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게시판에 올라왔던 글을 옮겨왔습니다.
강의를 들었던 교수님 글이라 더 가깝고 쉽게 이해가 되는 듯..
게시자 : 조준현
소 속 : 경제학과 게시번호 : 146317
E-mail : [email protected] 조회수 : 1079
게시일 : 2004-05-26 오후 4:48:47 종료일 : 2004-06-10
찬 / 반 : 3 / 5
양심적 병역거부 (내 글에서 내가 펐음)
자게에 진지한 글을 쓰기가 좀 망설여집니다.
평소 강의시간에 자주 거론하던 주제여서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제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 대한 책임감이랄까
이런 게 느껴져서 한 마디 올립니다.
출처는 http://blog.naver.com/junhcho (제 블로그입니다^^;;)
-----------------------------------------------------------
양심적 병역거부
오늘날 기독교가 세계적 종교가 된 데에는 그것이 당시 유럽 세
계를 지배하고 있던 로마의 국교였다는 점이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기독교가 처음부터 로마의 국교였던 것은 아니며, 오히
려 처음에는 이단, 이민족의 종교, 로마의 국가적 정체성을 부정
하는 반역으로 간주되었다. 그래서 초기의 기독교인들은 가혹한
탄압을 받았고, 영화나 책에서 보듯이 공개적으로 사자의 밥이
되기도 하였다. 나를 전율케 하는 것은 기독교인을 사자에게 던
져 버리는 국가만이 아니다. 단지 나와 신앙이, 신념이, 양심이
다르다고 해서 인간이 짐승의 밥이 되는 그 광경을 보면서 환호
하고 열광하며 쾌락을 느끼는 그 국민들 역시 나를 전율케 한다.
최근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건이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물론 양심적 병역거부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까이는 1-2년 전에도
오태양씨를 비롯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사회의 이목을 끈
일이 있었지만, 이번 사건이 특히 주목을 끄는 이유는 양심적 병
역거부자에게 처음으로 무죄가 선고되었다는 사실이다. 법에 의
하면 정당한 사유없이 병역을 거부한 이에게는 3년 이하의 형을
선고하게 되어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이번 판결은 양심을 병역
거부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한 데서 특히 주목받을 만하다는 것이
다.
그렇다면 과연 양심은 병역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되는가? 이리저
리 인터넷을 돌아다녀 보면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양심적 병역거
부를 거부하는 이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 거부의 이유이다. 많은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보
면
첫째, 양심적 병역거부자만 양심이 있고 병역의무를 수행하
고 있거나 이미 수행한 수백, 수천만의 대한민국 젊은이는 양심
이 없느냐는 것이다. 물론 아니다. 누가 그 젊은이들에게는 양심
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분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
은 사람들의 양심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양심을 신앙
으로 바꿔 보자 어느 종교는 소고기를 먹지 않고, 어느 종교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아예 모든 종류의 육식을 금하는 종교
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누가 옳고 누구는 그르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소고기를 먹지 않는 나의 신앙이 옳듯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너의 신앙도 옳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양심적 병역거
부는 누구는 양심이 있고 누구는 양심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나
의 양심이 존중받아야 하듯이 나와 다른 이들의 양심도 존중받아
야 한다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다른 이들을 비양심적이
라고 비난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다만 여러분의 양심
이 소중하듯이 나의 양심도 존중받고 싶다는 것이 그들의 외로
운 외침이 아닐까?
둘째, 모든 사람이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다면 누가 국가
를 지키는가 하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다면 모든
이들이 양심을 핑계로 병역을 거부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선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병
역을 거부할 것이라는 논리는 지나친 비약으로 들린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나라가 적지 않지만 그들 중 어느 나라에서
도 군대가 없어지거나 국가가 없어진 경우를 본 적이 없기 때문
이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자. 정작 근본
적인 문제는 과연 국가는 무엇을 위해서 존재하는가 하는 것이
다. 많은 이들이 그래도 국가가 있으므로 우리의 생명과 재산이
보호받지 않느냐고 말한다. 그렇다. 불과 100여년 전에 우리는
나라를 잃은 경험이 있고 국가의 독립을 되찾은 지 이제 겨우 50
여년이 지났을 뿐이다. 그러나 국가가 보호해야 할 것이 어찌 국
민의 생명과 재산뿐이겠는가? 국가가 보호해야 할 더욱 중요한
것이 바로 국민의 양심이 아니겠는가? 우리 민족이 일제하에서
고통받은 것은 단지 생명과 재산의 위협 때문만이었을까? 개인
적 차원에서든 민족적 차원에서든 인간으로서의 자유와 권리와
양심과 존엄성을 박탈당한 것, 바로 그것이 나라 없는 국민의 고
통 아니었을까? 여기서 국가의 존재 의의를 부정할 생각은 없지
만, 적어도 한번쯤 도대체 국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를 되
물어보고 싶다. 우리가 일본 제국주의 국가와 같은 경우를 나쁜
국가, 잘못된 국가라고 부르는 것은 그 국가가 다른 민족을 침략
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자기 국민들을 침략자로 만
들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히틀러의 나치즘이 나쁜 것은
단지 유태인을 학살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자기 국민들을 그 학살
의 공범자로 만들고 그러한 죄악에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못
하는 파시스트로 만들었기 때문인 것이다. 이라크에서 포로들을
고문하고 그들에게 비인간적인 모욕을 가한 어느 젊은 여병사는
태어날 때부터 사악하기 짝이 없는 품성을 가지고 태어났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나쁜 국가가 나쁜 국민을 만드는 것이
다. 나는 국가가 국민의 양심을 보호하고 존중하지 않는다면 과
연 그 국가가 존중받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
국가의 명분과 개인의 양심이 충돌할 때 무엇이 더 옳은가 하는
질문에는 옳은 답이 있을 수 없다.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기 때문
이다. 국가의 이익이나 명분과 개인의 양심이 충돌한다면 그것만
으로도 이미 그 국가는 나쁜 국가인 것이다.
