이 내스스로 만든 견고한 지옥의 우리 안이라도.

체면 안가리고 배고프면 울고.

술 고프면 더 빽빽울고.

더 뻔뻔하게 내 조야함을 노래하면 된다.

난 어차피 유머 일번지 였어.(응?)

자전하는 지구 위를 거꾸로 열심히 달리다가.

지구가 내려!ㅇㅃㅇ!

하면

옙!! >ㅁ<!!

하고 내림 알짤없이 내 이야기는 끝난다...

다만 여기가 좀 천국의 섬이었으면...

라는 절박소박한 바램이..

-그때 섬의 화산이 폭발했다.

"..................."

(아놔...지금 이 타이밍에...)

이상한건. 사람이 심각할땐 심각하지않은 남은 그걸 보고 웃고

그 남이 심각할땐. 원래 심각했던 사람이 그렇지 않아

비웃는다는거..

서로 비웃고 비웃는 세상..


Comment ' 7

  • 작성자
    Abriel
    작성일
    10.06.05 02:19
    No. 1
  • 작성자
    슬로피
    작성일
    10.06.05 02:30
    No. 2

    제목보고 솔블을 떠올렸지요.

    흐뭇.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슬로피
    작성일
    10.06.05 02:31
    No. 3

    역시..
    문학가의 자질이 상당하십니다.
    ㅇㅅㅇ.
    글써보세요.
    몽환적인 걸로요.
    그런거 저 좋아해요.ㅋㅋㅋ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0.06.05 08:17
    No. 4

    세상이 다 그렇습니다.

    웃는 사람이 있으면 우는 인간이 있고,
    우는 아이가 있으면 통곡하는 어른이 있습니다.

    아이는 어른이 되고,
    사람은 인간이 됩니다.

    사람으로 태어난 아이는
    어른이 되어 사람들의 틈에서 살아가는거죠.

    그게, 인간의 삶이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토마호크톰
    작성일
    10.06.05 14:02
    No. 5

    다크한 유머 일번지군요...(;ㅁ;)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0.06.05 14:26
    No. 6

    인생은 제로섬 으헝헝..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가출마녀
    작성일
    10.06.05 17:43
    No. 7

    그래도 삶은 잼납니다
    어자피 인간인것을 에긍
    김제동이라는 연예인의 친구가 생각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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