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대은하
작가 : 인케이브
출판사 :
먼저 비평하기에 앞서 제목의 물음에 대해서 답하겠습니다.
저는 ‘대은하는 명작인가?’라는 질문의 답변은 아니오입니다. 왜 ‘아니오’냐구요? 그 이유가 이번 비평의 주제입니다.
저는 여러 이유로 인해 0부 16화에서 이 작품을 하차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독자분들의 호평을 받고 있었기에 계속 읽으려고 노력했죠. 그러나 몇 번이고 읽어보려고 해도 읽히지 않았습니다. 우주 대하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배신 당했지요.
저는 이 작품을 입문할 때 헤일로 시리즈, 스타워즈, 스타크래프트, 노인의 전쟁, 스타트렉, 스타쉽트루퍼스, 파피용같은 작품을 기대하며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독자분들이나 작가님이 이런 분위기로 홍보를 하거나 추천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헤일로, 스타워즈, 스타크래프트, 노인의 전쟁, 스타트렉, 스타쉽트루퍼스, 파피용에 대한 모독이자 모욕이었습니다. 왜 엄청난 명작이자 역작들을 대은하와 비교하는 지 이해할 수 없었고 하드 SF를 사랑하는 독자인 저는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분노와 슬픔, 안타까움 등의 감정을 이 비평에 담겠습니다.
1. 이 작품의 작가이신 인케이브님은 대은하가 스펙타클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조금도 스펙타클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건 0부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1부까지 애독하시는 독자님들은 스펙타클하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0부는 지나칠 정도로 지루합니다. 현장감도 별로 느껴지지 않을 뿐더러 현실적이지도 않습니다. 대체 어디가 스펙타클한 건가요? 답변이 1부라고 한다면 왜 0부는 스펙타클하지 않은 겁니까? 왜죠? 단순히 탐사대가 스토리의 주체이라서 그런 건가요? 그래도 말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작품의 주체를 탐사대가 아닌 공격대로 기획하거나 탐사대를 주체로 만들더라도 반전을 넣어서 충분히 스펙타클하게 묘사할 수 있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작가님은 최고의 스펙타클은 독자의 상상력이라고 하셨는데... 의문이군요. 저는 작품을 읽는 내내 의구심이든 의문점이든 ‘왜?’라는 질문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상상력 자극이 전혀 안 되었다는 거죠. 그런데 어떻게 최고의 스펙타클을 독자가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한다는 거죠?
2. 작가님은 고증에 대해 세밀한 고려를 하지 않으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실제로는 고증에 대한 고려 자체가 안 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 예를들자면 0부의 자기폭풍편 입니다. 이 편에서 나오는 자기폭풍은 철과 니켈로 된 폭풍입니다. 현실에 대입하자면 현상 자체를 묘사할 수 없습니다. 왜냐구요? 먼저 자기폭풍은 일반적인 독자분들이 잘 접하지 못하는 현상입니다. 이 자기폭풍은 태양풍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인데요. 그렇기에 11년에 한 번밖에 접할 수 없는 단어입니다. 게다가 이 마저도 태양풍이 지구에 영향조차 못주는 경우가 되면 뉴스에 보도조차 안 됩니다. 그래서 자기폭풍에 대한 명확한 묘사나 설정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작중에서는 의미를 왜곡하고 있더군요.
자기폭풍은 태양풍의 압력 때문에 지구의 자기장이 압축면서 지구 자기장이 요동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래서 태양풍 때문에 자기폭풍이 일어나면 극단적인 통신교란이나 인공위성의 수명단축 등의 현상이 일어납니다. 작품의 묘사를 봤을 때 작중의 자기폭풍은 태양풍과 비슷한 형태를 띱니다. 태양풍에 경우 태양의 흑점이 폭발했을 때 쏟아져 나오는 플레어 현상이 지구에게 영향을 미치는 현상인데요.
작중에서는 이런 현상이 너무나도 느린 속도로 진행됩니다. 무엇보다 플레어가 대기권에 진입했는데도 인간들이 대피를 안한다는 점이죠. 왜 이런거에 의문을 가지냐구요? 먼저 플레어의 속력은 초속 300~1,000km에 육박합니다. 10분 동안 100만 km를 이동한다는 뜻이죠.(지구와 달의 거리는 38만 km) 게다가 태양풍이 지궁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10시간, 길게는 3일이 걸립니다.
게다가 우주선이 100만 km를 10분만에 이동하려면 1분당 10만, 6초에 1만이기 때문에 우주선이 이런 속도를 내려면 막대한 양의 반물질이 필요하겠죠.(지구 탈출 속도는 11km/s이고 현실의 우주선은 이 속도보다 조금 더 빠릅니다. 아무리 빨라봐야 2~4배) 즉, 태양풍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항성계에서 무작정 행성에 내려가는 건 자살행위입니다.