셋째,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다면 모든 이들이 양심을 핑계
로 병역을 거부하지 않겠는가 하는 주장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양
심의 문제가 아니라 병역거부의 문제로 보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
일 뿐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적지 않은 사람들, 특히 병
역의무를 이미 이행한 예비역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것이 군대 가
기 싫어서 대는 핑계라고 여기는 듯하다. 그러나 이번에 무죄 판
결이 나기는 했지만 이것은 우리의 사법사상 처음 있는 일이며
지금까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예외없이 징역형을 선고받아 왔
다. 그들의 양심이 단지 병역의무가 싫어서, 군대생활이 힘들어
서 대는 핑계라면 과연 군을 대신해서 감옥을 선택할 수 있는 사
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수형기간이 더 길거나 수형생활이 더 힘
든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한국 사회에서 전과자로 특히 병역
기피자로 산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포기하는 일이다.
어떻게 그러한 고통을 스스로 선택하는 이들을 두고 고통을 피하
기 위해 거짓 양심을 내세우는 비겁자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읽다 보니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군대
대신 감옥을 선택하겠다면 감옥 가면 될 것 아니냐는 분들이 적
지 않다. 그래 너 감옥 가. 심지어 어느 분은 그래 너희는 모두
자살하면 되겠네. 그토록 원하는 하느님 나라로 빨리 가고 좋겠
네 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글을 읽으면 부끄러워 얼굴이 뜨거
워진다. 어찌 지성인이라는 대학생이 이런 글을 쓸 수 있느냐든
지 내가 이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이라든지 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정작 나를 부끄럽게 하는 것은 우리가 똑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이다. 동족을 잡아먹는 것은 모든 짐승들 가운
데 인간밖에 없다고 어느 풍자작가가 말했다지만 어찌 인간이 인
간에 대해서 인간의 고통에 대해서 이렇게 잔인할 수 있는가가
같은 인간으로서 부끄러워지는 것이다. 로마 시대의 기독교인들
이 사자 우리로 걸어 들어갈 때 그들은 신앙을 부정하느니 차라
리 기꺼이 사자 밥이 되겠다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
이 기꺼이 고통을 선택한다는 것과 우리가 그들을 고통 속으로
던져 넣는 것은 다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기꺼이 감옥을
선택한다고 해서 우리가 그들을 사자 우리에 던져 넣어도 좋단
말인가?
넷째, 어떤 이들은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자기 양심을 주장하는
것은 좋지만 타인에게 손해를 주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도대체 타인에게 어떤 손해를 주었
는가? 그들이 주장하는 손해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을 감옥에 보내 국민의 돈으로 먹여 주고 입혀 주니 손
해가 아니냐는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상상력이 아닌가? 그렇다
면 절도범, 사기꾼, 폭력배는 모두 국민들에게 손해를 입히니 차
라리 사형에 처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장애인의 복지를 위해
서 국민에게 손해를 끼치느니 역시 모두 아유슈비츠로 보내서 차
라리 그들의 기름을 짜 비누나 만드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인
생은 아름다워라" 라는 영화를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장애
인, 유대인, 동성연애자 한 사람에게 10만원의 비용이 든다고 가
정하고 이들을 20만명 죽이면 얼마나 절약되는가? 바로 이래서
잘못된 국가는 잘못된 국민를 만든다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주는 두 번째 손해는 심리적인 것이다. 양
심적 병역거부자가 병역의무를 수행한 사람들에게 상대적 상실감
을 준다는 것이다. 어처구니 없지만 어쩌면 진정한 문제의 본질
은 여기에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젊은이들
이 병역의무를 이행했거나 하고 있다. 그렇다면 솔직히 이야기
해 보자. 그들이 군대에 간 것은 양심 때문인가? 아니면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인가? 솔직히 그들이, 아니 나 자신을 포함해서(나
도 예비역 병장입니다) 우리가 군대에 간 것은 감옥에 가지 않
기 위해서 병역기피자로서 인생을 살아갈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
었는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라는 것은 단지 그러한 자신을 위
로하기 위한 자기위안 혹은 자기기만에 불과한 것이다. 문제는
그렇기 때문에 거의 모든 병역이행자들이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체복무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면, 대체복무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문제의 본질은 양심의 문
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데, 앞에서 든 예처럼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할 경우 단지 군대
에 가기 싫어서 거짓 양심을 내세우는 이들이 생길 것이기 때문
이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는 병역이행자들이 치르는
만큼 혹은 그 이상의 다른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
당할 것이다. 그 기간이나 대체복무의 내용은 사회적으로 논의
해 볼 문제이다. 가령 지뢰제거도 좋다. 그런데 대체복무로 지뢰
제거를 주장하는 분들을 글을 읽으면서 여러분은 무엇을 느끼셨
는지? 내가 느낀 것은 복수심이다. 내가 이만큼 희생했으니 너
도 그만큼 혹은 그 이상의 고통을 겪어 보라는 복수심, 그래 너
잘났다 어디 맛 좀 봐라 하는 지극히 야만적인 복수심 말이다.
