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고막을 울리는 금속성의 소리를 실버는 기억한다.
동시에 그 희미한 전등빛에도 찬연히 빛나던,
레아의 기나긴 청록빛 머리칼을
기억한다.
-Sonatina Five. Sound Two
"이런 식으로 제로티스를 건드리는군."
"성국은 죽은지 오래야. 아─ 내일 어쩌지?"
제복을 꼼꼼히 확인하고 긴 의자에 철푸덕 누워버린 베르베린이 그 좁은 소파에서 데굴데굴 잘만 굴러댄다. 간단하게 또 날려버릴까, 라고 작게 중얼거린 카프시온의 말에 베르베린이 무조건반사적으로 일어나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응! 그냥 싹 다 날려버려! 성국따위 외교상에서도 그다지 호응도 없고! 저딴나라 필요없어! 악!! 법황청 한 방에 쓸어버리는 걸로도 간단히 상황종료될까?"
"…키렌"
"몰라─! 말 걸지마! 내일 그 인간들 다시 볼 생각만 하면 죽을 맛이야! 으으─ "
-Sonatina Six. Sound One
"이거 뭔가 잘못 걸린 거 같아서."
"어?! 뭐가? 설마하니 너…"
"내 유유자적한 인생과 작별을 고한 느낌이랄까. 왜 사퇴하는데? 응?"
결국 그거였냐. 베르베린이 서류들을 탁탁 정리했다.
"실은 언젠가 내 손으로 끝을 내려고 했거든."
"하지만 잘 해왔잖아. 뭐가 문제였는데?"
너 속 보인다, 라고 하려던 베르베린이 웃었다.
"아니, 뭐 문제는 없었어."
"없으면 그냥 해! 난 좀 여.유.롭.게. 살고 싶다고!"
"그래도 여기 좋잖아? 솔직히, 니 쪽이 제일 일이 적다고."
"정보국이야 진짜, 완전 사랑스럽지♥ …하지만 저 서류들… 야! 키렌!"
스텔라가 떠들던 말건 베르베린은 이미 협상실을 재빨리 나온 후였다.
-Sonatina Six. Sound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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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이야기는 어비스,
하나의 이야기는 헤븐.
그리고 교차되는 시간과 배경, 그리고 그들.
제목 그대로 아름답고 잔혹한 세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A.R, 풀 네임 Aquamarine Requiem아쿠아마린 레퀴엠의 작가 유테르의 대놓고 홍보질이었어요(;;;;)
덧붙여, 루트는 이 문장 전체랍니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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