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형석
작품명 : 체술무적 로이안
출판사 : 파피로수
체술무적 로이안
오래간만에 친구녀석이 빌려다 놓은 책을 겟(?) 해서 본 책입니다. 전 7권인데 6권 중반에서 때려치워 버렸습니다. 전 웬만해서는 한번 잡은 책을 때려 치는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만, 이 책은 제 인내심을 뛰어넘어 주는 책이라서..
전형적인 환생 영지물로써, 내용은 뭐 평범합니다. 말 그대로 전형적인 환생영지물의 플롯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죠. 자신의 부친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몇 년동안 떠돌아 다니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어느새 웬 떨거지들이 자신의 형을 죽이고 영지를 차지하고 있기에, 주인공인 로이안이 영지를 찾기 위해서 힘쓰고, 영지를 찾은 다음에는 땅따먹기를 시작하고, 그에 대항하는 어둠속의 조직과 맞서는.. 뭐 이런 평범한 내용입니다.
실제로 식상한 플롯이긴 하지만, 그래도 꽤나 신경써서,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클리셰만을 대충 베껴놓은 책들처럼 플롯자체의 더티함을 보이는 그런 글은 아닙니다. 물론 전형적인 플롯이기에 새로운 신선함이라던가, 문장 자체의 유려함이라던가, 새로운 사상이라던가 하는 그런 내용은 없습니다.
마치, 환생 영지물의 OEM생산품과 같은 이 밋밋한 작품을 제가 때려 치운 데는 다름아닌 작가에게 100% 책임이 있습니다. 이 작가는 플롯을 연결하는 데 온 신경을 다 썼는지, 설정이라는게 없더군요.
간단히 몇가지만 손꼽자면, 처음에 일어나는 부친의 암을 막아내기 위해서 행하는 냉동행위에 있습니다. 실제로 인간의 몸을 혈액도 못움직일 정도로 냉동시키면 인간은 죽습니다. 냉동된 상태로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죠. (이미 냉동되면서 상당한 조직세포들이 파괴되기 때문에 완벽하게 부활은 불가능합니다. 뇌같은 섬세한 장기는 더하죠) 아무리 마법의 세계라고는 하지만, 몸이 전체가 돌이 되었다가 회복되는 것과, 냉동되어 버티는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뭐 그런걸로 따지고 그래? 라고 한다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냉기와 마법을 이용하여 신진대사를 최소화로 떨어트리고 나서 살아있는 채로 버티는 것이라면 모르되, 완전히 얼음으로 만들어 버린뒤 되 살려 내는 기술은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세계는 얼음계 마법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얼려도 녹으면 그만인데.. 쩝.
위의 내용은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었고, 진짜로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다음 내용들입니다. 처음 로이안의 영지는 크로비츠 영지로써, 그 중심은 세일론 성입니다. 그리고 뒤에 가면 주인공인 로이안은 암살을 피해 이른바 다른 영지의 리스본(어디서 많이 보던 도시..)이란 도시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서 난장판을 치고 놀게 되죠. 문제는, 이러한 리스본이 어느 순간 부터인가.. 글에서 크로비츠의 중심영지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어이 작가님.. 자기가 크로비츠의 중심영지는 세일론 성이라면서, 영지를 옮긴 적도 없는데, 왜 어느순간부터 리스본이 크로비츠의 영지의 중심이 되어 있는지 설명좀..
물론, 이런게 한번이라면, 저도 아, 바쁘게 글쓰다가 실수했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초반에 로이안을 도와주는 사람들 중에 거대 상인의 딸인 루나린이란 아가씨가 있습니다. 로이안을 사랑하지만, 잘 안되어서 속을 열심히 끓이던 아가씨였죠. 그런데.. 왜 그 아가씨가 6권부터는 갑자기 세레나란 이름으로 나오는건지.. 세레나? 누구지? 처음엔 세레나가 누군지 싶어서 온 책을 다 뒤집어 엎었는데, 결국 앞에 루나린이란 아가씨와 모든 면에서 일치하던군요. 왜 남의 이름을 갑작스럽게 이유도 없이 휙휙~ 바꿔대는 건지 .. 책은 인터넷 연재처럼, 댓글에 (조연 이름 바꿨어요~ 그냥 읽어주세요. ) 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후~
그리고 주인공에게 레조라는 천재적인 지략가가 있습니다만, 분명히 주인공이 자신의 영지를 되찾기 위해서 고군분투 하고 있을때 둘은 한번 만난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다시금 만날 때 주인공과 레조도 서로 못알아 보더군요. -.-;; 게다가 레조는 남들과는 특별하게 다른 인종적 특성이 있어서 한번에 확! 뛰는 그런 외모인데도.. 이건 뭔지. 어이 레조군. 그런 기억력으로 천재적인 지략가라고 할 수 있는거야? 로이안 넌 다른 사람들은 다 알아보면서 세레나는 아무도 모르게 이름까지 바꿔도 잘 만 알아보드만.. 왜 레조만 못알아보는건데.. -.-;;
도대체 자기 소설의 캐릭터나, 도시 이름도 제대로 못 외워서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는 이 작품을 얼마나 더 참고 봐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니 도저히 못 읽겠더군요. 분명 이 글은 식상판 플롯의 평범한 글입니다만, 그래도 그 평범함을 최대한 탈없이 이끌어 가려고 하는 노력이 보이는 글이었습니다. 그러나 5권 이후 급격히 망가져 가는 설정들과 캐릭터를 보니.. 할말이 없더군요.
작가분께서 다음 책을 내실때는 제발 이런 말도 안되는 기본에서 발목이 붙잡히는 일이 없도록 더 노력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문제는 소설의 구성이나 문장의 흐름같은 게 아닌 이야기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잖아요.
추신 : 로이안이 대한민국의 [김형석]의 전생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설정과 같은 것은 웬만해서는 자제해 주시는게 나을 듯 합니다. 작가분께서 주인공에게 몰입하고 싶어 일부로 그렇게 쓰셨는지는 몰라도, 작가의 본명이 소설에 나오면.. (그것도 주인공으로) 저 같이 뒤틀린 독자는 감정이입이 안되거든요. 주인공이 렙업을 해도 " 그래.. 작가님 좋은거 다 가지고 가세요.. " 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소한 거지만, 저 같은 사람도 있으니 조금더 신경써 주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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