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무에 대한 글을 보며 몇 자 남깁니다.
어떤 분이 13시간씩 열심히 일하면서 노력한다고 하셨는데...
저는 글을 제대로 쓴지 1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2004년 쯤에 연재를 2권 분량 넘게 하면서 글과 친해졌지만, 사는 게 힘들어 그 땐 취미생활이었죠.
하지만 최근 1년 정도는 정말 미친듯이 글을 쓴 것 같습니다. 13시간 동안 주방에서 일한다고 하셨던분이 계신데... 그것만 하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신인이고, 살아남기 위해서 자는 시간 먹는 시간(먹을 때도 다큐라도 보면서 지식을 쌓아왔지요.)을 빼고는 글 생각 밖에 안합니다. 앉아서 자판 두드리거나, 도저히 막히면 잠시 눈 감고 공상도 하고 또 앉아서 쓰고를 반복했죠.
잠들기 전에도 계속 어떻게 잘 쓸까. 어떻게 구성을 할까....
그짓을 앞으로 더 해도 신인이기에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염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몇몇 분들이 착각하시는 게 있는데... 새로운 걸 안쓰고 싶어서 안 쓰는 게 아닙니다.
저 같은 경우는 신인입니다. 새로운 걸 쓰면 쓸수야 있겠죠. 물론 시간은 좀 더 걸립니다. 저도 사실 새로운걸 쓰고 싶습니다. 하지만, 신인으로 새로운 걸 쓰는 것과 인지도가 있는 작가분이 쓰는 건 천지차입니다. (사실, 인지도가 있는 분들도 새로운 걸 써서 잘 된다는 보장이 없는 게 지금 현실입니다. 그런데 신인이야 오죽할까요.)
신인이 새로운 걸 써서 뭐, 나쁘지 않네라는 말을 들어도 성공일 것입니다. 그정도만 되도 발전 가능성이 있기에 5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꾸준히 쓴다면 성과를 발휘하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신인들이 뭐, 괜찮네 수준으로 살아남지 못합니다. 처참하게 망하게 되는 걸 봅니다. 그러면 데미지가 장난 아니예요. 가장도 있고 책임이 막중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 분들 굶으면서 글 쓸 수 없습니다. 이는 누구도 강요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쓰려고 하지 않고 적당히 새로운 것과 기존의 것을 섞어서 최대한 무난하게 쓰자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새로운 것을 쌓아가자라고요.
무난하게 써내면서 저만의 생각을 조금씩 쌓아간다. 이게 말처럼 쉬운게 결코 아닙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부터 개인의 시간은 정말 없을 정도로 시간이 모자랍니다.
저는 9시에 출근해 6시, 7시 퇴근하는 그런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글을 쓸 때에는 밤낮없이 쓰고, 미친듯이 써도 즐겁고 좋기에 이것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좀 굶더라도 계속 쓸 생각이 있고요.
하지만, 분명히 힘든 길이 될 것입니다. 저도 뻔히 보이고요.
사실, 근 두 달간 오른 손이 너무 저려서 글을 쓰기가 힘듭니다. 몇 시간 동안, 심지어 하루 반나절 이상씩 손이 저립니다. 하지만, 그래도 자판을 두드립니다. 하루 종일 지속적으로 계속 손이 저리면 미칠 것 같습니다. 한 페이지 쓰고 손 목을 몇번씩 움직여서 풀고, 다시 한 페이지 쓰고 손목 풀고... 그짓을 계속하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써도 신인이라 살아 남을 수 있을까 늘 걱정입니다.
쓰레기 같은 글들 분명히 있습니다. 저도 알죠.
하지만 좋은 글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글들은 조기 완결 됩니다. 그나마 이북이 활성화 되면서 조금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머 한 달에 100만원이 채 안되더라도 하루에 15시간씩 글 쓸 생각을 갖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북은 출판 처럼 어느 정도 보장이 되지 않습니다. 이래서 신인이 힘듭니다. 살아남기가 힘들어요. 몇 년 개고생 해서 겨우 이름을 알려야 좀 원하는 글을 쓸 생각을 갖게 됩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말이죠. (그 과정에서 글이 망하면 데미지가 쌓여서 극복하기 쉽지가 않겠지요.)
