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긴팔 상의 하나 걸치고 여자친구를 만나러 나갔는데 바람이 무척 차갑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다른 때보다 유독 따스한 차한잔이 그리웠는데 더 좋은 일이 있었답니다.
저는 추운 날이면 군고구마, 군밤을 찾곤 하는데 여자친구가 따끈따끈하다 못해 뜨거운 군고구마를 가져온 것 아니겠어요.
미리 구우면 식을까봐 병원 일 끝나고 저 만나러 나오기 전 냄비에 하나하나 은박지로 감싸서 구워가지고 온거였어요.
어린 시절 산골에 살 때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화덕에 구워주시던 군고구마 이후 이렇게 맛있는 군고구마는 처음이었어요.
여자친구의 절 위하는 마음이 느껴져 더욱 맛 있었답니다.
제 집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괜히 눈물이 나려하더군요.
절 이렇게 위해주는 여자친구의 마음에 너무 고마워서..
이렇게 좋은 여자친구에게 남들보다 뭐하나 더 잘해주지 못하는 미안함에..
9년이란 시간동안 못난 저로인해 헤어지라는 여자친구 부모님의 반대와 성화에도 꿋꿋이 제 곁에서 저만을 바라봐 주고 지켜준 그녀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해서 눈물이 나려고 했어요.
33년이란 길지만은 않은 제 삶 속에서 갖게 된 가장 큰 행운은 교복입고 고등학교에 다니던 그 어리기만했던 소녀를 만난 것이랍니다.
그리고 그 소녀가 어여쁜 숙녀가 되어서도 제 곁에 있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제게 단 하나의 바램이 있다면..
후생(後生)이라는 것이 있어 다시 태어났을 때..
제 곁에 그녀가..
그녀 곁에 제가 있는 것이랍니다..
涵雨夢戀 (함우몽연) .. 비에 젖어 사랑을 꿈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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