이 복수심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바로 우리가 가진 피해의식에
서 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솔직히 나 역시 내가 보낸 30개월의
군대생활에 대해 처절할 만큼의 피해의식을 느낀다. 설사 양심
적 병역거부자들이 5년이 아니라 50년을 대체복무에 종사한다 하
더라도 이 상실감은 결코 보상받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우리를 군대에 보낸 것이 양심
적 병역거부자들은 아니지 않는가? 병역제도가 잘못되었다면 제
도를 바꾸어야 한다. 병역제도는 옳으나 그 운용이 잘못되었다
면 운용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국가라는 거대한
힘, 군대라는 거대한 힘, 그리고 그 힘의 폭력 앞에서는 지극히
무기력하면서, 우리보다 더 약하고 사회적으로 소수자인 병역거
부자들에게 우리의 분노를 그릇되게 행사하고 있는 것은 아닌
가?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수백명의 희생자들을 낸 대
구 지하철 참사의 원인도 바로 이 분노, 그릇된 분노, 그 대상
을 잘못 선택한 복수심이었다. 지하철에 불을 지른 그이도 실은
평범한 한 시민에 불과하지 타고난 살인마는 아니었다. 단지 그
는 세상에 대한 복수심을 역시 평범한 시민들에게 잘못 쏟아부었
을 뿐인 것이다.
사람들마다 생각은 다른 법이니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도
많을 것이다. 바로 그것이다. 나와 다른 것, 나와 다른 생각, 나
와 다른 행동, 나와 다른 신념, 나와 다른 양심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불안감이나 불편함을 극복하는 데 바로 인간의 위대함이
있는 것이고 인류 역사가 진보해 왔다고 확신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 것이다. 원시인들은 다른 부족을 만나면 반드시 싸우고 죽
여 버린다. 아직 인간의 이성이 발전하기 이전에 사람들은 자기
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거나 수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다른 부
족을 나와 차이가 있지만 동등한 인간들로 받아들이는 대신 위험
하고 내게 위협스러운 무엇으로밖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원시인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단지 인종이
다르거나 종족이 다르거나 성별이 다르거나 신앙이 다르거나 신
념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은 다른 인간을 박해하고 억압해
왔다. 심지어는 그가 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사회의
적, 위협요소, 건전한 구성원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쓰레기로 취
급해 왔다. 그러나 다시 인류의 역사를 보면 아직 불충분할지언
정 그러한 편견과 불관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것이 또한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
한 마디 부언하면 얼굴은 알지 못하지만 평소 자게에서 글을 읽
고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되는 분들이 많습니다. 건전한 상식과 성
실한 자세를 가진 분으로 기억하고 있는 분들의 글에서 난데없
이 너희는 자살하라는 식의 글을 읽으면 참 암담한 심정입니다.
서로의 생각은 다르더라도 사람과 사람이 서로 존중하고 타인의
주장에 동감하지는 못하더라도 타인의 고통에는 동정할 줄 아는
자게가 되었으면 합니다.
쿨픽스3700 쌌습니다. 멋진 사진 찍어서 자게에 올리겠습니다.
--------------------------------------------------------------------------------
위 의견에 찬성 반대
게시자 : 조준현
소 속 : 경제학과 게시번호 : 146317
E-mail : 조회수 : 1047
게시일 : 2004-05-26 오후 5:19:49 종료일 : 2004-06-10
찬 / 반 : 1 / 1
[부언] 양심적 병역거부와 법의 정신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무죄선언을 한 판사님이 1억 이상의 금품
을 훔친 외국인에게 집행유에를 선고했다 해서 또 화제가 되는
모양입니다.
몇 페이지 뒤에 글을 읽어 보니 어느 법학과 분이 법에도 없는
것을 자기가 마음대로 선고하느냐 하는 의미의 말씀을 쓰셨군
요. (리플도 몇 개 있는데 대부분 부정적이군요.)
솔직히 저는 법을 잘 모릅니다. 다만 법에 3년 이하의 징역이라
고 되어 있다면 3년을 선고하든 2년을 선고하든 그건 판사의 양
심에 따른 것 아닌가요? 가령 부부가 같이 범죄를 저질렀는데 어
린아이가 있을 때 한 사람은 양육을 위해 집행유예로 내보내 준
다든지 하는 경우를 몇 번 뉴스에서 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
면 그 판결도 법에 없는 것인데 이상한 판결인가요?
물론 그 외국인들이 한국을 따뜻한 나라로 기억할런지 아싸 재
수 하면서 나갈런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후자일 경우가 많겠지
요.)
다만 저는 법의 정신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
고 싶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 장면 이런 장면 많습니다. 부모님
의 원수 10년을 찾아다녔다. 내 칼을 받아라. 그러나 대부분의
근대국가에서 이런 식의 사적인 복수는 오히려 처벌받습니다. 죄
에 대해서는 오직 국가만이 심판하고 처벌하는 것이 근대 사법체
계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이때 국가나 사법부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나의 사적
원한을 국가가 대신해서 복수하는 것인가요? 아마 아니겠죠?
예전에는 감옥소라고 했는데 요즘은 교도소라고 합니다. 그 차이
가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 이름에 나름대
로 법의 정신을 담으려고 노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국가
가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은 공공의 복수심을 만족시키는 데 있
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요인이든 개인적 요인이든 사회적 요인이
든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서 행동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반성과
자기교화의 기회를 줌으로써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다시 복귀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 사회의 인권 사각지대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 교도소입니
다. 혹시 교도소는 아니더라도 노상방뇨 쯤으로 경찰서 유치장에
서 하룻밤만 보내 보신 분이라면 아마 아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죄수에게도 인권은 있는 것인가요, 없는 것인가요? 솔직히 저 역
시 감정적으로는 저런 죽일 놈 싶은 범죄자가 많고, 도대체 자신
의 잘못으로 국민들의 세금을 축내는 놈들에게 무슨 인권인가 싶
기도 합니다. 바로 이것이 복수심 아니겠습니까?
