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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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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란...

작성자
Lv.99 만리독행
작성
15.09.02 07:03
조회
824

한국무협소설과 한국판타지소설에 보면 ‘깨달음’이 중요한 요소인 경우가 있습니다. 무공고수가 되기 위해서 깨달음이 필요하다고 설정하거나 마법사의 써클이 생성되기 위해서 깨달음이 필요하다고 설정하거나 소드마스터가 되기 위해서 깨달음이 필요하다고 설정하지요. 재미있는 것은, 이 깨달음을 작가가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두루뭉수리 설명하고 넘어가곤 한다는 겁니다. ^ ^ 이 부분을 보면서 독자는 한편으로 부족함을 느끼고, 다른 한편으로 자신만의 상상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작가의 부족한 설명을 독자의 뇌가 채운다고나 할까요? ^ ^ 사람은 수수께끼를 보면 그걸 풀려고 아둥바둥하게 됩니다. 아마 그런 특성이 발휘된 것이겠지요.

그런데요, 제가 생각하기로는, 깨달음은 ‘천재나 생각해 낼 수 있는 오묘한 것’도 아니고, ‘말로 표현하지 못할 것’도 아니고, ‘특별한 사람만 알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깨달음은 뭐냐고요? 깨달음은 단지 남이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알게 된 것, 책에서 읽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생각해 낸 것입니다. 외부의 정보가 없이 사람의 뇌가 스스로 생성해 낸 정보가 깨달음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원효대사가 의상대사와 함께 당나라로 유학을 가던 중이었습니다. 길을 잃고 헤매다가 무덤가에서 잠을 잤는데, 도중에 목이 말라서 잠이 깨었고, 옆에 바가지에 물이 담겨 있어서 마셨더니 감로수처럼 달더랍니다. 나중에 잠이 깨어 보니, 바가지인 줄 알았던 것은 해골이었고, 원효대사는 그 해골에 담긴 물을 마셨던 거였죠. 그 순간 원효대사는 ‘일체유심조’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말인데요, 일체유심조는 남이 가르쳐 준 것도 아니고, 책에서 읽은 것도 아닙니다. 경험에서 바로 생성해 낸 정보였지요. 불가(佛家)의 이치 중의 하나를 그렇게 스스로 알게 되었던 겁니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에서 어떤 특별한 이치를 생각해 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이 이미 아는 이치에 따라서 살기에도 바쁘고, 관심이 이치보다는 돈이나 즐거움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남에게서 배우지 않았으면서도 스스로 알게 되는 이치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깨달음이죠.

깨달음을 얻으면, 그 순간 참으로 즐겁고 기쁩니다. 오랫동안 풀지 못했던 수수께끼가 풀렸을 때 느끼는 바로 그 기쁨입니다. ^ ^

저도 살아오면서 몇 가지 깨달음을 얻었는데요, 오늘 새벽에도 그런 깨달음이 두 가지나 생겼습니다. ^ ^ 그래서 이 글을 적는 것입니다. 너무 기뻐서 이 글을 썼지요. 무엇을 깨달았는지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너무너무 중요하고 후폭풍이 큰 것이라서 제가 함부로 누설해서는 안 되거든요....


Comment ' 4

  • 작성자
    Lv.64 거울의길
    작성일
    15.09.02 10:29
    No. 1

    장황하나 제 깨달음도 있으니 만리독행님은 읽어봐주시길.

    일체유심조는 보통 두 가지로 풀이 되는데,
    흔히들처럼 내 마음에 달려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습니다만,
    불가에서 이야기하는 본래 뜻은 다릅니다.
    일체유심조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천지조화일심처가 되겠군요.
    천지간의 조화가 한 마음 자리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는 천지여아동근이라 하겠군요.
    하늘 땅과 내가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불가에서 말하는, 출처가 화엄경인, 일체유심조란
    한몸(일체)인 온 우주가 마음의 조화라는 것입니다.

    내가 있고 너가 있는, 주체와 대상이 있는 이원적 분별의 세계의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상대적이고 유한합니다.
    따라서 호오 미추 선악 등의 분별을 놓아야만, 즉 초월하면,
    절대적인 본질의 한 맛을 깨닫습니다.
    그것은 인식도 경험도 아니며 각-깨달음이라 표현합니다.
    심이란 그 각이자 자체인 근원-본성을 의미합니다.