그런데, 좀 좋은 글 입소문 내자는 말이 그렇게 거슬리시는지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갑니다.
처음부터 해리포터가 나오고 반지의 제왕이 나옵니까?
나쁘지 않네 정도의 평가만 나와도 칭찬하면 안되는 겁니까?
그런 분들이 실패를 딛고 계속 쓰면 몇 년 후에는 더 좋은 글을 씁니다.
하지만, 나온 책 망하고 실패하면 누구나 일어서기 힘듭니다. 거기다 안 좋은 소리 들어가며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받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빨리 빨리에 익숙하다는 걸 알지만, 글이 어디 그렇게 빨리 나아지나요. 시간이 필요한데 말이죠.
욕하지 말고 비평하지 말고 까지 말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하지만 적당히 괜찮다고 하는 글, 그런 글들을 그저 너그럽게 괜찮다고 하는 그 일이 뭐가 그리 힘든지 저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요즘들어 비평란에 보면 제대로 된 비평도 없을 뿐더러 그냥 말을 막하는 분위깁니다.
그렇다고 감상란에 가면 좋은 말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감상 평조차도 안 좋은 말이 많습니다.
안 좋은데 좋은 말을 해달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보통은 되는 글이라면 지적보다는 칭찬이 낫지 않을까요?
보통을 한다는 말은 그만큼 고민을 하고 내놓는 다는 겁니다. 저도 지금 이렇게 매일 매일 미친 듯이 쓰고 있지만, 보통의 평가도 못 받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미친듯이 해도 보통의 평가도 못 받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몇 번 실패하고 당분간 빠듯하게 지내도 도전할 생각이 있기에 말이죠. 그런데 나쁘지 않다. 보통은 된다라고 한다면 그런 글들은 기다리면 더 더 좋아집니다.
몇몇 글 쓰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열심히 하십니다. 저는 아직 작가분들을 많이 모르는 데도 열심히 하시는 분 눈에 보입니다. 그런데 정말 초딩들이나 할 법한 막말을 듣습니다.(실제로 비평란에서 많이 보게 되더군요.) 그런데 무슨 의지가 나겠습니다. 작가도 사람입니다.
어딜가나 힘들고 어렵기는 마찬가집니다. 하지만 지금 판무에서 신인으로 살아남는 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굶으면서 시간까지 투자해가며 써야하는 게 지금 신인들입니다. 알바를 뛰면서 글을 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미친듯이 해야 겨우 살아남을까 말까합니다.
저도 너무 집에만 틀어박혀서 글만쓰니 안되겠다싶어서, 집앞 편의점 사장과 좀 알아서 한달에 두세번 정도 알바를 합니다. 그러면서도 글생각하고 설정에 대해 좀 더 모슨 없이 하려고 고민합니다.
오늘도 사실, 낮부터 계속 글쓰고 저녁까지 쓰다가 야간 알바하고 와서 자야하는데 밑에 글에 달린 댓글을 보고 이렇게 글을 적고 갑니다.
오타도 많고, 문장이 약간 이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정도 못하고 그냥 써서 올리는 것이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겁게 편안한 휴일 보내시길 바라며 저는 이만 잠자리에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p.s
글쟁이가 이렇게 두서 없이 글을 쓰면 안되는데, 지금 안쓰면 또 분명히 못 쓸 것 같아서 이렇게 남기고 갑니다.
이북시장이 커져가면서 점점 작가들이 원하는 글을 쓰는 분위기가 형성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좀 힘들어도 이북으로 3~5권 정도로 원하는 내용, 필요한 내용만쓸까 고민중입니다. 그러면 사는 분들도 훨씬 부담도 덜되고 편할 테니까요.
여튼, 앞으로는 좀 더 희망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부디, 글쓰시는 분들께 많은 응원부탁드리고, 쓴소리도 부탁드립니다. (당연히 너무 심한 비난이나 인신공격성이 짙은 말들은 하지 않아야 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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