저런 죽일 놈의 인권도 보호받는 사회라면 건전한 시민들의 인권
은 더욱 보호받지 않겠습니까?
법이 엄해야 하느냐 관대해야 하느냐에 대해서 법학적 논쟁은 모
르겠습니다. 그러나 절도범을 모두 살인범과 똑같이 사형에 처한
다면 절도는 줄어들겠지만 살인이 늘어나겠죠. 저는 이번 판결
이 그 사람이 외국인이냐 아니냐를 떠나 범죄에 대해 관대하자
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해 관대하자는 취지로 이해했으면 합니
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설사 그것이 현
행법을 위반했고 우리 국민들의 사회적 합의를 어겼다 하더라도
과연 그들을 감옥으로 보내는 것이 인간적인가? 절도범이나 살인
자에게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있다는 것이 법의 정신이라면
살인자도 아니고 절도범도 아닌, 단지 자신의 양심을 지키겠다
는 이들에게 사회와 국가가 그러한 방식으로 복수하고 그래서 우
리의 심리적 만족감을 채워야만 하는가? 라는 것입니다. 그들의
양심에 동감되지 않더라도, 나아가 병역의무를 이행한 건전한 대
한민국 젊은이로서 그들의 선택에 분노를 느끼더라도, 그들의 고
통에 대해서는 동정할 수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
위 의견에 찬성 반대
게시자 : 김신주
소 속 : 신문방송학과 게시번호 : 146317
E-mail : 조회수 : 1042
게시일 : 2004-05-26 오후 5:21:01 종료일 : 2004-06-09
찬 / 반 : 2 / 2
[답변] 양심적 병역거부 (내 글에서 내가 펐음)
특정 종교를 비방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전통적 사회계약설에서 개개인의 힘이 약하기에 국가를 건립하였
고 또한 그런 국가를 유지하기 위하여 여러가지 의무가 부과됩니
다. 개인의 신앙도 매우 중요합니다만 국가의 유지를 위한 의무
를 이행하지 않는 사람들은 국민으로서의 자격 미달이라고 봅니
다. 왜 양심적 자유를 찾아 이민을 가지 않는지요? 병역이 의무
이지 않는 나라를 찾아 떠나는게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거주
의 자유를 들먹이신다면 국가의 기본권 보장은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자신이 선택한 국가의 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국민에
게나 적용되는 것이 아닐까요? 두번째 항목에서 왜 국가들이
양심의 자유를 짓밟고 존중하지 않는가에 대해서는 왜 그들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하지 않는가가 우선한다고 봅니다.
겪어보지 않았지만 전쟁은 끔찍합니다. 하지만 타국에 의한
일방적인 침략으로부터 가족, 동포를 지키기 위해서는 거기에
맞설 힘이 있어야 합니다. 그럼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입장에서
는 자국의 독립투사들을 어떻게 부릅니까? 미천한 테러리스트
입니까?
--------------------------------------------------------------------------------
위 의견에 찬성 반대
게시자 : 김용석
소 속 : 사학과 게시번호 : 146317
E-mail : 조회수 : 1043
게시일 : 2004-05-26 오후 5:23:04 종료일 : 2004-06-09
찬 / 반 : 0 / 0
[Deepthroat] 로마인과 기독교인
로마인들이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참지 못했던 것이 그들의 병역
거부였다고도 할 수 있죠. 그리고 그들은 세금도 안 내었던 것
입니다. 유태인들이 그들의 종교를 보장 받으면서 대신에 자신
들만 내는 세금을 내었던 것입니다. 같은 팍스로마나의 아래에
서 온갖 혜택을 다 누리면서 병역이라는 혈세도 거부하고, 병
역 대신에 내는 세금도 거부하는 기독교인들을 로마인들이 단순
히 종교를 믿
는 다는 이유만으로 박해를 했을까요? 로마는 별의별 신기한 종
교 다 인정 해주었습니다.
양심적 병영거부자를 매도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자세입니다.
그 말은 예전에 군가산점 문제때 여자도 군대가라! 와 같은 방
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가 유독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는 이유는 어이
없는 병역제도와 거지같은 국방군 복지와 대우 때문입니다.
누구나가 군대 가는 상황에서 양심이 있어서 군대를 안간다는
데, '그래 저분들은 양심이 있는 분이시니 사람 죽이는 일을 함
부로 하실 순 없는거지'라고 생각해줄 사람이 별로 없을 듯 합
니다.
단순히 군인과 군제대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 대한민국 병역
에 관련된 모든 사항입니다. 일종의 신성스러운 부분이죠. 대한
민국의 병역은, 성인남자의 2/3 이상이 군인이고 예비역이니깐
요. 집단적 폭력이라면 폭력입니다. 하지만, 그런 집단적 폭력
에 당하는 집단이기도 한 것이 예비역 집단이겠죠. 말 그대로
악순환이라고 할까요?
징병제 폐하라~ 아자~
--------------------------------------------------------------------------------
위 의견에 찬성 반대
게시자 : 전용준
소 속 : 경제학과 게시번호 : 146317
E-mail : 조회수 : 1042
게시일 : 2004-05-26 오후 5:23:44 종료일 : 2004-05-31
찬 / 반 : 1 / 1
[답변] 잘 읽었습니다..~~
솔직히 우리 나라 예비역들의 피해 의식은 엄청하고
저 역시도 그러한 피해 의식을 가지고 있지요..
가끔식 이러한 피해의식이 자신에게 병역 의무를
부여한 국가가 아닌 엉뚱한 대상에 표출 되는 경향이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 같네요..