또 혹시 도달하기 전에 탈출하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실 텐데 작중에서는 태양풍과 비슷하게 묘사된 자기폭풍이 대기권까지 접근한 상태입니다. 실제로 지구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 지구의 모든 대기권은 벗겨져 버리고 물은 몇 문만에 증발해 버립니다. 행성의 대기의 두께나 크기에 상관없이요. 그리고 뉴턴호는 이륙하기도 전에 녹아버리는 것이 아닌 증발해 버립니다. 왜 그러느냐. 태양풍의 온도가 섭씨 100만 도 입니다. 지구에 도달할 때는 20만 도에 육박하죠.
2) 아광속 운행... 제일 쓸모없는 항법입니다. 작중에서는 탐사대는 워프 드라이브를 쓰지 않는다는데 왜 안쓰는 겁니까? 아광속 항행을 하게 된다면 항성계간의 운행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항성계 간에 가장 가까운 거리는 1광년입니다. 극단적으로 가까운 거리가요.
그런데 아광속 운행으로 우주를 누빈다구요? 빛의 속도로만 다른 항성계로 이동하는데 평균 5년인데? 제가 선발대의 책임자라면 이런 멍청한 짓을 안 할 겁니다. 탐사는 신속이 중요하니까요. 게다가 제가 책임자가 아니더라도 상식적으로 탐사선을 가장빠른 우주선으로 만들었을 겁니다. 다리 뻗고 잘 행성이 없는데 느긋하게 있을 시간이 있을 까요?
3) 작중에서 선발대는 미지의 항성계에 접어 던져지듯 투입이 됩니다. 현실에서 책임자가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나요? 즉결 처벌입니다. 그리고 장죽에서 인간은 정착할 행성이 없어 방황하며 멸종위기에 놓여있는데 이런 살인 행위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법적 판결없이 현장에서 총살당할 겁니다. 실제로도 유럽에서 함장이 민간인을 대피시키지 않고 도망갔다가 2천년(?) 징역형을 받았죠.(세월호 참사를 모욕하기 위한 용도가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작중에서는 항성계에 대한 조사는 눈꼽 만큼도 없이 행성 지표면에 투입됩니다. 이건 선발대가 아니라 자살 특공대인 것 같네요.
4) 작중에서 등장하는 사령부는 지적 생명체에는 관심조차 없어요. 뭐, 정착할 행성을 찾는 게 최우선이지만, 지적 생명체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먼저 지적 생명체와 조우하게 되면 인간은 지적 생명체와 대화를 나누게 되고 서로 거래를 하거나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겁니다. 그러면 서로 행성 개척에 도움을 줄 수 있겠죠. 그런데 지적 생명체에 대한 관심이 없다? 이건 넝쿨 째 굴러들어온 호박을 차는 거와 똑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독자들이 재미있으면 그만이라고 하시겠지만, 재미를 주려면 기본적인 고증이나 개연성 등등의 받쳐줘야 합니다. 근데 이 SF에 고증이라곤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실망했죠. 자고로 SF의 꽃은 그 작품만의 이론이나 가설, 고증에 입각한 사실성입니다. 근데 이 작품은 리얼리티라는 단어는 전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 작품의 장점은 있습니다. 쉽게 읽힌다는 점이죠. 대신 SF만의 색을 잃어 버렸습니다. 현실적이고 실제로 있을 것 같은 우주는 존재하지 않았고 오로지 판타지로 가득한 우주일 뿐이었습니다. 차라리 주 장르를 판타지라고 하는 게 나앗을 겁니다. 이 작품은 SF로 가장한 판타지일 뿐이었습니다. 우주 대하 드라마라구요? 판타지 대하 드라마가 더 어울리겠네요.
보통 독자들이나 유저분들이 생각하기에 대은하는 킬링타임용 소설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저는 다릅니다. 대은하는 SF만의 매력도 없고 스펙타클도 없고 고증도 없고 아무 것도 없어요. 그냥 일반적인 소설과 라이트 노벨이 한데 섞인 듯한 느낌입니다.
SF로 가장한 판타지인 대은하가 비교적 인기있는 SF라는 걸 듣고 ‘우리나라의 SF 시장은 완전히 사멸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대은하가 비교적 인기있는 SF라는 점이 하드 SF를 사랑하는 독자인 저에겐 너무나도 부끄럽네요. SF가 대중에게 인기있는 주류 소설이었다면 그냥 무시했겠지만, 대은하가 SF 시장을 질 낮은 시장으로 변모시킬까봐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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