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통해 신임당대표가 된 이정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폭염에 의해 누진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고 말하자 대통령이 누진제완화에 대한 지시를 내렸습니다.
점심이니 정오근처일텐데 몇시간 지나지 않아 오후 5시 즈음에 한전에서 깜짝발표를 합니다.
2016년 789 3개월간
누진제 구간별로 상한선을 50kh씩 올리는 거죠.
전기요금 나온 걸 환급해주는 방식으로 돌려준다합니다.
100미만, 150미만
100~200 , 150~250
200~300 , 250~350
300~400 , 350~450
400~500 , 450~550
500초과 , 550초과
1인가구인 저는 한여름에 3만원근처에서 왔다갔다하는데 이번조치로 5천원쯤 덜 내게 되었습니다.
최대수혜자인 550kh를 써서 최고구간 직전에 걸친 가구인데 20만원근처요금에 4만원쯤 덜 냅니다.
대체로 20%정도 덜 내게 되는 겁니다.
(정확히 계산하면 19%)
사실 야당에서는 껌값만도 못하다며 극딜을 하고 있습니다만 저로서는 뭐.. 안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반갑습니다.
(위 발언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다만 절차와 시기가 참 그렇습니다.
우선 시기적으로 올해여름이 평년보다 더운 건 7월에 이미 판단가능했을텐데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끝나길 기다린 것이 아니냐는 겁니다.
한발 더 나아가 전당대회에서 친박계가 아니라 비박계가 되었을 때도 이렇게 신임당대표와 대통령오찬 직후에 전격발표했겠냐는 물음도 생겨납니다.
그 다음은 절차적으로 그간 부자감세가 우려된다는 독창적인 명분을 들고 나와서 완강하게 누진세완화를 거부하던 산업자원부와 한국전력이 대통령지시 몇시간만에 (한시적)누진세완화조치를 발표했다는 겁니다.
대한민국에서 아무리 대통령 권한이 강하다하더라도 실무진의 검토와 조정없이 이러한 완화조치가 나올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미 사전에 산자부-한전 윗선의 지시와 산자부-한전 실무진들의 조율이 있었었던 것은 자명한 것인데.. 발표하루전날까지도 국민을 기만한겁니다.
이유는?
신임당대표와 대통령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으려고 한 겁니다.
너무 아마추어같죠.
그냥 제 깜냥으로는 발표직전까지 누진진제완화 절대저지 스탠스를 취하다가 갑자기 이렇게 파격적인 깜짝발표할 게 아니라.. 현행누진제가 시대를 못따라가는 측면이 있음을 인정하고 대통령을 필두로 이번여름에 즉각적용가능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스탠스를 취하면서 자연스레 신임당대표오찬에 이어 완화조차를 발표하는 것이 프로다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높아진 교육열과 그에 걸맞는 자본투입으로 평균지력이 대폭 상승한 국민들을 너무 물로 보는 정부네요.
(과외를 수년간 하다보니 여유있는 가구가 사교육에 얼마나 돈 쓰는지 바로 옆에서 지켜봤던 저는 감히 자본투입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사실 프로정부라면 저렇게 물흐르는 듯한 스탠스와 더불어 한시적조치를 넘어서는 근본적조치를 시행하겠다는 발표를 같은 타이밍에 할 거 같습니다만.. 이전에 전무했던 파격적인 조치라며 엄청 생색내는 한전발표자의 애티튜드를 보아하니 이걸로 퉁칠 거 같습니다.
2013년에 한전에서 제작한 영화 '감기'를 패러디한 '전기' 영상링크를 남기며 이만 줄일까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GlTqk-eFLE
인상적인 대사는.. "여름에 전기 막 쓰는 사람들 있잖아 전부 다 감기걸려 죽는대!"
한전 윗분들의 마음이 어떤지 알만하죠?
저 영상의 로직에 따르면 철강/자동차/화학 산업오너들은 감기로 골백번 고쳐죽었겠군요..
음... 그분들이 현재도 무탈하게 계신 걸 보면 [전생오너]에 출연하고 계신거군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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