군 가산점 문제를 논의할 땐 이화여대를 습격하더니
이번 문제에서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을 습격하는 군요..
실제로 그들이 습격해야 하는 곳은 자신들을 강제 징집해서
2년2개월동안 바보 만들고도 한달에 만원 던져주던
국방부 즉 정부 인데 말이죠..
--------------------------------------------------------------------------------
위 의견에 찬성 반대
게시자 : 조준현
소 속 : 경제학과 게시번호 : 146317
E-mail : 조회수 : 1036
게시일 : 2004-05-26 오후 5:29:25 종료일 : 2004-06-10
찬 / 반 : 1 / 3
[답변] 쿼바디스, 도미네?
저는 기독교인은 아닙니다만
베드로가 닭이 울기 전에 주님을 세 번 부인했다는 일화를 촣아
합니다.
주님의 반석을 세운 베드로조차 참으로 인간적이었던 것이죠.
그 베드로가 로마에서 전도하다 박해를 피해 로마를 떠나려 했다
고 합니다.
그런데 길에서 주님을 만난 것입니다.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다시 십자가에 못박히러 로마로 간
다.
그래서 베드로가 그길로 로마로 돌아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
는군요.
(주님과 똑같은 형벌을 받을 수 없다고 거꾸로 못박혔답니다.)
--------------------------------------------------------------------------------
위 의견에 찬성 반대
게시자 : 정영권
소 속 : 경영학부 게시번호 : 146317
E-mail : 조회수 : 954
게시일 : 2004-05-26 오후 6:08:14 종료일 : 2004-06-09
찬 / 반 : 0 / 4
[답변] 양심적 병역거부 (내 글에서 내가 펐음)
ㅎㅎㅎ
교수님 글에 제이야기가 나와서 그냥 지나치지는 못하겠네요^^
우선 놀라운 상상력_-_이라고 하신것.
그말을 하게된건 어떤분이 그들의 양심을 지키는데 남에게 피해
가 안준다는글에 대한 반박으로서 실제 그들로 인해 생기는 피
해를 언급하다보니 세금으로 먹여주고 재워준다까지 나왔는데
엄연한 사실이지 않습니까. 분명피해는 존재합니다. 그런 피해
를 사회적인 이유때문에 감수하는것이구요. 그러한 비용을 어떠
한 이유에서 감수하는것과 피해가 없다라는것과는 분명한 차이
가 있는거 아닙니까^^ 사실을 언급한것 뿐이지 범죄자들 다 사
형 시키라는 발언은 한적이 없습니다^^ 논리적 비약입니다. 범
죄자들도 교화의 목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감수하는것이니깐요
지뢰제거 작업, 그리고 대체복무를 빡-_-세-_-게 하자는 주장
에 대한 의견으로 그건 수많은 사람들의 보복심리다 라고 말씀
하셨는데 이 또한 저의 생각과는 다르군요
보복심리라기 보단 양심을 거들먹 거리며 날날한곳. 편하게 복
무하자는 것을 막자는 의도에서 나온 말 아닌가요?
저는 아직 군대 안갔습니다. 물론 신의 자식-_-; 이런거 아닙니
다. 인간의 자식도 아닌 -_-;; 어둠의 자식이죠 ㅠ_ㅠ
근데 양심적 병역거부가 인정되고 그 대체 복무방안으로 고아
원 양로원 사회 시설 등에서 근무 하라고 하면..그리고 그 기간
이 일반 현역으로 근무하는것과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저
바로 여호와의 증인 될렵니다.
솔직히 공익하는 친구들 보면 부럽습니다. 나도 안하는
싸이질-_-;; 에서부터 마치고 저녁때 과외 2~3개 하면서 돈벌
고 친구들 만나고 술먹고 ....
강원도 산골 오지에서 겨울에는 추위와 여름에는 모기와 싸우
는 친구들 보다가 그네들 보면 열라 부럽습니다 =_-
과연 군대 가는 사람들중에 몇명이나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지
키로 간다고 기꺼워 하겠습니까?
다들 끌려가는거지요 ㅡㅡ;;
형들이 해준말 생각나네요 "군대가는게 나쁜것만은 아니다. 분
명 얻는게 있다. 하지만 안갈수 있으면 가지마라-_-"
ㅎㅎㅎ
저같은놈들 막기 위해서라도 대체복무는 더 힘들지 않아야 할까
요?
다른 대체복무, 연구직, 의무 소방원, 등등 여러방법이 있는데
이건그냥 가는거 아니지 않습니까. 시험도 쳐야되고 이런저런
거 해야되는데 그것또한 경쟁속에서 얻어 내는겁니다
무작정 그네들의 양심을 지켜주기 위해 혜택(?)을 줄순없는것이
라 생각합니다.
한국이란 사회에서 빨간줄 긋고 살아가기 힘든거 다 압니다. 그
리고 그러한 점을 알고도 병역거부로 살아가는 사람들중엔 분명
코 양심이 허락하지 않아 병역거부한사람들도 있겟지요 (그중
에 전과있어도 전혀 문제 안되는 사람도 있을수도-_-)
아무튼 무조건 구속시키는건 잘못되었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사
람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없다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것입니
다.
그들을 처벌하는 이유가 그들에게 빨간줄 긋기 위함이 아니라
그리 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니깐요. 빨간줄 이외의 다른 방법
을 생각해야겠지요 빡센대체목무-_-
아싸재수-_-이거도 제가 한말인데..;;ㅎㅎ 이건 pass
Copyleft by 마산제비
--------------------------------------------------------------------------------
위 의견에 찬성 반대
게시자 : 김봉철
소 속 : 행정학과 게시번호 : 146317
E-mail : 조회수 : 887
게시일 : 2004-05-26 오후 6:34:33 종료일 : 2004-06-09
찬 / 반 : 0 / 1
[답변] 의무에 있어 권리란 없다...