    불가가 아닌 인도의 성자 마하르쉬의 말을 빌리자면,
    [진아만이 유일하게 존재한다] 할 수 있습니다.
    진짜 나- 마음- 근원 에 의지해 우주가 건립되어있죠.
    그 광명에 비하면 이 우주 조차도 반딫불이이자 허깨비에 지나지 않습니다.
    무한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이 스스로 고립되고 단절되어 각종 욕심과 욕망에 따라 살며 계속해서 분별하는 습관을 놓지 못하는 에고로 살고 있는 불쌍한 상황입니다만, 이 가짜 자아를 벗어나면, 즉 내가 거짓일뿐 무아라는 것을 깨달으면, 나도 대상도 내려 놓으면, 모든 것이 한몸(일체)임을 깨닫죠. 대아 이자, 진짜 나를 깨닫습니다.
    그것은 말하기에 따라서는 우주와, 신과 합일 경지이기도 합니다.
    또한 진리를 깨닫는 것은 수행이나 무슨 대단한 생각이 필요한게 아닙니다. 수련은 방편을 통해 분별의식을 내려놓아 순수한 절대의 세계가 드러나게 하는 것일 따름입니다. 흔히 마음을 비운다고도 하지요.
    깨달음은 얻는 것이 아닙니다. 얻음이 있다고 한다면 잃음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본래 모든 중생이 성불했을뿐 깨달음은 그것을 확인하는 것이라 말하지요.
    이 소식을 아는 자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소식을 깨달음이라 명명 할 수 도 있겠지만요.
    그리고 깨달음 이라는, 주체와 대상이라는 관념을 초월해 한몸인 그것을 어떻게 관념으로 분별해서 전달할 수 있겠습니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과는 글쓰신 분의 개인적 깨달음과는 그 궤가 다릅니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영역에서의 깨달음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글쓰신 분의 깨달음의 정의에 따르면 저또한 독서하고 공부하며 한 2 번 정도 깨달음이 있었던것 같은데 공부로서는 기연이다 싶지만, 이또한 비우는 것이 아닌, 내 안에 쌓는 것에 지나지 않아서, 근원적인 깨달음도 아니고, 여기에 집착하다가는 영영 자유를 찾지 못할 수 도 있을 것입니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대단한 것을 날려버릴수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 살활종탈 기용제시가 자유로워야 진짜 걸림이 없는 깨달음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이런 경지는 용무생사에 다다라야 하는데 종교-명상가를 통털어 세계에 그런 분은 손을 꼽을거라 문제지만요.

    사람의 정신세계는 우주와 같이 무한하고 다양한 경계가 있기 때문에 스스로 깨달음을 실로 미묘한 문제를 다루지 못해 잘못된 길을 가기도 쉬워서 또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오죽하면 무사자오는 천마외도라는 말이 있습니다. 스승없이 깨달은 자는 모두 마구니다.. 라는..

    이 긴 문장 같은 것이, 선문답 몇 마디면 통하는 것이 깨달음은 얻은 자입니다. 문답의 말 자체에서는 표현하지 않지만 전제하는 낙처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는 자는 서로 통합니다. 격외도리라 하여 이상한 엉뚱한 소리로 보일지 모르지만요.

    쓸데없이 장황한 사족을 붙여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킨나이프
    작성일
    15.09.02 12:29
    No. 2

    저도 그 의문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만, 원효대사님이 먹은 것은 해골에 담겨있긴 하나... 빗물이었다.!? ---뭐 쓸데없었나요.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카힌
    작성일
    15.09.02 12:31
    No. 3

    기의 운용에 대한 깨달음, 정신적 깨달음 등 묶어서 말하지만 세세히 보면 다를 수 있죠. 마두도 기의 운용에 대한 깨달음으로 대고수가 될 수 있고, 불교나 도교에서 말하는 깨달음과 다를 수 있을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단단단단
    작성일
    15.09.02 16:50
    No. 4

    알고는 있지만 체득하고 있지 못할 걸 비로소 명확하게 리해항걸 깨달음으로 봐요. 아니면 알고 있다고 생각하나 정작 모르거 있었던 걸 제대로 알게된 것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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