라고 생각되는바. . .입니다.
윗글중 어디에선가 이것과 비슷한 맥락의 글이 있었던것 같은데
다시 찾을라니 귀찮기도하고. -_-;
국가가 국민에게 부여한 두가지 납세&국방의 의무...
여기엔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권리를 드리밀수 없는 영역이라고
여겨집니다. 적어도 그 나라의 국민이고자 하는자는...
두가지 기본 의무는 지키며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보기에 국방의 의무를 지킬수 없는 양심의 자유는 무효.. -_-;
--------------------------------------------------------------------------------
위 의견에 찬성 반대
게시자 : 이상호
소 속 : 항공우주공학과 게시번호 : 146317
E-mail : 조회수 : 800
게시일 : 2004-05-26 오후 7:37:37 종료일 : 2005-01-01
찬 / 반 : 0 / 1
[답변] 양심적 병역거부 (내 글에서 내가 펐음)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국방의 의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지 않
습니까?
다른 방법으로 국방의 의무를 대신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지
요.
--------------------------------------------------------------------------------
위 의견에 찬성 반대
게시자 : 이정환
소 속 : 경제학과 게시번호 : 146317
E-mail : 조회수 : 808
게시일 : 2004-05-26 오후 7:43:08 종료일 : 2004-06-09
찬 / 반 : 0 / 1
[답변]교수님..!
블러그 이웃했습니다...^o^
자주자주 들리겠습니다...^ㅡㅡ^
--------------------------------------------------------------------------------
위 의견에 찬성 반대
게시자 : 조준현
소 속 : 경제학과 게시번호 : 146317
E-mail : 조회수 : 614
게시일 : 2004-05-26 오후 10:14:01 종료일 : 2004-06-10
찬 / 반 : 0 / 1
[답변] 덧글은 한 번만
자게에 진지한 글을 쓰기가 어렵다는 말씀을 처음 드린 것은 덧
글에 또 덧글이 붙다 보면 문제의 본질은 사라지고 꼬투리 잡기
만 남는 그런 경우가 많은 듯해서입니다. 그래서 제 생각을 말씀
그렸으니 동감하는 분은 하실 것이고 아닐 분은 아니실 것으로
생각하고 덧글은 되도록 붙이지 않고자 합니다. 다만 처음 글 올
린 사람으로서의 책임감도 있으니 마지막으로 덧글 한두 마디만
올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다면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양심적인 척하는 병
역기피자를 어떻게 구분하느냐 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종원 선생
이나 정영권님의 글이 그 예입니다. 그래서 저도 그것이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저는 이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책은
모병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병역거부니 병역기피니 양심적이
니 비양심적이니 하는 모든 문제가 무의미해지지요. 다만 이것
은 또 다른 문제니 여기서는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
다.) 대체복무가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2년동안의 군복무와 5년동안의 양로원 봉사 과연 여러분은 어느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5년이 너무 적나요? 그럼 50년으로 하지
요? 그러면 여러분은 만족하시겠습니까? 왜 아직도 이것이 문제
의 본질이 아님을 이해하지 못하시는 것입니까?
(그리고 이번 판결에서도 2명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같이 기소
된 1명은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압니다. 요컨대 그것은 운용
의 문제이지 원칙의 문제는 아닌 것입니다. 예전에 간장 한 병
마시고 물구나무 30분 서면 고혈압으로 면제받는다는 이야기가
많이 떠돌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면제받은 친구 한 사람도 못
봤습니다...^^;;)
하종원 선생(제가 아는 분이라서 호칭을 이렇게 했습니다), 하선
생의 글(예전의 다른 글)을 읽어 보면 사람한테 총쏴 봤습니까?
안 쏴 봤으면 군대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시오 뭐 이런 내용이 나
옵니다. 나는 그 글을 읽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
선생이, 그리고 우리 모두가 가지는 피해의식의 반대적 표현이
아니겠습니까? 나는 총쏴 봤다, 사람도 죽여 봤다 그런 것으로
자신이 보낸 3년을 보상받고 위로받고 싶은 마음 말입니다. 그러
나 하종원님, 그리고 예비역 여러분, 여러분의 분노는 좀 더 정
당한 곳을 향했으면 합니다.
정영권 님, 서울에서 공부는 재미있으신지? 님이 범죄자는 다 사
형시키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하
지 않구요.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것은
실이지요. 그렇다면 오히려 문제는 간단하군요. 그들을 감옥에
보내지 않으면 국민의 세금을 낭비할 필요도 없지 않겠습니까?
정영권님 말씀처럼 양심적 병역거부가 인정되면 그럼 나도 여호
와의 증인 할란다(솔직히 저도 그런 갈등이 생깁니다) 하는 사람
들도 아마 있겠지요. 대체 복무의 정도를 떠나서 이것이야 말로
국민의 의무니 조국과 민족을 말하는 많은 분들의 솔직한 심정
이 그것에 있지 않다는 반증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우리의 병역
제도가 잘못되었다는 증거이구요. 다만 이러한 제도상의 잘못은
두고라도 과연 정영권님은 길가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보면 훔
쳐 갑니까? 아름다운 여성을 보면 성폭행합니까? 아니지요? 바
로 그것이 양심 아닙니까? 양심이 존중받는 사회에서는 국민들
이 양심을 지키고자 합니다. 국가가 양심을 부정하고 국민들이
다른 국민의 양심을 부정하는 사회일수록 양심이 지켜지지 않
는 것 아닐까요? 갈등은 느끼겠지만 저는 설사 양심적 병역거부
가 인정되어도 여호와의 증인은 안할랍니다. 아마 님도 말이 그
럴 뿐 아니시겠죠? 나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은 못 믿으시겠습니
까? 다른 사람들도 최소한 나만큼은 양심적이리라고 믿으십시다.
그리고 저도 대체복무 찬성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그것
이 문제라면 님은 단지 대체복무의 정도를 문제시할 뿐, 양심적
병역거부 자체에는 동감하신다는 뜻인가요? 제가 말씀드린 것은
꼭 님을 두고 하는 것이 아니라 양심적 병역의무자들을 비난하
고 비꼬우기 위해 지뢰제거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
는 것입니다. 그분들에게는 지뢰제거가 아니라 지-지-지뢰제거
라 하더라도, 3년이 아니라 30년, 300년이라 하더라도 똑같은 문
제라는 것입니다.
의무 없으면 권리가 없다는 분께는 다른 분이 이미 덧글을 해 놓
으셨군요. 저도 한 말씀만 드리면, 마찬가지로 권리가 없으면 의
무도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종교의 문제를 떠
나서(왜냐하면 양심적 병역거부는 여호와의 증인만의 문제는 아
니기 때문입니다) 과연 국가가 먼저 있나요 인간이 먼저 있나
요? 국가에 대한 의무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권리가 먼저 있는 것
이 아닌가요? 처음 덧글 단 분의 말씀에 인간은 약하기 때문에
자기를 보호하고자 국가를 만들었다고 하셨군요. 저도 같은 생각
입니다. 그런데 님은 그러므로 국가가 국민보다 중요하다는 것인
데 저는 같은 이유로 국가보다 국민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
습니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 국가라면 당연히 나를
보호해 주지 못하는 국가가 무슨 의미냐는 것이지요. 여기서의
나에는 나의 생명, 가족, 재산만이 아니라 당연히 나의 양심도
포함되는 것이 아닐까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많은 오해에 대해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
니다. 문제의 본질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양심적 병역거
부는 병역거부의 문제가 아니라 양심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많
은 분들은 그것을 병역거부의 문제로만 생각하고자 하는 것 같습
니다. 군대 가기 싫어서, 좀 더 편하게 시간 보내려고 양심을 운
운한다는 식의 비난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까놓고 이야기할까
요? 저를 포함해서 우리가 군대 간 것은 감옥에 가기 싫어서가
아닌가요? 그런데 그들은 감옥에 가겠다는 것입니다. 이것만으로
도 그분들의 고통을 우리는 동정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
다. 그들이 가겠다고 한다고 해서 그래 가라 하는 것이 옳습니
까? 그들이 순교를 작정했다고 그들을 사자우리에 던져 놓고 즐
거워 해서야 옳겠습니까? 최소한 그들의 양심에 동감하지는 못하
더라도 그들의 고통에는 동정할 줄 알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인
간으로서 인간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말씀드리
고 싶습니다. 싫으면 이민 가라구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학교가
여러분의 등록금을 낭비하고, 교수가 학생을 성추행하고, 학습여
건의 개선에 무관심할 때,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그래 학교가
싫으면 학생이 떠나야지.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대 가야겠다는 생
각을 하십니까? 저번 탄핵 사태 때 딴나라당에 대해서 한국의 정
치에 대해서 분노한 많은 분들도 이민 가셔야 하지 않나요? 니
양심이 그렇게 중요하면 이민 가라는 말씀 제게는 자살하라는 말
씀과 똑같이 들립니다. 모든 사람이 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찬성
해야 할 의무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성과 존엄성
을 가진 인간이라면 인간에 대해, 타인에 대해, 나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예의를 지켜야 할 의무는 있지 않을
까요? 적어도 우리가 사자 우리나 아우슈비츠에서 쾌감이 아니
라 분노를 느낄 줄 안다면 말입니다.
덧붙임...오타를 수정하는 사이에 김수영님의 글이 붙었기에 한
말씀. 짧지만 너무 좋은 말씀입니다. 제 글은 길기만 하고 부끄
럽군요. 그렇습니다. 힘들다는 것과 해야 한다(혹은 하지 말아
야 한다)는 것은 다르지요. 더 좋은 사회, 보다 인간다운 사회
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면 해야지요. 아무리 어렵더리도. 가령
교수가 채점하기 귀찮다고 똑같이 학점을 줘서야 되겠습니까?
(앗 이건 조크...^^;;)
--------------------------------------------------------------------------------
위 의견에 찬성 반대
게시자 : 김수영
소 속 : 심리학과 게시번호 : 146317
E-mail : [email protected] 조회수 : 564
게시일 : 2004-05-26 오후 10:37:03 종료일 : 2004-06-15
찬 / 반 : 1 / 0
[답변] 양심적 병역거부 (내 글에서 내가 펐음)
국가가 없어도 개인은 존재할수 있지만 개인이 없으면 국가가 존
재할수 있습니까?
개인의 사상과 양심대로 살아갈수 없다면 그 개인은 존재하고 있
다고 말할수 있습니까?
그냥 군대가기 싫어서 양심적병역거부를 선언한 사람과 정말 양
심에 비추어 군대를 갈수 없는 사람을 구별해내는일이 아무리 힘
들어도 해내어야지 그게 힘들다고 해서 양심적병역거부가 우리나
라실정에 비추어서 아직 시기상조라든가하는 말은 너무 무책임하
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떤 가치보다도(특히 국가안보) 사회정의를 제일 우선적으
로 다르는 사회가 가장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수 있는 사회가
아닐까요
--------------------------------------------------------------------------------
위 의견에 찬성 반대
게시자 : 정해권
소 속 : 기계공학과 게시번호 : 146317
E-mail : 조회수 : 547
게시일 : 2004-05-26 오후 10:57:01 종료일 : 2004-06-09
찬 / 반 : 0 / 1
[답변] 한가지만 여쭙겠습니다..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자의 권리도 인정되야하는 것입니까?
양심의 선택은 우리의 소중한 권리인 동시에 인간이라는 가치
를 더욱 상위에 놓는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혼자사는 세상이 아닌 이상. 서로서로 지켜야할 것이 있고, 해
야할 일이 있습니다.
세상사람 모두가 같은 생각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지도 않을 뿐
더러, 양심에 따른 군복무 면제에 대해 흥분하는 사람들중에 윗
글에서 말씀하신 보상심리를 가진 사람도 있지만, 그와는 다르
게.대한민국 남자라면, 군복무 또는 그에 합당한 의무를 지니
고 있다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하는 나라도 군대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나라의 현실이 우리와 같습니까? 현저히 다릅니다. 애초에
다른 문제를 놓고 비교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이듭니
다.
모두 같은 조건인데.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면, 이건 비교대상이
지만, 다른조건으로 나온 결과끼리 비교한다는것은 설득력이 없
습니다. Validation 가치도 없는 것이죠.
왜 군대 갔다온 사람들이 양심적 병역거부 하는 사람들을 싫어
하고 비판하는것을 보상심리로만 생각을 하시는지 모르겠으나,
제가 이 나라에 속하고, 그 법과 질서를 따라야만 제게 주어진
권리를 누릴수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보면, 그들은 주어진
의무조차 수행하려하지 않으면서 권리만을 주장하는 이기적인
사람들로 보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권리를 먼저 주면 100% 의무를 이행할 것으로 생각이 드십니까?
--------------------------------------------------------------------------------
위 의견에 찬성 반대
게시자 : 전용준
소 속 : 경제학과 게시번호 : 146317
E-mail : 조회수 : 485
게시일 : 2004-05-26 오후 11:21:32 종료일 : 2004-05-31
찬 / 반 : 0 / 0
[답변] 양심적 병역거부 (내 글에서 내가 펐음)
그들은 의무를 못 하겠다는 것이 아니잖아요.
지금까지 그들은 징역 3년 사는 것으로 그 의무를 대신해
왔고 이것이 부당하다 생각되기에
그들의 양심의 자유도 인정해 주고 국방의 의무도 수행할수
있는 합의점을 찾고자 이번에 정부에서 대체복무제도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지요.
--------------------------------------------------------------------------------
위 의견에 찬성 반대
게시자 : 변종혁
소 속 : 수학과 게시번호 : 146317
E-mail : 조회수 : 401
게시일 : 2004-05-27 오전 12:21:32 종료일 : 2004-06-10
찬 / 반 : 0 / 0
[답변] 제 생각으로는
개인의 집총거부에 대한 의사표시는 개인적으로 참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만(다만!) 이것으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가지게
되는 수많은 예비역들의 뺑이는 도대체 무엇으로 보상을 해줄
것인가를 고민해 보게 됩니다.
그냥 대 한 민 국 에 태어난 죄밖에(이것도 자기가 선택한것도
아닌데) 없는데 공부해야 할 20대초에 불과 2년 남짓이지만
개인의 능력도 다른데 총 못쏘면 pri 해야하는 그리고 말도
안되는 명령도 욕하면서 해야하는 사람죽이기 위해 조련되야
하는 그곳에서
엄청난 정신적 황량함을 맛봐야하고 사회의 부조리에 움츠러
들게하는 꿈도 없어지게 만드는 그 공간에서 예비역에 대한
그 상대적 박탈감부터 해소한후에 그 문제를 논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즉 개인의 신념의 중요함과 사회가 요구하는
행위중 도대체 뭐가 우선순위가 있는지부터 살펴봐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논의중이니까 저는
생략하고 다른 관점에서 의견을 개진할까 합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뭔가 권리를 주장하기 이전에
제일 중요한 핵심을 먼저 건드리는 겁니다. 즉 군대라는
사회를 좀더 개선하고 발전하는 방안을 먼저 마련한후
이후 후속문제들을 접근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왜냐하면 곁가지만 아무리 건드린다고 해서
군대를 인간사회의 그 끝이라고 보는 사회 분위기상
언제나 충돌과 반목의 위험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상하게도 우리나라는 북한과 대치중에 있습니다. 진짜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정말 총을 잡기 싫다면 먼저 북한과의
군축을 주장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정치인에게 그리고 그런
것을 위해 데모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보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그러나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본 집총거부자들 중에 그런 사람을 보지 못한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자신의 신념을 사회의 목적에 부합하게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고 신념만을 중요시 하는 겁니까?
대체복무 정말 좋습니다. 그러나 이건 정말 개인의 문제
자체만 해결하려는 소극적인 자세로밖에 저는 안보입니다.
북한과의 군축을 통해서 지금의 반만 줄인다면 정말 모병제
가능할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누구하나 군축하자는
총학도 그러한 주장을 하는걸 본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정말 이상한 엘리스 나라 같지만 그런 현실이 우리나라인것
같습니다. 정말 총잡기 싫으신가요? 그럼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좋은 정치가를 뽑고, 데모도 하고, 평화를 위해 자신
의 신앙심만큼 그 신념을 사회를 위해서 좀더 널리 뿌려주시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이 정말 좋은 기회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논란이 될때 순수한 마음으로 군대문제의 본질에
대해 다시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위 의견에 찬성 반대
Commen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